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형문화재제38호 ‘넋풀이 굿’을 보면서
무형문화재제38호 ‘넋풀이 굿’을 보면서
  • 황현택
  • 승인 2014.11.27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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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0월 12일 은파호수 물빛다리 공연장에서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8호 하진순 선생님이 공연하는‘넋풀이 굿을 참관했다.

 하진순 선생과 전수생들이 나와 가무와 구악기들에 맞춰 춤사위를 벌이고 있다.

 그동안 왜곡되어온 우리 굿에 대한 일반 대중들의 인식을 전환시키고 소외받아온 민속신앙의 우수성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호남넋풀이굿은 학술적 고증에 놀이 형식을 가미한 공연과 ‘물에 빠져 죽은 사람의 넋을 물속에서 건져 저승으로 보내 영생하도록 한다’는 넋풀이굿, 천지굿, 칠성풀이, 산신거리, 용왕굿, 넋풀이춤, 조상굿 등이 차FP로 전개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이 터져 나온다.

 하진순 선생의 딸 서은희 단장이 이끄는 덕화무용단의 천상으로 고혼을 보내는 歌舞가 선녀무(仙女舞)로 변하고 있다. 또한 이번 공연에는 하진순 선생의 학구열을 지원하시는 남부대 송선원 교수의 대금 독주, 친 딸이 운영하는 덕화무용단의 검무 및 삼고무, 공연예술 모듬북, 타악그룹 진명사물놀이 공연도 예술의 극치를 달리고 있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38호로 지정받은 하진순 선생은 28세 때 박복선 법사와 고동심 만신에게 호남 굿 중 넋풀이 굿(넋 건지기 굿)을 사사받아 30여 년 동안 무속인의 길을 걸어오고 있으며 호남 넋풀이 굿(넋건지기 굿)의 전승을 위해 매년 정기발표회를 갖고 후진양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금 오늘의 주제 용왕굿이 채규종 법사의 애원을 타고 망자가 되었던 물결로 청색백색의 길을 타고 다가간다.

무녀 하진순 선생의 애원이 내 눈자위를 물들인다.

오! 무명 뭉치가 용궁으로 들어가고 선생의 간절한 소망으로 망자의 넋이 올려 진다. 망자의 넋이 육지로 올라와 공연장으로 들어온다.

서은희 외 넋풀이 단원들 12명의 기원무가 유독 예술성이 돋보였다.

단편적인 평전이 될지 두렵다.

우리 인간들은 저마다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종교와 종교간 이해관계로 소중한 목숨을 빼앗아 가고 갑작스런 자연재해는 수백만 명의 목숨을 빼앗아간다.

예로부터 죽은자의 넋을 달래고 산자를 위로하기 위하여 음악(音樂), 가무(歌舞),그리고 경과 타악 현악 국악까지 어우러진 무속신앙(巫俗信仰)은 하진순 선생님과 같은 훌륭한 무속인 들로 하여금 수 천년 동안 계승 발전되고 있다. 넋풀이 굿은 민족의 전통예술 임은 물론 민속종교로 여긴다. 이땅에 뿌리를 박고 있는 굿은 글로벌시대에도 민속예술이 발전하는데 밑거름이 된다는 것은 어느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필자가 본 무녀들의 가무며 국악의 창연한 흐름속에 이루어지는 하진순 무형문화재의 춤사위 환성의 애원어린 독경을 어느 예술가들이 따라하겠는가?

 그녀의 애원을 듣다가 많은 관객들이 눈자위를 붉힌다.

 군산의 자랑, 고군산군도는 16개의 유인도와 47개 무인도를 거느리고 있는 천혜의 해상공원이다. 이러한 자연공원에 금강, 만경강, 동진강이 합류하는 새만금바다는 수많은 어족들이 밀려와 황금어장을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연히 어부들이 불어나고 수산업이 발달하게 된다. 그런데 만선의 꿈을 이루고 귀항하던 배들이 뜻하지 않은 풍랑으로 바다에 빠져죽는 사고가 잦다.

 귀환을 기다리던 가족들에게 만선의 기쁨도 전하지 못하고 불귀의 객이 되어 물 속 나라 용왕의 백성이 되어버린 넋들! 슬프고 슬퍼라 어느누가 이들을 육지로 끌어올려 하늘나라로 올려놓겠는가?

 이 거대한 사업을 어느 누구가 한단 말인가?

 참으로 위대한 인물이 있었다.

 하진순 선생의 ‘넋 건지기 굿’은 전라도 지방의 맛깔스러운 호남살풀이 춤사위가 뛰어났으며 남도 구음시나위의 구슬픈 목구성을 슬픈 가락으로 망자의 혼령을 위로하고 가족들로 하여금 슬픔을 딛고 희망찬 내일을 위해 힘을 내도록 하는 국악치료의 효과를 냈다고 본다.<송선원 교수 축사> 는 아동심리를 연구하는 필자에게도 ‘넋 건지기 굿’의 가치를 확고하게 한다.

우리는 이처럼 군산의 굿중에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제38호로 학술적 고증에 놀이형식을 가미한‘넋풀이 굿’ 외에도, 군산에 산재하고 있는‘천지 굿’, ‘산신거리 굿’,‘용왕 굿’ 등도 더욱더 계승 발전시킬 의무와 책임이 우리들에게 있다고 본다. 부디 우리의 민속신앙을 미신으로 매도하지 말고 우리의 전통문화예술의 보석으로 무속 인들도 떳떳하게 대우받는 세상, 우리 시민들에게 우리 문화의 가치를 전수하는 가치 있는 인물로 대접받아야 한다.

황현택<군산평생교육진흥연구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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