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기숙사, 재난안전대책 취약
학교 기숙사, 재난안전대책 취약
  • 소인섭 기자
  • 승인 2014.10.22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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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에 쇠창살 달고, 출입구까지 봉쇄 해

 학교 기숙사가 화재 등 재난에 취약하다는 지적에도 여전히 일부학교에서는 1층에 쇠창살을 설치했거나 비상구를 막는 등 안전불감증이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관청은 그러나 실태파악 조차 안해 ‘안전한 학교’ 구호가 무색하다.

 전주시내 28개 고교가운데 기숙사가 있는 곳은 24곳. 이 곳 가운데 22일 방문한 A학교(공립)는 기숙사 1층을 쇠창살로 막아 놓았다. 학생 생활지도와 도난방지를 위해서다. 이 학교는 또 1층 문 3개 가운데 2개를 콘크리트로 막거나 다른 시설물을 설치해 비상문 기능을 차단했다. 뿐만 아니라 층간 비상계단과 베란다 조차 눈에 띄지 않았다.

 B학교(사립)도 사정은 비슷했다. 비상계단은 있으나 1층이 쇠창살로 굳게 막혀 있었다. 이들 학교는 화재감지센서를 연기감지가 되지 않는 열감지 센서를 부착하고 있었다. 도교육청 건물은 모두 연기감지시설을 했다.

 국회 신학용 의원이 교육부로 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3년간 도내 초·중·고교에서 화재 12건이 발생했다. 전국에서는 8번째로 높은 빈도다. 전국적으로 237건의 화재로 인해 38명의 학생이 부상을 당했으며 전체 화재의 51.9%(123건)는 교사(校舍)내부에서 발생했다.

 학생들이 밀집한 학교는 작은 화재에도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나 출입구를 봉쇄하거나 비상계단 조차 설치하지 않는 등 기숙사의 화재예방 시설과 당국의 불감증은 후진국 수준이다. 도교육청은 이번 국정감사 업무보고서에 창문 창살 제거 등 소방시설 관리에 철저를 기하도록 지시했다고 적었다. A학교는 “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내달 비상계단을 설치하는 기숙사 리모델링에 착수한다”고 해명했다.

 ‘안전’을 최우선 과제로 선정한 전북도교육청은 군색한 답을 내놓았다. 한 사무관은 “학교시설의 경우 대부분 학교가 소방관리를 위탁하고 있기 때문에 사정을 모두 알기란 어려움이 있다”면서 “세월호 참사 이후 한차례 특별점검을 했지만 시설 현황을 갖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 한 장학사는 “학교는 학생 안전을 우선해야 하고 생활지도는 그다음이다”고 학교의 쇠창살 설치를 지적했다.

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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