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 곤충학으로 유병언 사망시점 밝힌다
법 곤충학으로 유병언 사망시점 밝힌다
  • 임동진 기자
  • 승인 2014.07.28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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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병언 시신 발견 장소에서 구더기와 파리 채취…중요 단서 제공할 듯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시점을 둘러싸고 온갖 추측과 의혹이 난무한 가운데, 전북지방경찰청 과학수사대(CSI)가 유 전 회장의 사망시각을 확인하기 위한 고도의 정밀 분석작업에 돌입했다.

28일 전북지방경찰청(청장 전석종) 과학수사대(대장 문대봉·경정)는 지난 27일부터 유 전 회장의 사망 현장과 시신 등에서 나온 구더기 샘플을 채취한 뒤 ‘법곤충학’ 기법을 도입해 사망시점을 분석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전북청 과수대는 고려대학교 법의학팀과 유씨의 시신 발견 장소인 전남 순천시 서면 학구리의 매실 밭을 찾아 구더기와 파리를 채취했다. 파리 유충 50여 개의 번데기 탈피각과 구더기를 채취하고, 유씨의 사망 현장인 순천의 습도와 온도 등 주변환경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전북청 과수대는 법곤충학을 통해 기후 요인 등을 고려한 구더기의 성장 시간을 추적해 볼 경우, 유씨의 사망 시기를 가늠할 수도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유씨가 전남 순천 송치재휴게소 인근 별장 ‘숲 속의 추억’을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되는 지난 5월 25일 이후 시신이 발견된 6월 12일까지의 행적이 묘연한 상황에서 법곤충학의 역할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할 밖에 없다는 의견이다.

전북경찰청 고위관계자는 “시신이 발견된 장소에서 파리 유충의 번데기 탈피각을 채취했다”며 “발견된 곤충의 종류를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확인하고 더욱이 냉장 보관된 시신 등에서도 성장을 멈춘 구더기 등을 채취해 유씨의 사망 시점을 유추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물론, 법곤충학 기법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도 제시됐다.  

유씨의 사망 시점과 발견 시점 간의 시간적 공백이 커 사건 초기였다면 조사가 원활하겠지만, 시간이 많이 흘러 쉽지 많은 않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그렇지만, 전북 경찰은 이달 29·30일 양일간 시신에서 성장이 멈춘 구더기 채취와 함께 1~2주 정도의 정밀분석을 거칠 경우 의외의 성과를 도출시킬 수도 있다고 전망하면서, 지난 5년간 가다듬어 온 연구결과인 법곤충학 기법을 바탕으로 유 전 회장의 사망 시점 확인에 자신감을 표시하고 있다.

전북경찰청 과수대 현철호 검시관은 “곤충은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함과 동시에 시신 부패에도 직·간접으로 관여하고 있다”며 “시신 발견 신고가 접수된 지 40일이 훌쩍 지났기 때문에 다소 어려움 있지만, 시신에서 나온 구더기의 종류와 성장 단계를 확인하면 정밀한 사망시점을 추측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편 검·경은 유 전 회장의 사망시점을 지난 5월27일 이후로 잡고 있다. 검찰이 유 전 회장이 숨어 있던 전남 순천의 ‘숲속의 추억’ 별장을 급습했을 당시 그가 비밀공간에 숨어 있었다는 비서 신모씨(33·여) 진술과 추후 현장에서 발견된 1.5리터 가량의 소변이 남아 있던 페트병 등을 토대로 하고 있다.

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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