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해·탄 행정감사’…집행부 긴장
‘현·해·탄 행정감사’…집행부 긴장
  • 박기홍 기자
  • 승인 2014.11.16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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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가 확 변했다. 상임위별 포괄적인 문제 제기에서 끝났던 종전과 달리 핵심현안에 현미경을 대는가 하면 행감 도중에 현장을 급거 방문하는 현장 확인까지 마다하지 않고 있다. 도의회 주변에선 현장 행감과 해부 행감에 집행부의 탄식이 들린다 해서 ‘현·해·탄 행감’이란 소리까지 들린다. 

■ 현장 방문에 초긴장: 지난 14일 오후 2시 40분. 전북도 소방본부를 행정 감사하던 도의회 행자위(위원장 김연근)가 정회한 후 전주완산소방서를 급거 방문했다. 행감 도중 현장을 찾는 사례는 거의 없어 집행부는 초긴장 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김연근 위원장 등 행자위 위원들은 직원들의 개인보호 장비를 점검하고 화재 발생 시 출동태세를 확인했다. 고가사다리차 작동 점검과 응급환자 이송 경험 시간도 가졌다.

 김연근 위원장은 “앞으로도 현장 중심의 의정 활동을 통해 문제점을 사전에 파악하고 개선할 것”이라며 “안전하고 살기 좋은 전북이 될 수 있도록 소방공무원들과 행자위가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행자위는 현장 방문 이후 다시 소방본부 감사를 통해 여러 문제를 제기했다. 도의회 교육위도 행감 준비 과정에서 현장 방문을 많이 추진했다. 양영모 위원장은 “현장에 답이 있는 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최대한 수렴해 감사 과정에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교육위는 앞으로도 현장 행감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 디테일 행감에 비명: 이번 행감의 또다른 관전 포인트는 각종 사업비 지출 과정의 영수증 점검이다. 주로 산하 출연기관 등 감시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기관을 대상으로 한 행감에서 집행부의 곡(哭)소리가 들리고 있다. 산업경제위는 한국니트산업연구원과 전북테크노파크 등의 행감에서 지원사업비의 영수증까지 첨부를 요청, 일일이 대조하는 디테일(detail) 행감에 돌입해 관심을 끌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 있듯, 지원사업의 문제를 찾으려면 영수증을 꼼꼼히 살펴보는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김대중 의원의 주장이다. 산경위의 이호근 의원(고창)은 “한국니트산업연구원의 자료내용이 부실하다”며 “두루뭉술 넘어가려는 경향이 있다”고 호되게 비판했다. 이학수 의원(정읍)은 전북테크노파크 감사와 관련, “자산과 물품구입 과정에서 거의 예산의 100%에 근접하게 수의계약한 사유가 무엇이냐”고 따져 물었다.

 ■ 일정 변경에 탄식도: 행감 초반부터 끝장을 보겠다는 투로 도의회가 달려들자 집행부에선 비명이 들린다. 진안의 무소속 김현철 의원은 14일 한국니트산업연구원의 이사회 운영이 법인 설립 후 10년 동안 부조리하게 운영됐던 사실을 캐내 다그쳤다. 김 의원은 니트산업연구원의 이사 14명 중 6명이 기업대표, 2명은 관련협회 임원으로 구성돼 과반 이상이 섬유업체 관련 이해관계자로 활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또 2003년에 사들인 3억6천만 원의 고가 장비를 10년 가까이 방치하다 최근 3천만 원 정도의 헐값에 처분했다고 강력히 문제 제기했다. 도의회의 지적에 연구원은 계속 머리만 조아렸고, 여기저기서 장탄식도 흘러나왔다. 행자위는 당초 14일 계획했던 전북발전연구원 행감은 뒤로 미뤄 연구원이 초비상 상태다. 이날 오후 늦게 감사를 시작했지만 전발연의 준비가 너무 안 됐다며 아예 행감일정을 아예 조정해 비명이 나왔다.

 박기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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