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환경 청정지역은 개인관리로부터
보건환경 청정지역은 개인관리로부터
  • 김진태
  • 승인 2014.09.11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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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추석이 지났다. 조금 이른 추석 때문인지 여름의 더위가 채가시지 않은 추석은 약간 생경하기도 했다. 추석전 전남지역에서는 풀무치 대집단으로 인한 소동이 있었다. 수확을 앞둔 들녘에 수많은 메뚜기들이 몰려들어 먹어댄 탓에 농민들의 마음이 무척 아팠다는 소식은 우리 모두를 안타깝게 만들었다. 펄 벅의 대지라는 소설에 등장하는 메뚜기들과의 처절한 싸움장면이 연상된다는 소식은 일견 이제 시작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다.

  올해의 풀무치 대발생이 매년 반복되지는 않겠지만 나름 일정한 패턴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생물의 일반적인 특성이나 생활주기를 감안하면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무조건적인 살충제 살포가 아닌 풀무치를 비롯한 메뚜기류의 생활특성을 감안한 생태학적 방재가 요구된다. 어찌 보면 그동안 꾸준히 실천했던 친환경 영농으로 서식환경이 양호한 탓에 발생한 현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먹이공급이나 서식환경 조절을 통한 사전예방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생물은 생존을 위해 적절한 서식환경을 찾는 경향이 매우 강하며 산란을 위한 숙주식물이나 성장을 위한 급이식물이 필요한 시기에는 더욱 그렇다. 이런 경향은 기후변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상황과 맞물려 갑작스레 집단이 변화하는 요인이 되기도 하다. 자연계에서 특정 종이 예외적으로 급증하거나 활동력이 높아지는 경우 결실기의 과실이나 수확을 목전에 둔 농산물의 품질저하로 농가수입이 감소하는 직접적인 영향과 예상치 못한 보건환경 문제발생 등 간접적인 후유증이 뒤따른다.

 가을철에 우리들이 주의를 기울이거나 관심을 가져야 할 질병으로는 식중독이 있다. 여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가을로 접어들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경향이 있지만, 항상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인 위협요인이기도 하다. 특히 일교차가 큰 요즘에는 음식물 보관이나 위생상태를 자칫 소홀히 할 수 있으므로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급식식중독의 경우 짧은 시간에 많은 학생들이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 때문에 결핵과 더불어 집단생활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질병이다. 다행스럽게 올해에는 학교급식으로 인한 식중독이 작년에 비해 증가하지 않았다. 사전예방을 위한 관계기관의 적극적인 대응도 효과가 있었겠지만 질병으로 인한 후유증을 의식한 학생들의 개인위생 관리상태도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청소년기의 질병에 대한 예방과 대처는 개인의 문제로 간주하기보다는 사회집단의 건강성을 유지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는 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기 위한 구성원으로서 청소년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이다.

 근래 들어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는 질병으로 결핵이 있다. 예전에는 열악한 노동환경에 종사하는 근로자들에게 국한되는 질병이라는 인식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중학생부터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발생하고 있다. 보건환경연구원에 의뢰되는 검체도 매년 조금씩 증가하는 경향이다. 2014년의 경우 전주, 익산, 군산, 정읍 그리고 김제 등지에서 발생하였다. 발생지점이 전라북도 주요 도시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로 인한 파급효과나 잠재적 위협정도는 결코 낮지 않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해야 한다.

 집단이나 지역의 보건과 환경은 개인의 관리로부터 시작된다. 제아무리 보건이나 환경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이 노력을 기울여도 개인의 위생인식이나 관리상태가 허술하다면 소용이 없다. 복지예산 증가라는 시대적 필요성도 감안해야겠지만 우선적으로 지역에서의 보건환경에 대한 접근과 문제인식은 개개인부터 시작해야 한다. 개인위생이 제대로 될 수 있도록 적절한 교육과 지원의 병행이 요구된다. 멀리 사는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각별하듯 보건환경 청정지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전라북도는 전라북도민의 보건과 환경에 대한 안전의식과 차별성을 확고하게 정립해야 한다.

 따뜻하고 정다운 복지, 아름답고 청정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전라북도의 올바른 방향설정이 제대로 구현됨으로써 굴지의 복지환경 메카가 되는 그날을 위해 오늘도 현장에서 열심히 노력하는 관계자들에게 아낌없는 격려와 성원을 보낼 필요가 있다.

 김진태<전라북도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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