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인생 이모작 꿈꾸는 어르신들
화려한 인생 이모작 꿈꾸는 어르신들
  • 전원길
  • 승인 2014.09.18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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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주 월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전주 안골노인복관 3층 수필반 프로그램 열기가 뜨겁다. 은백색의 머리카락인데도 마냥 고운 옷을 입고 말똥말똥한 눈망울로 30여명의 어르신들이 어린 학생처럼 의자에 앉아 있다. 여기에 오시는 어르신은 30년-40년 공직에서 일하시다가 은퇴한 분들이다.

 15일은 특별한 날이었다. 2014년 대한문학지 가을호에 수필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이성수(전 익산석불초 교장)의 등단소식이 알려지면서 한껏 기분이 고조되었다. 평생 직장에서 일해다 정년을 맞아 은퇴한 분들은 말 할 수 없는 상실감과 허전함이 엄습해 오기 마련이다. 요즘 아이든, 젊은이든, 동료든, 나이 먹은 어르신의 잔소리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속에 있는 이야기를 마음껏 글로 토해 낼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찾아온 어르신이다.

 수강료나 교재비도 없다. 다만 강의실이 협소한 관계로 일정수 이상은 곤란할 따름이다. 이 프로그램은 수필가 김 학 교수(전북대 평생교육원 강사)가 지도한다. 수업진행은 각자 돌아가면서 칭찬거리를 하나씩 발표한다. 수강생들은 나이를 떠나 학생마냥 진지하게 숙제를 발표한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칭찬하는 마음, 감사하는 마음, 용서하는 마음이 있는 삶’에서 출발한다는 게 김 교수의 지론이다. 수업도 학습자들이 중심이 되어 각자의 생각을 주고 받는 토론식이다.

 이번에 등단한 이성수의 수필 ‘자부심을 갖자’ ‘어느 3333날의 결혼식’이 신인상에 당선된 것도 김 교수의 배려였다.

 이성수씨는 “40년이 넘도록 교단생활을 하면서 선생님으로서 사명감과 긍지를 가지고 오직 학생지도에 열중했습니다. 또 글을 쓰고 다듬어 여러 번 신문에 기고했고 각종 단체에 가입해서 마음을 키웠습니다”라며 겸손해 하면서 당선 소감을 피력했다.

 전원길 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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