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아이 선행학습!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아이 선행학습! 어떻게 해야 하나?
  • 박기훈
  • 승인 2014.05.11 15: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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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한국 아동·청소년 인권실태 연구Ⅲ:2013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통계’를 보면 전국 초등학생(4∼6학년)과 중·고교생(전 학년) 9,521명을 설문조사한 결과 학원에 다니거나 과외를 받은 적이 있는 학생은 74.2%로, 그렇지 않은 학생(25.8%)의 3배에 달했다.

2010년과 비교하면 사교육 경험이 있는 초등학생은 79.8%에서 83.7%, 중학생은 74.4%에서 80.5%, 고등학생은 64.2%에서 67.4%로 늘어났다. 또한, 평일 여가시간이 2시간 미만인 학생은 60.5%로 집계되었으며, 1시간이 채 안 되는 학생도 29.7%에 달했다. 학교급 별로는 초등학생 49.3%, 중학생 56%, 고등학생 80.8%의 여가시간이 2시간 미만이었다. 자녀의 여가시간이 부족한 이유(복수응답)로는 ‘학원·과외 활동 때문’이란 답변이 43.3%로 가장 많았다.

 통계에 따르면 아이들의 학습시간은 꾸준히 느는 추세이며 창의성을 길러주고 전인발달을 위한 활동이 이뤄져야 할 여가시간조차 학원과 과외로 내몰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부분은 자녀들이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소비하고 있는 학원·과외 활동이 선행학습에 집중되어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마치 선행학습을 해야만 우등생이 될 수 있는 것처럼 여기는 풍토가 만연해지면서 아이의 성향이나 학습능력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묻지 마’식의 선행학습이 뿌리 깊게 자리 잡게 되었고, 이는 학교교육정상화를 저해하는 주요요인으로 지목받아 왔다.

선행학습이 학원가에서 공전의 히트를 치게 된 이유는 공부 잘하기를 원하는 학부모와 아이들의 심정과 미래에 대해 불안감을 조장한 학원들의 마케팅 전략이 딱 맞아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최근 정부에서는 선행학습 금지법까지 만들어서 선행학습의 폐해를 막으려 하고 있지만 많은 교육 전문가들은 선행학습 금지법의 실효성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선행학습은 반드시 필요한 것일까? 대부분의 교육 전문가들은 최상위권의 학생을 제외한 다른 아이들에게 선행학습은 오히려 독이 된다고 말한다. 학교학습의 진도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최상위권 학생들은 남들보다 앞서가기 위해서 예습차원의 선행학습을 필요로 하지만 학교 진도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선행학습은 과중한 부담으로 작용하여 공부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최상위권 학생에게만 유용한 선행학습을 대다수 학생들이 따라하게 된 데에는 학부모들의 선행학습에 대한 잘못된 인식이 영향을 미쳤다. 공부하는 방법은 아이의 성향이나 수준에 맞춰 달라져야 하는데 학부모들은 최상위권 아이들에게 좋은 공부법이 우리 아이에게도 좋을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으며, 한 번 더 배우면 성적에 도움이 될 거라는 막연한 기대감과 좋은 학원이나 비싼 과외선생에게 선행학습을 한다는 허영심, 과시욕이 선행학습이 전혀 필요하지 않은 대다수 아이들을 지치고 피곤하게 만들고 있다.

 필자의 큰아이는 중학교 3학년 때 수학성적이 60점이었는데 중학교 1학년 과정부터 다시 꼼꼼하게 공부하게 하여 수학 기초를 다졌고 고등학교에 진학해서도 조급해하지 말고 배운 것만 틀리지 않으면 된다고 독려하며 충실하게 복습할 것을 요구한 결과 전국 최고의 성적으로 서울대 경제학과에 진학하였다. 선행보다는 선수학습에 집중한 결과이다.

 내 아이가 공부 잘하기를 바라는 부모의 마음은 당연하다. 아이가 공부를 잘하게 만들려면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의 성향과 학습능력을 파악하는 것이다, 아이의 성향과 학습능력이 파악되고 나면 거기에 맞춰서 아이에게 적절한 공부 방법을 선택해야 한다. 그다음에는 좋은 공부습관을 기른 후에 자기관리능력을 배양하여 계획이나 진도에 맞춰 철저한 자기관리를 해야만 공부를 잘할 수 있다. 수능 성적이 발표되고 입시철이 되면 수석합격자들의 인터뷰를 접하게 되는데 공통적인 내용을 보면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고 예습, 복습을 철저히 하고 학교방침에 충실히 따랐다고들 말한다.

선행학습을 했다는 인터뷰는 한 번도 접해 본 적이 없다. 이는 아이들에게 선행학습보다 철저한 복습을 통한 완전학습이 더 효율적이고 효과적임을 반증한다. 학교에서 배운 것을 완벽하게 내 것으로 만들려면 그날 배운 개념은 그날 익히도록 복습하고 일주일, 한 달, 삼 개월, 1학기 단위로 주기적으로 복습을 통해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또한 기출문제를 통해서 문제의 유형을 익히고 예상문제와 심화문제를 통해서 본인의 문제점을 찾고 보완하는 것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

 대학수학능력시험이나 학교 내신시험에서 시험범위 밖에서의 출제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선행학습이 아니라 깊이 있는 복습과 반복을 통해 생각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박기훈<공부발전소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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