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웅 개인전 ‘책으로 그린 자연이미지’
이정웅 개인전 ‘책으로 그린 자연이미지’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4.11.25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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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웅 작 - 도시이야기II

 이정웅 작가는 책을 물감 삼아, 책을 벗 삼아 그림을 그린다. 그의 작업은 책을 모으는 일에서부터 시작되는데, 그 과정은 캔버스 위에 그림을 그려나가기 위한 것이긴 하지만 하나의 이야기를 모으는 일과도 같다고…. 옛 책과 지금의 책이 한 화면에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이 서로 뒤섞이고, 각기 다른 문맥이 하나로 이어져 그야말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정웅 작가가 26일부터 12월 1일까지 전북도립미술관 서울관에서 스무 번째 개인전 ‘책으로 그린 자연이미지’를 펼쳐보인다.

작가의 캔버스에는 세월이 지나 누렇게 바랜 오래된 고서부터 최근 발간된 각종 수많은 도서까지 각기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와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베어 있다.

책을 오브제로 쓰기 시작한 초창기 그의 작업이 일정하게 책을 쌓아 자르고 붙이며 규격화된 모습을 보여줬다면, ‘영원한 생명의 시’를 주제로 이어오고 있는 최근의 작업에서는 특별한 표정을 만들고 있다. 몇 해 전 ‘화조도’와 ‘산수화’등 한국적인 이미지들을 접목해 자연과 끊임없는 대화를 시도했던 작가의 시선은 요즈음에는 도시의 건물로 이동했다.
 

▲ 이정웅 작 - 도시이야기

 한 평짜리 단칸방에서부터 높은 건물까지 성냥갑처럼 빽빽이 들어서 있는 건물과 하늘, 바다를 먼 거리에서 조망하면서 화폭에 담아내기 시작한 것. 작가는 해와 달, 나무와 산, 꽃과 새, 집과 도시 등 자연에서 일어나는 모든 현상을 작품 속에 담아내 자연의 숭고한 아름다움을 투영시키면서 자신의 조형세계를 확장시켜 보여준다.

 물론 섬세한 자연의 이미지나 각양각색 건물들의 각기 다른 색상과 재질을 표현하기 위해 종이상태를 일일이 고려하면서 선별하는 시간도 꽤 걸리다. 두꺼운 책을 자르는 일도 만만치 않은데, 책을 펼칠 수 없게 접착제로 봉한 후 손으로 직접 칼질을 한다. 붓질보다 더 생생한 표현을 위해서는 종이를 콜라주하는 작업량 또한 만만치 않아 지칠법한 순간에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채근한다.

 전주 출생으로 전주대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다양한 기획 초대전과 아트페어에서 활발하게 활동했으며, 반영미술상, 전북청년미술상, 한무리미술상, 대한민국 미술대전 서양화부문 특선 2회 수상 등의 경력이 있다.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라북도미술대전 초대작가, 투사와 포착, SALE, Quarter, 지붕전, (사)대한민국남부현대미술제 전북지역운영위원, 전주대 객원교수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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