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특별한 6.4지방선거
아주 특별한 6.4지방선거
  • 김복현
  • 승인 2014.05.26 17: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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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에 일어나서는 안 되는 세월 호 참사로 온 나라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어느덧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문명의 시대에 수백 명의 생명이 차가운 바다 속에 수몰되어가는 상황을 바라보면서 우리는 눈물만 흘리며 안타까워해야 했다. 그리고 아직도 그 충격과 슬픔 그리고 분노가 가득하다. 이런 아주 특별한 상황에서 여섯 번째 지방선거를 일주일 남겨두고 있다. 예전 같으면 전국적으로 선거 분위기가 고조돼 거리마다 표심을 구하는 요란스러운 ‘로고송’이 흘러나오고 선거 도우미들의 경쾌한 율동과 오색찬란한 유세차량이 선거 축제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연출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는 침묵의 시간 위에서 차분하게 진행되고 있다. 온 국민의 마음이 쓰라린 상처투성이인데 어느 정당과 후보가 유권자 앞에 떳떳하게 나서서 지지를 호소할 수 있겠는가? 아픔이 너무 크고 명쾌한 대응방안도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세월 호 참사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절망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국민정서를 다소나마라도 알고 있기에, 감히 선거판을 요란스럽게 벌리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세월 호 참사의 발생과 대응과정에서 무원칙, 무기력, 보신주의, 비 윤리, 무책임을 생생하게 보고 확인했다.

우리사회의 부실한 기초를 확실히 보았고 잘못된 관행의 비극적 결산이 세월 호 참사였다는 것을 똑똑히 보았던 것이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는 한편으로 위기요, 또 한편으로는 희망을 바라보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위기로 바라보는 것은 세월 호 참사로 국민들의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는 분노와 절망이 아예 투표에 참여하지 않아 지방자치의 존재 자체를 무력화시킬 우려가 있기에 위기라고 볼 수 있으며, 희망의 기회로 보는 것은 애도 분위기 속에서도 침묵을 지키면서 조용한 선거를 치르다 보니, 과거처럼 소란스럽고 보기 민망한 선거가 아닌 정책을 알리는 선거가 될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위기냐 기회냐를 선택할 권한은 유권자의 몫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정책이 문제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지방자치 시행 20년의 성과도 함께 나타날 것이다. 이번 선거의 핵심을 국민이 잘 알고 있다. 핵심은 안전이다. “안전한 대한민국” “안전한 지자체”를 갈망하고 있음이다. 이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를 국민이 확인했다. 정치권과 지자체는 책임을 통감하고 치밀하게 대비책을 세워 나아가야 한다. 그래야, 제2의 세월 호 참사를 막을 수 있다.

지금 대한민국의 실상이 모두 드러난 마당에 그 첫 시험대가 바로 6.4지방선거이다. 아주 특별한 상황 속에서 치러지는 6.4지방선거, 우선 온 국민의 지혜와 역량을 모아 난국을 타개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선거의 본질이 후보자는 표를 구걸하고 유권자는 찍어주면 되는 요식행위이지만 그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 반드시 선거를 통하여 공론을 모으고 합리적인 대안을 논의하는 장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도 매스컴에 등장하여 토론하는 모습을 보면 구태를 벗어 던지지 못한 듯 후보자들은 상대를 물고 뜯는 토론 모습을 바라본 유권자의 심정은 어떠할까? 토론 모습이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마당으로 지혜를 모으는 터전으로 변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이 민주주의 훈련이며 희망의 기회를 살려나가는 길이다. 올해로 지방 자치시대가 열린 지 20년이 되었다. 20년 동안 지방자치 훈련과정을 거쳐서 오늘에 임하고 있다.

 이번 6.4 지방선거는 무엇보다도 상처를 어루만져주고 잘못을 시정하여 재기의 길을 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 선거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그러기 위해서 후보자들은 지역발전을 기하는 정책을 제시하고 진심어린 마음으로 주민과 소통하면서 이 어려운 난국을 타개하는 일에 앞장을 서야 한다.

비록 선거에 낙선하는 경우가 되더라도 명분이 서고 나라의 미래를 생각하는 일이라면 공론을 모아나가야 할 의무가 그들에게 있다고 생각한다. 지금 세월호가 남긴 교훈은 바로 구악과 구태를 발본색원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나야 할 큰 명제를 부여받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명제에 대하여 명확하게 책임을 묻고 대안을 추구해야 할 지방선거다.

 어떤 후보자나 어떤 정당이나 지금은 처절히 반성하고 책임을 짊어지며 정확한 정책대안을 제시해야 하는 혜안으로 향토 사랑의 신념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책임 윤리정신으로 무장하고 눈물을 머금은 진혼곡과 함께 국민 통합의 미래를 향해 발걸음을 옮기는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이번 6.4지방선거는 바로 그 첫 발걸음을 떼는 시발점이 되어야 한다. 투표에 빠짐없이 참여하여 대한민국의 미래를 열어가는 대업에 동참하고 내가 살고 있는 지역발전에 기여합시다.

김복현<익산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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