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애도물결…전북의 시계도 세웠다
‘세월호’ 애도물결…전북의 시계도 세웠다
  • 배청수 기자
  • 승인 2014.04.20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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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무기력…그리고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으로 지세운 5일간, 전북의 시계도 여객선 세월호의 침몰사고 당시인 16일 오전부터 멈춰 있었다.

선장과 선원들은 승객을 버렸고, 구조자와 실종자 수 마저 제대로 집계치 못한 정부의 허술한 재난안전대책을 지켜보면서 도민들의 탄식과 허탈감이 커져갔지만, 단 한명의 생존자라도 구조되기를 바라는 도민들의 간절한 염원 역시 전북의 하늘을 뒤덮고 있었다.

세월호 사고 발생 5일째를 맞은 19·20일 주말내내 도민들의 눈과 귀는 진도 사고해역에 쏠렸다. 깊은 애도감을 표시하면서 가족단위 여행 및 외출을 자제하는 등 사고가족들과의 슬픔을 함께 했다.

도내 각급기관과 단체, 학교 등의 애도물결도 잇따랐고,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는 자원봉사 지원 신청도 급증했다.

여기에, 종교단체들의 생존 기원과 애도 미사도 도내 곳곳에서 열렸다. 부활절인 20일 도내 각 교회와 성당 등이 부활절 예배와 애도미사를 개최됐고, 각 사찰에서도 일요법회 등을 통해 생존을 기원하는 깊은 염원이 울려 퍼졌다.

△ 애도 물결

18일 오후 전주시 경기전 앞에서는 수많은 전주시민들이 모여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된 수백여명의 실종자들의 무사귀환을 염원하면서 검은 리본이 달린 우산 등을 펴놓고 촛불집회에 동참했다.

전북도와 각 시·군 역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검은 리본을 착용하고 분향소 설치에 나서기로 했다. ‘세월호’의 희생자들이 점점 늘어남에 따라 21일부터 근조(謹弔) 리본을 달고, 애도하는 마음으로 근무한다고 밝혔다.

시·군 관계자들은 “여객선 침몰 사고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유족들을 위로하기 위해 검은 리본을 달고 근무하기로 했으며, 중앙 정부와 협의해 분향소 설치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북도의회도 21일 열리는 제310회 임시회 폐회식 때 도의원 전체가 검은색 리본을 가슴에 부착하는 등 애도에 동참키로 했다.

△ 시·군 축제성 행사 취소 및 연기

전북도는 지난 18일 각 시·군 및 민간사회단체, 종교단체 등을 대상으로 4∼5월 개최 예정인 공연 및 축제성 행사의 자제를 당부했다.

이에 따라 이날 열릴 예정인 김제 모악산 축제와 20일 모악산 대원사 진달래 화전축제, 23일 개최 예정인 진안 홍삼축제 등 대부분의 축제성 행사가 무기한 연기됐다.

전북도의 관계자는 “여객선 침몰 참사로 인한 전 국민적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고 유족과 실종 가족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 수학여행과 동창회 등 취소 및 연기

가정·학교·일반단체의 동창회와 체육대회, 수학여행의 연기나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와 중국 등 선박을 이용해 수학여행을 떠날 예정이던 도내 20여 개 초·중·고 가운데 상당수는 취소하거나 연기를 결정했다. 26일 총동창회 체육대회를 하려던 전주제일고는 가을로 행사를 미뤘고, 익산 남성고 등은 통영 장사도 여행을 취소하는 등 일반 관련 각종 행사들의 취소도 이어지고 있다.

△ 줄 잇는 자원봉사 지원 신청 

국내 최고의 자원봉사도시 라는 명성에 걸맞게 봉사자들의 지원열기도 계속됐다.

사고당일인 16일 오후 각종 생활물품을 지원하고 나선 전북도와 전주시, 그리고 적십자사 전북지사의 물품 전달 이후, 기업 및 민간단체의 자원봉사 신청이 급증했다.

재난구조협회 전북 익산시지회도 침몰한 진도 ‘세월호’ 구조 활동에 동참하기 위해 자원했다. 특전사 출신 구조대원 12명이 자원봉사를 신청하고 나섰다.

전주시자원봉사센터(센터장 시태봉)는 20일 현재 전남자원봉사센터와 긴급 협의에 나선 뒤 지역별 요청 계획에 따라 전남자원봉사센터의 통보를 기다리는 중이며, 자원봉사자 30여명과 동시에 500여명의 식사가 가능한 행복한 이동밥차를 투입할 계획이다.

시태봉 센터장은 “사고가족들을 대상으로 음식봉사에 나설 계획이다”며 “전남자원봉사센터에서 요청할 경우 곧바로 현지에서 자원봉사 활동에 나설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다해 놓고 있다”고 전했다.

개인 봉사활동도 큰 관심을 끌고 있다. 한 대학생이 페이스북에 “진도 봉사활동에 나설 활동가 30명을 모집한다”는 글을 올린 지 두 시간 만에 정원이 찼다.

또한 자원봉사를 위해 지원 신청한 C(여)씨는 “어린 학생들의 실종소식을 부모 같은 마음으로 눈물짓고만 있을 수 없어 지원 신청에 나섰다”고 말했다.

대학생 딸을 둔 A(여·김제시)씨는 딸에게 전화를 걸어 “사고를 당한 가족들과 슬픔을 함께하기 위해 웃고 다니지 말라고 주지시키고 있다”며 “사고 현장을 찾아가, 사고가족들에게 따뜻한 물과 음식이라도 전하고 싶어 자원봉사 신청에 나섰다”고 전했다.

소인섭·임동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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