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동물원의 무성의한 폭염 대비 ‘비난’
전주동물원의 무성의한 폭염 대비 ‘비난’
  • 설정욱 기자
  • 승인 2014.07.31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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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동물원이 값비싼 사육동물들의 무더운 여름나기에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주지역에 연일 폭염주의보와 경보 등이 계속되고 있지만, 사육동물을 위한 대비책 조차 세우지 못한 채 허둥대고 있다.

특히, 전주동물원은 본보에서 31일 동물들의 여름나기 대책을 문의하자, 겨우 이날 오후 3시에 동물들 수박파티를 준비하고 있다며 옹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등 뒷북행정의 전형적인 사례를 보이고 있어 시민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31일 전주기상대와 도내 동물병원 등에 따르면 전북지역은 지난 25일 첫 폭염 주의보가 발령되는 등 7월 최고기온 평균이 30.2도를 기록하고 있어 폭염과 관련된 동물들이 여름나기 대책이 필요한 상태다.

지난달 30일 올해 처음으로 폭염경보가 내려진 전주지역 역시 이날 기온이 더 올라 36도를 기록했고, 순창 36.3도, 군산 35.3도 등 장수를 제외한 13개 시군도 올여름 최고기온을 경신하는 등 살인적인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값비싼 동물들 역시 지쳐가고 있기 때문이다.

전주동물원에는 현재 코끼리 등 포유류와 희귀조류 등 105종에 636마리의 동물들이 사육되고 있다.

그리고, 애조불곰과 호랑이, 사자, 하마 등 더위에 약한 동물들은 더운 여름나기를 위한 특단의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충분한 영양 보충과 체온 관리 등이 요구되고 있다. 동물원의 폐사율을 감소시킬 수 있는 특별 프로그램으로 운영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전주동물원은 취재가 시작된 31일 오전 현재까지 폭염으로부터 동물들을 보호하기 위한 구체적인 활동을 시작도 하지 않았다. 무더위에 지친 동물들을 대상으로 사료증량 급여와 특식을 급여한다는 계획만 세워둔 게 전부였다.

또한, 전주지역에 폭염 경보까지 발령된 상황에서 전주동물원은 아직 껏 큰 더위는 오지 않았다는 주장만 되풀이 하고 있었다. 설득력을 잃고 있었다. 울산과 대구 등 타지역에서는 이미 동물들에게 얼음과 과일을 제공하면서 건강한 여름나기로 무더위와의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동물원 측은 이에 대해 현재 동물들의 건강한 여름나기 사업계획(안)을 마련한 뒤 결재중이라면서 현재까지 큰 폭염은 없어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는 공식입장을 전했다. 장마기간으로 비가 자주 내려 얼음 등 특식을 제공할 기회도 없었다는 것이다.

동물원 한 관계자는 “사업과 관련된 결재가 끝나고, 다음 주 가장 더운 날을 선택해 애조불곰 및 하마, 코끼리는 수박, 얼음을 급여해 당분과 수분을 보충시켜 주고 원숭이류(영장류)는 열대과일(파인애플, 키위, 메론)등을 추가로 급여할 예정이다”며 “육식동물인 호랑이, 사자, 표범류에게 비싼 가격에 자주 급여하지 못한 쇠고기로 입맛을 돋우고 기력을 보충시킬 계획이다”고 말했다.

설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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