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립미술관장 공모, 마감 앞두고 하마평 ‘솔솔’
전북도립미술관장 공모, 마감 앞두고 하마평 ‘솔솔’
  • 김미진 기자
  • 승인 2014.07.31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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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북도립미술관장 공개모집 응시원서 접수 마감(8월 4일)을 앞두고 지역 미술계에서 하마평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난달 31일 지역미술계에 따르면 전북도가 지난달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전라북도 개방형직위(전북도립미술관장) 공개모집 공고’를 내고 응시원서를 받고 있는 가운데, 현재 자천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인물은 대략 5명. 이철량(전북대 교수·한국화가), 이흥재(사진작가·전 관장) 전 관장, 장석원(전남대 교수·미술평론가), 전수천(설치미술가), 조현동(한국화가) 등이다.(가나다 순)

순창 출생인 이철량 교수는 1980년대 한국 화단의 수묵화 운동이 활발할 때 중심적인 역할을 한 작가 중 한 명으로 알려져있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전문가에 대한 포용력이 약한 지역의 상황을 잘 다독일 수 있을 적임자라는 평가다. 그러나 작가와 교수로서의 활동만 있을 뿐, 미술관 경영과 전시기획 능력 등이 검증되지 못했다는 점이 핸디캡이라는 게 중평이다.

이흥재 작가는 정읍 출생으로, 지난 5년간 전북도립미술관 관장직을 수행하면서 ‘한국의 초상미술전’으로 전북도립미술관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을 이끌어내는 한편, ‘세계미술거장전’의 흥행을 이끈 바 있다. 지역문화에 대한 애착이 강하고, 지역향토사에 해박한 점도 강점. 하지만, 임기동안 미술관 최고의 수장으로서 실력보다는 정치적인 인맥을 통한 제한적인 활동을 보여주면서 지역미술인들 사이에서 그에 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리고 있다.  

장석원 교수는 1990년대 중반까지 전주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예술가로 꼽힌다. 1952년 출생으로 비슷한 연배의 지역 선후배 미술가들과의 친분이 장점이다. 광주비엔날레 전시기획, 예술감독 역임 등을 통해 아시아 네트워크가 탄탄한 점과 후학양성, 행사기획 등 다양한 면을 두루 갖춘 인재라는 평가다. 하지만, 광주와 전남에서 오랜기간 활동해 20년 가까이 전북과 교류가 뜸했던 점이 아쉽다는 의견이 있다.

정읍 출신의 전수천 작가는 한국의 대표적인 설치미술가로 이름을 알린 인물이다. 1995년 이탈리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대표로 선정돼 특별상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섰다. 이듬해 브라질 상파울루비엔날레에 아시아 대표로 참가하는 등 대규모 프로젝트로 주목을 받았다. 작가적 역량과 대외 인지도 면에서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지만, 지역예술인들은 전시기획과 학예업무, 지역예술인까지 끌어안아야 하는 도립미술관의 현 상황에서 상징적인 인물보다는 실무적인 능력이 검증된 사람에 대한 갈증을 토로하고 있다.

조현동 작가는 남원 출생으로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40여 회 가까이 펼치는 등 부지런한 활동을 해왔다. 최근에는 단국대 대학원 조형예술학과 동양화전공 박사논문 ‘자연과의 관계성으로 본 회화적 정경연구’를 발표하는 등 작가와 연구자로서 보폭을 넓히는데 힘써왔다. 조 작가 역시 작가로서의 활동만 있을 뿐, 미술관 경영이나 큐레이팅 능력 등이 검증되지 못했다는 평이다.

이처럼 현재 지역 미술계에서 하마평에 오르 내리고 있는 인물은 모두 전북 출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는 외부 전문가 영입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토로하는 지역 예술계의 정서를 방증하고 있는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지난 2009년 전북도립미술관장 공모에 총 13명이 몰렸던 것을 감안, 전국 미술계에 인적자원이 상당한 만큼 차기 전북도립미술관장에 어떠한 인물이 얼굴을 내밀 것인가는 뚜껑을 열어봐야 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 일부에서 내정설을 퍼뜨리며 전국의 유능한 인재들의 지원을 사전에 차단해버리는 구태의연한 패러다임은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 미술관장 선임을 앞두고 지역미술계의 요구 또한 다양하게 개진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지역에서 오래 활동했거나 현안에 밝은 사람에게 인센티브 줘야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능력이 있으면 지역에 연고가 있건 없건 구애받지 않고 미술관을 정상궤도에 올려 놓는 일이 시급하다는 여론이 더 크다. 미술계 뿐 아니라 정치와 경제계 등에도 두루두루 인맥을 갖춘 미술경영 CEO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전북도 관계자는 “본래 심사위원회에서 추천을 하면 임용권자가 결정을 하게 돼 있는데, 이번에는 심사위원회에서 최고 득점을 맞은 사람이 결격사유만 없다면 관장으로 임용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서류와 2번의 면접 심사를 거쳐야 하는 만큼 심사위원의 풀을 넉넉하게 구성해 차질없이 진행, 8월 안으로는 절차를 마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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