[2014년 전북문화예술계] ①문화정책
[2014년 전북문화예술계] ①문화정책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4.12.05 16: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가 있는 날

 청마(靑馬)의 기상으로 달리기 시작한 2014년의 해도 저물고 있다. 새 정부의 핵심 국정기조인 ‘문화융성’의 구체적인 추진전략과 방향을 마련하기 위해 출범한 ‘문화융성위원회’가 2년차를 맞았고, 연초 매주 수요일 ‘문화가 있는 날’의 시행으로 지역생활밀착형 문화의 활성화에 대한 꿈도 커졌다. 7월 말을 기점으로는 국민이 마땅히 누려야하는 기본권으로서 ‘문화권’을 명시한 ‘문화기본법’이 시행되면서 지역문화발전을 위한 새로운 장이 열리기도 했다. 이처럼 지역문화 활성화를 위한 최소한의 지원 근거가 마련된 원년으로 기대를 모으긴 했지만, 문화민주주의를 향한 길은 여전히 멀고 요원하기만한 현실 속에 민선 6기의 닻은 올랐다. 이에 따라 지역문화예술계도 상·하반기를 나눠 변화의 바람이 크게 일었던 것도 사실이다. 올 한해 전북문화예술계의 이슈를 ①문화정책 ②문화기관·시설 ③축제·관광 ④시각예술 ⑤무대예술 ⑥문화재·종교 ⑦문학·출판 ⑧영화·방송 등으로 나눠 성과와 과제를 점검한다. <편집자 주> 

 ▲‘문화가 있는 날’은 전 국민 문화축제의 날, 지역은 ‘글쎄’
 
 연초부터 정부의 정책에 따라 매월 마지막 수요일을 ‘문화가 있는 날’로 지정, 시행한다며 전국이 떠들썩했다. ‘문화가 있는 날’은 국공립 박물관, 미술관, 문화재, 공연시설, 도서관 등 전국 주요 문화시설을 무료 관람하거나 야간에도 개방하는 등 국민이 보다 쉽게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정책. ‘문화가 있는 날’ 덕분에 문턱 높았던 미술관에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등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시행 1주년을 앞두고 있는 연말까지도 서울을 중심으로 한 대도시의 경우에는 민간 공연·전시 시설과 기업체까지 다수 참여하면서 분위기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반면, 인구와 인프라가 부족한 중소도시나 농산어촌지역의 경우는 여전히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주시의 경우 전주동문예술거리추진단과 교동아트미술관 정도가 ‘문화가 있는 날’에 참여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홍보에도 적극적인 분위기였다.
 
 ▲전북도 문화예술진흥기금의 딜레마, 그리고 개편

 연초 지역문화예술계에서 초미의 관심을 받는 뉴스 중 하나는 전북도의 문예진흥기금 지원사업(이하 문진금) 선정·발표다. 올해 문진금 선정률은 58% 수준. 매년 선정률을 낮추면서 소액다건의 나눠주기식 관행은 지양하고, 양질의 활동에 선택과 집중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역시 올해 배분된 각종 지원금에 대한 불만은 쏟아졌다. 이와 같은 선택과 집중이 쳇바퀴 돌 듯 매년 같은 단체에 관행처럼 집중되고 있다는 데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기 때문으로, 문진금이 특정 협회와 단체, 협회 단체장과 일부 대학교수가 활동하고 있는 단체의 사업에 집중된 쏠림 현상에 대한 불만이 가장 극명하게 치솟은 해이기도 했다.

 민선6기 출범과 동시에 전북도는 매년 반복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문진금 논란을 불식시키겠다면서 칼을 빼들었다. 문진금의 지원 유형과 분야, 장르 등 향후 개선 과제 도출을 위한 TF팀 운영을 본격화한 것도 이 같은 이유 때문. 그 결과물로 전북도가 최근 개선안을 발표, 내년도 지원부터는 신청자격 완화 등 실질적인 지원은 늘리는 한편, 공정한 기금 지원이 되도록 평가와 심사를 강화한다는 복안을 내놓았는데 어느 정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주머니 속에 더하는 문화, 문화누리사업 안정기

 올해는 저소득층 지원사업인 문화·여행·스포츠관람 이용권이 하나로 통합 운영돼 수요자의 이용 편의성을 제공했다. 이러한 운영 방법의 전환은 개인선택권을 강화해 여가생활의 질을 높이고 포괄적이면서도 통합적인 문화복지 서비스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문화누리사업의 전북 지역주관처인 (사)문화연구창에 따르면 올해 전라북도 문화누리카드 발급 예산은 33억9,495만 원(4만3,150매) 수준으로, 지난달 말 현재 집행률 83.35%에 이르면서 전국에서 두 번째로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기획사업비는 전년 대비 예산이 3,000만 원 정도 줄어든 13억1,625만 원으로 수혜인원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문화누리카드 통합 기획사업의 개발로 카드 이용률을 높이는 동시에 기획사업까지 안정적으로 펼치는 운영의 묘를 꾀했다. 지역아동센터를 이용하는 아동과 청소년을 중심으로 팀을 꾸려 한국화 전공자와 함께한 간송문화전에서는 200여 명의 아이들이, 토크콘서트 형식의 진로탐색 프로그램인 ‘학교가자’ 등의 기획프로그램에는 총 36회 공연에 5,000명의 중·고등학교 학생들이 참여하는 등 문화향유에 대한 욕구를 충족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획사업의 예산 비중은 줄어 아쉬움을 남겼다는 의견이다. 거동이 불편한 취약계층 등 문화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서는 기획사업의 비중이 올라가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그동안 지연돼온 문화재단이 관광기능을 포함한 ‘전북문화관광재단’으로 오는 2016년 출범을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과 작은영화관·작은목욕탕 사업이 국가사업의 롤 모델로 선정돼 전국적으로 시행된 것, 상설공연의 확대를 통해 공연예술분야의 일자리 창출 등이 눈에 띠는 문화정책으로 손꼽힌다.

 김미진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