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견의 보이차이야기] 6. 전발효차와 후발효차
[김세견의 보이차이야기] 6. 전발효차와 후발효차
  • 김세견
  • 승인 2014.10.02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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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엽을 가공하기 전에 발효를 시키면 전발효차라고 부른다. 이와 반대로 가공할 당시에는 발효가 되지 않은 상태이나 가공 후에 자연적으로 발효되는 것을 가공 후에 발효했다고 해서 후발효차라고 부른다.

 전통적인 보이차는 후발효차다. 갓 만들어졌을 때는 녹차 같은 탕색을 보이고 녹차 같은 풍미가 있으나 차츰 자연 상태에서 발효를 거듭하면서 보이차 특유의 맛을 나타내게 된다.

 전발효차는 물을 뿌리고 온도를 높여주는 등 인공적인 속성발효를 거치는데, 우리나라 퇴비 만드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생각하면 된다. 그래서 물을 뿌려 쌓아둔 차라고 해서 다른 말로는 악퇴차(渥堆茶)라고 불린다. 현재 거래되고 있는 보이차는 대부분 전발효차이다.

 악퇴차(전발효차)는 1970년대 초 맹해차창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연구되어 만들어진 차이다. 맹해차창에서 독창적으로 개발한 것은 아니고 린창 지역의 차농들이 고온다습한 우기에 차를 만들던 방식을 대량생산 체제로 개발한 것이다. 초기에 만들어진 맹해차창 7282나 7582 등이 유명하다.

 문화혁명 이후 대량으로 생산되는 소엽종으로 후발효차를 만들게 되자, 속이 쓰리고 차 맛이 써서 새로운 공법이 필요한 데서 출발을 했다. 출발부터 소엽종 차엽이 많이 이용되었던 관계로 아직도 많은 악퇴차들은 그 재료를 소엽종으로 쓰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의 보이차는 아니라는 얘기를 많이 듣기도 한다.

 악퇴 방식도 차창에 따라서 많이 다르다. 크게 세 가지가 있는데, 맹해차창 방식, 여명차창 방식 그리고 대도강차창 방식이 그것이다. 위의 세 국영차창은 비록 같은 운남성 시솽반나 지역이고 지리적으로 가깝기는 하나 해발과 온도와 습도 등이 다르기 때문에 각각의 방식을 발달시켜온 것 같다.

 악퇴차의 경우에는 악퇴시키는 공장의 환경이 위생적이지 못하고 발효균들을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마시는 것을 꺼려한다. 그러나 대부분 기계로 수확하는 밭차를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차창들의 입장에서는 저렴한 원가로 생산이 가능하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중국 서민들에게는 값싼 악퇴차로 보이차의 맛을 즐길 수 있어서 생산량은 압도적으로 많다.

 전발효차인 악퇴차가 저렴한 차라면, 후발효차는 고수차부터 기계로 수확한 밭차까지 여러 등급이 있어서 가격이 천차만별이다. 일반적인 등급으로는 고수차와 생태차 그리고 태지차의 세 종류로 나뉜다. 맹해 차창의 7542는 후발효차의 대표적으로 태지차를 원료로 만들어진 것이다.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에 중국의 서민층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흔히들 후발효차는 생차 혹은 청차라 부르고 전발효차는 숙차라고 부른다.

 
김세견<차마루 교육원장>

* 이 자료는 보이차 탐구모임 ‘프얼티클럽’, ‘차마루’에서 지원을 받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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