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불신”…여론조사에 담긴 민심
“정치 불신”…여론조사에 담긴 민심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4.11.23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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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연합 지지층 흔들, 신당창당에 대한 기대감

 전북도민일보가 창간 26주년(22일)을 맞아 지난 15일과 16일 이틀 동안 도내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한 전화면접 여론조사에는 숨은 민심이 엿보인다. 정치권에 대한 강한 불신 등 3040의 앵그리(angry) 세대 분노와 제3의 신당 출범 시 새정치민주연합 지지층의 이탈 가능성 등이 그대로 녹아 있다.

 ■ “정치권, 아예 못 믿겠다.”: 민심이반은 30대와 40대의 정치권 불만과 불신에서 뚜렷한 현상을 보였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현 지역구 국회의원이 다시 출마한다면, 투표를 하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30대의 60.0%와 40대의 66.7%가 “현역이 아닌 다른 후보에게 투표하겠다”고 응답, 강한 불신을 표출했다. 3040세대의 물갈이 여론은 평균치(57.1%)보다 높았으며, 60대 이상 노년층(45.2%)과 비교하면 15%포인트가량 웃도는 수치다. 30대의 경우 현재의 정당 지지율 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에 체크한 비율(42.2%)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낮았고,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층 비율(30.5%)에선 유일하게 30%대에 진입, 정치 불신을 그대로 노출했다.

 제3의 신당 출현 가능성을 묻는 말에도 40대는 42.6%를 기록, 최고치를 달리는 등 기존 정당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신당이 창당되면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30대의 23.0%가 40대는 무려 28.2%가 제3의 신당을 지지하겠다고 언급, 17개월가량 남은 차기 총선에서 민심의 대변화를 예고했다. 3040세대는 내 집 마련과 자녀 학자금 문제에 고민하는 세대로, 정쟁에 몰두하는 정치권에 대한 반발 심리가 여론조사에 투영됐다는 분석이다.

 ■ 새정치연합 지지층 흔들: 전북을 텃밭으로 하는 새정치연합에 대한 불신도 큰 것으로 분석됐다. 새정치연합에 대한 정당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48.4%에 불과, 지난 6월 지방선거 전의 60%에서 수직하락했다. 새정치연합의 한 지지자는 “대선 직후 회초리를 맞겠다며 반성 기미만 보인 뒤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처절한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은 것이 민심을 얻지 못한 주원인”이라고 자체 분석했다. 지방선거에서 계파 간 제 사람 심기와 공천 논란을 빚는 등 총체적 난맥상을 보여 정당 지지율 추락을 자초했다는 말이다.

 전북의 새정치연합 정당 지지율이 마지노선인 50%로 이하로 떨어진 상황은 극히 이례적이다. 더 큰 문제는 제3의 신당이 출범할 경우 지지층마저 붕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새정치연합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242명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75.4%만 “신당이 뜬다 해도 새정치연합을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 나머지 중 14.2%는 “신당을 지지할 것”이라고 응답해 상당한 이탈표를 예상케 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정당 지지율도 현재의 48.4%에서 신당 출범 시 42.2%로 떨어지고, 대신 신당 지지율이 19.8%를 기록하는 등 전북에서 제2의 정당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분석됐다.

 ■ 두터운 부동층, 신당 기대감: 이번 조사의 또다른 특징은 부동층이 두텁다는 점이다. 현 지역구 국회의원 투표 의향을 묻는 말에 잘 모르겠다거나 무응답 한 부동층은 17.5%를 기록했고, 60대 이상은 무려 26.0%를 차지했다. 노년층 4명 중 1명가량은 차기 총선에 무관심한 셈이다. 현재 지지하는 정당을 묻는 말에도 부동층은 무려 26.0%를 나타냈고, 30대와 50대의 부동층은 30.5%와 28.0%로 집계됐다. 차기 총선이 아직 17개월가량 남았지만, 전북이 새정치연합 텃밭이란 점을 고려할 때 “부동층이 너무 두텁다. 정치 불신이 정치 무관심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부동층 130명을 대상으로 신당 출범 시 지지 정당을 물은 결과 12.1%만 새정치연합이라 답했고, 신당을 지지할 것이란 비율은 34.7%를 기록하는 등 제3의 신당 출현에 대한 부동층의 기대감이 부푸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조사는 임의전화번호 걸기의 RDD 방식에 의한 전화면접조사로 진행됐으며, 지역별·성별·연령별 인구비례에 따른 할당 추출법을 적용했다. 오차한계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5.7%였다. 성별로는 남성 246명에 여성 254명, 연령별로는 20대 이하 81명에 30대 84명, 40대 101명, 50대 96명, 60대 이상 138명 등이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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