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자살과 학업 스트레스
10대 자살과 학업 스트레스
  • 김선남
  • 승인 2014.11.27 17:50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발생한 10대 자살사건들이 우리사회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 중학생은 학교폭력 때문에 투신을 했고, 한 고등학생은 수능점수를 비관하여 목을 맸다. 매일 한 명꼴로 청소년들이 목숨을 끊고 있어서 어린자녀를 둔 부모들은 하루도 맘 편히 지낼 수 없는 형편이다.

물론 청소년 자살이 우리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을 비롯한 서구에서도 적지 않은 수의 10대들이 이런 저런 이유로 자살을 하기도 한다. 문제는 우리나라 청소년의 자살률이 OECD국가의 평균치를 훨씬 웃돌고 있고, 매년 빠른 속도로 증가한다는 점이다. 청소년 사망 가운데 자살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0년에는 13.6%였으나, 불과 10년이 지난 2011년에는 36.9%로 급증하였다. 2014년에는 자살이 10대의 사망원인 가운데 1위로 기록되고 있다.

더 걱정이 되는 것은 청소년들이 충동적으로 자살을 한다는 것이다. 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중 10대 청소년들이 자살충동을 가장 많이 경험한다고 한다. 또한 전체 청소년들 가운데 11.2%가 최근 1년 동안 자살을 한번이라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한다.

청소년 자살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전문가들은 자살의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서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이들의 주장이 사회적으로 공감을 불러오고, 이런 저런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다.

청소년 자살의 원인에는 가정불화, 이성문제 등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성적이나 입시와 관련한 것이다. 10대 중 절반 이상(53.4%)이 “성적·진학문제로 자살충동을 느껴봤다”고 대답한 조사결과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 학업스트레스에 시달리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일부대학, 특목고, 자율형 사립고 등이 줄 세우기를 지속하는 한 청소년들의 학업스트레스와 그 부작용은 계속 늘어날 것 같다. 실제 지난해에는 부산지역 자율형 사립고의 우등생이었던 고등학생이 투신자살하였다. 그 이유는 ‘학업으로 인한 극심한 스트레스’ 때문이었다. 또 서울 강남의 명문고생도 모의고사 성적을 비관하여 학교옥상에서 자살소동을 벌이기도 하였다.

더욱 심각한 것은 학업스트레스가 점차 저학년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교육을 통한 선행학습이 일반화 되면서 이제는 초등학생조차도 학업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산하 참교육연구소가 초등학교 5~6학년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의 스트레스 원인의 1위는 학원, 2위는 성적이었다.

이렇듯 10대 자살은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입시위주의 교육체계라는 구조적 문제가 낳은 부작용이다. 최근 지자체를 비롯한 교육단체들이 자살예방프로그램을 운영하여 청소년 자살문제를 해결하는데 적극적이다. 정부도 이에 가세하여 종합대책을 마련하여 10대의 자살을 막는데 힘을 더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기존의 교육제도의 틀 속에서는 ‘인성교육을 통한 자살예방’이 실효성을 거둘 수 없다고 비판한다. 이들에 의하면, 성적지상주의, 입시위주 교육환경, 대학을 서열화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이 바뀌지 않는 한 어떤 대책도 제한적인 효과밖에 얻을 수 없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면 학부모의 교육관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학부모가 먼저 “공부를 잘하는 것”을 최고로 생각하는 가치관을 변화시켜야만 자녀들은 학업스트레스에서 자유로워 질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관련해서 미국의 사례는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미국의 학부모들은 공부를 여러 선택 가운데 하나로 열어둔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자녀를 공부에 매달리도록 밀어내지 않는다. 부모가 이렇게 자녀교육을 접근하기 때문에 자녀들은 스스로의 의지와 관심에 따라 공부를 선택하기도 하고, 다른 대안을 찾기도 한다. 그 결과, 공부를 선택한 청소년은 공부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공부에 매달리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공부로 인한 학업스트레스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은 그것을 좋아서 하기 때문에, 또 공부에 매달리지 않는 사람은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을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이유가 없는 것이다. 미국에서 학업스트레스로 인한 청소년 자살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청소년 자살이 학업스트레스, 기성세대의 교육관 등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는 점은 청소년 자살방지 대책을 단편적으로 보다는 종합적으로 마련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관련기관에서 주관하는 현행 자살방지 프로그램들의 내실화를 꾀하는 한편 청소년들이 학업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기성세대가 공부 이외의 다양한 잣대로 청소년들의 능력과 자질을 평가하고 가치를 인정해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다. 조만간 많은 학부모들이 이런 교육관 혁신에 적극 참여하기를 기대한다.

 김선남 <원광대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김민준 2015-03-25 21:05:35
저희 학교에서 수행평가 때문에 그런데 좀사용하겠습니다
참고로 전중2입니다
mydream0520 2014-12-03 18:17:12
매년 100명이 넘는학생들이주고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하고 있지않는 교육현실에 대해 매우 안타깝다. 지금까지 죽은 학생들의 인원수를 생각하면 학교1 곳에 있는 전교생 모두가 죽은것과 같다.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대해 실망이라는 단어가 이미 지겨울 정도이다. 이제는 제발 학교라는 곳이 학생들에게 스트레스가 되지않는 곳 즉 자살이라는 단어가 다시는 생각나지 않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