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엔트로피 저감 방법
사회 엔트로피 저감 방법
  • 이호인
  • 승인 2014.07.29 2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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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세계부터 상상할 수 없는 크기의 우주까지, 이 세상의 작동원리에 포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학문의 분야 중 하나가 열역학(thermodynamics)일 것이다. 열역학(thermodynamics)이라는 말은 2개의 희랍어인 열(heat)이라는‘therme”과, 힘(power)을 의미하는 ’dunamis”로 구성되어 있다. 열을 포함하는 에너지나 힘(power)의 관계를 탐구하는 과학이고, 그것들 간의 상호 전환 원리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열역학은 일반적으로 3개의 법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중 열역학 제2법칙은 우주와 자연계의 작동원리, 환경문제, 사회, 경제 현상 등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는 보편적이고 근본적인 법칙이다. 우주가 어디로 갈 것이지, 앞으로 사람들이 살고 있는 지구에는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지, 지구의 환경은 어떻게 될 것이며, 사회의 현상은 어떤 변화가 예측되는지를 짐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열역학 제2법칙은 ‘고립계에서 항상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변화된다’는 것으로 일반적으로 설명한다. 예를 들어 우주나 인간이 살고 있는 지구를 고립계로 간주하는 경우, 우주나 지구의 엔트로피는 증가하는 방향으로 모든 변화가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주위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깨끗하게 청소된 방이 시간이 경과하면 지저분하게 어지럽혀지는 일, 물에 설탕을 섞는 경우 스스로 무질서한 설탕물로 혼합되는 현상 등을 관찰 할 수 있다.

 엔트로피의 증가 현상은 사회의 모습에서도 볼 수 있다. 사회가 발달될수록 직업의 종류도 많아지고, 사회가 다양화 되며, 구성원의 요구와 주장 또한 복잡해지는 것을 살펴볼 수 있다.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질서에서 무질서로, 단순함에서 복잡함으로, 획일성에서 다양화로 흘러가도록 되어있는 것이다. 즉, 세월이 흘러가고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가 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엔트로피를 증가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러며 어떻게 하면 엔트로피를 낮출 수 있을까? 즉, 무질서에서 질서로, 혼란에서 안정으로 변해갈 수 있을까? 첫 번째 방법은 에너지를 소모하며 일을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방이 지저분하면 청소하고, 아무렇게나 널려진 쓰레기를 지정된 장소에 분리하는 일 등이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를 소모하며 하는 일(Work)의 예일 것이다. 두 번째 방법은 아예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다. 소음이 타인의 마음을 복잡하게 한다면 행위를 자제하여 소음을 만드는 행위를 하지 않는 것, 쓰레기로 지저분해지는 것이 싫으면 쓰레기를 발생시키는 행위를 자제하는 것, 침과 껌으로 더렵혀지는 것이 싫으면 침과 껌을 뱉지 않는 것이 그 예이다. 첫 번째 방법보다 두 번째 방법이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해 에너지가 소모되는 일을 할 필요 없으므로 더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계속되는 사건과 사고로 온 국민이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다. 즉, 사회적 엔트로피가 매우 높은 상태이다. 무질서도인 엔트로피가 높은 사회 상황을 엔트로피가 낮은 안정된 상황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하다. 상처를 꿰매며, 곤란한 지경에 있는 사람들을 도와주는 일 등이 모두 우리가 사회의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하여 하여야 할 우리의 일(책임)이다. 그러나 발생된 혼란과 무질서의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하여 사회적 비용을 지불하고 노력하는 후속조치도 필요하겠지만, 사회적 혼란과 위험, 무질서 상태인 사회적 엔트로피의 증가속도를 낮추기 위하여 선제적 노력이 필요할 때다. 즉, 법과 제도를 만들고, 잘못된 사회 부분을 수술하여 엔트로피가 쉽사리 증가하는 사회구조를 바꾸어 엔트로피의 증가속도를 낮추어야 한다. 사회 대변혁에 대한 공론이 필요한 때이다.

 또한, 엔트로피가 높은 사회에서 각자의 엔트로피를 낮추기 위한 여러 노력도 필요하다. 소문, 불신, 사회적 분노 등으로 야기된 사회의 높은 엔트로피에서 자기를 격리시켜, 내 자신의 엔트로피를 낮추도록 마음을 다스리고, 무차별적이고 과다한 정보를 선택하는 지혜도 필요할 때다.

  이호인 <전주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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