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지역 학교들 수학여행 사고 우려…연기 속출
전북지역 학교들 수학여행 사고 우려…연기 속출
  • 소인섭 기자
  • 승인 2014.04.17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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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전주 해성중학교는 오는 30일로 예정된 수학여행을 무기한 연기했다. 순창제일고는 22일로 코앞으로 닥친 여행을 11월로 연기했다.

 선박 침몰사고로 수학여행을 떠난 고교생 실종자가 다수 발생하자 학부모들이 크게 동요하며 수학여행 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학부모들은 학교에 전화를 걸어 여행을 취소하거나 연기할 것을 주문하는 등 사고 후유증이 나타났다. 전북도교육청은 학부모와 협의해 수학여행을 결정하도록 긴급 지시했다.

 해성중 관계자는 "제주도 선박여행을 보내지 말자는 학부모가 많아 2학년 교사 회의와 학교운영위원회를 열어 무기한 연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22일 제주도로 떠날 예정인 순창제일고는 11월 4일로 수학여행일을 연기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어제부터 전화가 빗발쳐 오늘 학운위를 소집해 이같이 결정했다"면서 "학생안전이 우선이고 학생들도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여행을 한다 해도 기분이 나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전북도교육청은 이날 각급 학교에 교육부 지침과 도교육청 지침을 함께 내렸다. 교육부는 모든 현장체험학습에 대해 안전을 재점검하고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행사는 즉각 취소조치 하도록 했고, 도교육청은 선박·항공을 이용한 체험학습이 예정된 학교는 학생과 학부모·교직원 의견을 수렴한 뒤 학교운영위원회를 다시 열어 재심의하도록 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전면금지 결정을 내렸다. 22일부터 한 달간 제주도 여행 계획이 있는 학교는 17개교로 파악됐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선박 등을 통한 수학여행을 하지 않는 쪽으로 유도하되, 부득이하게 활동을 하게 된다면 정원 초과 등이 발견됐을 경우 승선을 거부하고 안전교육도 철저히 시키도록 했다"고 밝혔다.

 여행 가부 결정을 서둘러 줘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해성중 관계자는 "계약을 파기할 경우 위약금을 물기로 돼 있었지만 여행사는 위약금을 물리지 않았고 항공사의 경우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면서 "업체가 손해를 덜 보도록 결정을 서둘러 준다면 위약금을 물지 않을 수 있다"고 귀뜀했다.

 수학여행을 없애자는 전국적 청원이 일어 주목된다. 이미영 교육감 예비후보는 "수백명을 줄세워 하는 수학여행은 교육적으로 큰 효과가 없다"며 "봉사활동이나 테마형 단기여행으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생명과학고 관계자도 "반별로, 과별로 테마로 나눠 여행하도록 주문하고 있다"고 지금의 수학여행은 개선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한편, 신환철 교육감 예비후보는 "교육당국은 일련의 사고에 대한 문제점을 신속히 파악,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고 유홍렬 예비후보는 "아이들은 새로운 환경과 해방감에서 돌출적 행동이 일어나므로 안전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전북도교육청지방공무원노조는 "설마하는 안전불감증으로 수학여행 계획 수립시부터 안전의 문제는 그리 심각하게 다뤄지지 않는다"며 "도교육청은 계약조건상 수송수단의 안전성을 주목하고 안전 운송 매뉴얼도 배포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소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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