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회사의 경영진 개편에 대한 기대
KB금융지주회사의 경영진 개편에 대한 기대
  • 이병화
  • 승인 2014.10.08 15: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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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금융지주회사의 회장 예비 후보로 8명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KB 금융지주회사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임영록 전 회장의 금융감독당국 등을 상대로 한 소송의 취하로 또 다른 기록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사라졌으니 금융감독당국도 이제는 근본적인 해결방안을 모색해야 하는 시점에 온 것이다. 금융지주회사제도가 도입된 지 십수년이 지났기에 한 번쯤 제도의 도입취지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등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당초 은행에서는 자회사 방식으로 증권업이나 보험업 등을 영위하는 겸영주의 방식을 채택하였다가 지주회사 방식으로 그 형태가 변경되었다.

 그러다 보니 리스크관리를 포함한 대부분 경영방식이 은행기준으로 통일된 반면, 금융지주회사에서 차지하는 은행의 비중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어 금융지주회사는 옥상옥에 불과하여 은행 등 계열회사의 경영진과의 갈등이 끊이지 않는다는 비난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지주회사에서는 그에 속한 계열회사에 대한 간섭을 쉬임없이 확장하려고 하고 있고, 계열회사에서는 나름대로 특성을 이유로 자신들만의 성을 지키려고 발버둥을 치기 때문이다. 이러한 일이 빈번할 경우나 사실상의 선임권자가 서로 다를 경우 또는 조직에 대한 생각이 다를 경우에는 이번 KB사태처럼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단합대회인 탬플 스테이에서의 잠자리 문제는 도화선에 불과한 것이다.

 KB사태는 이러한 점에서 볼 때 처음부터 예상할 수 있었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은행장과 지주회사 회장간의 갈등을 해소하거나 중재할 수 있는 지주회사 사장 자리마저 폐지되는 등 해결장치가 스스로 차단되었으니 더더욱 안타까울 뿐이었다. 금융지주회사의 경우 회장이 모든 일을 결정하고 실행할 수 있겠지만, 인간의 능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더더욱 자신의 계획이나 경영철학 등을 직접 실행하려고 할 경우 서로 공통분모가 많은 경우에는 덜하겠지만 그렇지 못할 때는 은행장이나 그 밖의 계열회사 경영진들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이러한 경우 중간에서 중재하고 조정할 수 있는 자리가 지주회사 사장자리다.

 또한, 감독기관 등 외부기관과도 책임있게 소통하여야 하는 그러한 자리다. 인사권으로 이러한 갈등을 해결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그러한 방안은 어디까지나 내부적인 관계에 국한된 것이고, 극단적인 방법에 불과한 것으로 결코 바람직스럽지 않다. 신한이나 하나 등 대부분 금융지주회사에서 지주회사 사장제도를 운용하지 않고 있으나 그 자리가 그렇게 할 일이 없거나 의미가 없는 자리가 아니다. 지주회사 회장과 은행장 등 계열회사 경영진간에 갈등으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금융지주 전체에 미치고 고객인 국민들에게 전가되기 때문에 지주회사 사장 자리는 가급적 빨리 부활시키고 제대로 역할을 하게 하여야 한다. 만일 KB지주에 지주회사 사장이 있었더라면 이번처럼 그렇게 크게 일이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한 번쯤 되새겨 볼 일이다. 그다음에 외부인사냐 내부인사냐가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근본적으로 내외부의 구분은 보는 관점이나 기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조직경영상 순수하게 내부인사만을 고집하는 것은 글로벌 경쟁시대에 어울리지 않는다. KB 금융지주회사를 제대로 이끌 수 있는 능력과 비전이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따져야 하고, 같은 값이면 내부인사에게 가점을 주는 정도이면 몰라도 내외부 자체를 자격요건으로 삼을 필요는 없다는 말이다. 그러한 면에서 이번에 내외부를 구분하지 아니하고 고루 포함한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KB금융회사가 처한 현재 상황을 해결하고 국내 금융산업의 발전을 선도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회사로 리드할 능력이 있는지를 우선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KB금융의 경우 내부 구성원간의 갈등도 심하고 그간 외부에서 온 회장들의 여정도 순탄치 않았을 뿐만 아니라 실적도 그렇고 그러한 점 등을 이유로 이번에는 내부 인사로 하자는 의견도 있는 것 같다. 이러한 점도 과거의 사례만을 이유로 반대하거나 찬성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대상을 특정하여 평가하고 판단하는 것이 현명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점은 구체적으로 계량화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기에 주변사람들의 평판조회나 당사자들의 그간의 행적 등이 참고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KB 회장 선임에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은 추천위원회의 구성원인 사외이사들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이해관계를 전혀 도외시하고 결정하라고 요구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적으로는 기대하기 곤란한 일이다. 사람은 가장 먼저 자신과의 이해관계를 생각하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KB지주의 경우 국민적 관심사가 된 것은 직접적으로는 당사자인 회장과 은행장 등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겠지만, 그들이 그렇게 행동하도록 내버려 둔 것에 대한 책임 또한 없다고 할 수 없다.

 그렇기에 이번 회장선임 등 지배구조의 개편에는 그간의 불미스러운 일에 대한 반성하는 심정에서 보다 객관적인 차원에서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KB금융이 국내 금융산업을 선도하는 역할을 되찾아야 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금융기업으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신의 자리보장 등 이해관계보다는 KB금융의 수많은 소액주주 및 고객의 입장과 KB에 대해 기대를 하는 일반 국민으로서 객관적으로,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연한다는 심정으로 회장 등의 지배구조를 개편하여야 할 것이다.

 이병화<한국채무자회생법학회 고문/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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