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 시민의식과 전북의 이미지
선진 시민의식과 전북의 이미지
  • 윤형섭
  • 승인 2014.09.28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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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지금까지 경제발전을 위해 지난 수십 년간 세계 어느 나라에도 뒤지지 않는 성실함과 근면함으로 경제성장을 이루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일원이 되었다. 그 결과 경제적 부흥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싶어 하며 선진국의 일원으로 분류되기를 바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다. 세계의 변방이었던 대한민국이 서울올림픽, 한·일 월드컵, 아시안게임 등 수많은 국제대회와 G20회의 개최로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이루어낸 성과에 비추어 볼 때 이런 기대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선진국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물질적 성장과 함께 성숙한 시민의식도 함께 성숙했는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오늘날 우리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물질적인 풍요를 누리며, 모든 것이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수명은 날로 증가하고 있고,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정보통신은 우리의 삶의 모습을 점점 빠른 속도로 변화시키고 있다. 우리는 자주 OECD 회원국 중 몇 위라는 통계가 나올 때마다 자긍심을 가질 때도 있고 부끄러움을 느낄 때도 있다. 만약 회원국의 시민의식 수준이 하나의 지표가 된다면 우리는 부끄러움을 느낄 것이다. 급격한 성장과 변화가 될수록 윤리와 도덕에 대한 성장은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사실 때문이다.

 세계역사상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로 국민소득은 2만 달러를 넘어 3만 달러를 바라보는 상황이다. 이에 걸맞게 우리의 얼굴이라고 할 수 있는 시민의식도 성숙했는지 생각해볼 일이다. 외국인들이 인천공항에 입국하면서 놀라는 일이 두 가지가 있다고 한다. 하나는 엄청난 경제성장에 따른 도시발전과 기반시설에 놀라는가 하면 다른 하나는 첫발을 내딛자마자 택시 바가지요금, 질서의식 등으로 곤혹스러운 경험을 한 외국인들은 실종된 시민의식에 또 한 번 놀란다고 한다. 우리나라를 방문하거나 거주하는 외국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 주위 사람들에게 한국의 이미지를 그대로 전달할 것이 분명하다. 국가의 이미지는 K-POP, 영화 등 한류스타들의 한류문화가 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특정문화, 예술 분야만이 아닌 광범위한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시민의 성숙하고 선진적인 시민의식을 통해 일상생활 속에 비친 좋은 모습은 국가 이미지 개선에 크게 기여 할 것이다.

 그러면 우리 지역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전북은 어떤 이미지로 비춰질까? 도내 관광지로 전국에서 주말이면 3만여 명이 방문하는 전주한옥마을은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들면서 주변 간선도로가 3중 불법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나 무단횡단이나 신호를 무시하는 등 기초적인 교통질서를 지키지 않는 것은 당사자에겐 작은 위반이고 별일 아닐지 몰라도 수도권에서 방문한 관광객들에게 가장 한국적인 도시, 맛과 풍광, 친절과 인심을 겸비한 전주의 브랜드 가치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싶다.

 물론 일부 사람들의 이기적인 행동으로 인해 비춰지는 모습일 것이다. 더 많은 사람들은 무단횡단을 하지도 않고, 도로에서는 신호도 잘 지키고 있다. 우리는 흔히들 빨리 빨리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있고 이러한 빨리문화가 경제성장을 이룬 하나의 요인이었다면 이제는 여유 있는 마음가짐으로 남을 배려하기 위한 질서를 지키고, 나 하나 정도야 하는 마음으로 무심코 하는 행동이 전북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만들 수도 있다는 것을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이나 유럽의 선진국을 보면 굉장히 자유분방한 것 같아도 지킬 것은 철저히 지킨다. 하지만, 우리나라 일부 국민은 법을 지키는 것이 손해이고 법을 어기는 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문명이 발달한 선진국이나 오지의 부족마을에도 사람이 모여 사회를 이루는 곳에는 어떠한 형태든 지켜야 할 규칙과 질서가 있기 마련이다.

 예전에는 정해진 규칙이 아니라도 처음 만난 이들이 목욕탕에서 이심전심으로 등을 밀어주고, 시내버스를 타도 좌석에 앉은 사람이 가방이나 짐을 받아주며 함께 더불어 생활하던 여유는 사라진 것일까? 그때보다 물질적으로 더욱 풍요롭고, 편리해졌고, 더 많이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런 여유를 찾아보기 힘든 요즘 나부터 내가 먼저라는 성숙한 시민의식은 생각을 바꾸고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이룰 수 있을 것이다. 우리 도민 한명 한명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나 하나쯤이야 하는 생각이 전라북도 전체 얼굴을 부정적으로 결정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의 대표 관광지로 발돋움하고 있는 한옥마을과 관광도시로 발전을 도모하고 있는 전북의 긍정적 이미지는 오랜 시간 도민 한 사람 한 사람의 생활 속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윤형섭<대한지적공사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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