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가뭄과 눈 폭탄에 지친 우리
겨울 가뭄과 눈 폭탄에 지친 우리
  • 장선일
  • 승인 2014.02.18 17: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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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전북 지역을 비롯한 호남 지방의 올 겨울철 강수량은 전년과 비교할 때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면서 식수와 농?공업용수 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우리 지역의 지난달 강수량은 전년에 비해서 약 1/5 수준이어서 현재 식수와 농?공업용수를 조달하는 도내 댐과 저수지의 저수량은 대부분 50% 이하를 기록하고 있다. 문제는 지금까지 2월 강수량도 예전에 미치지 못했고, 앞으로도 강수량이 적고 건조 날씨가 지속할 것이라는 전망이어서 그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렇게 가뭄과 건조한 날씨가 지속하면 단순히 물 부족 문제만 아니고, 인체 건강을 비롯한 가축과 농작물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 있어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즉, 설날을 기점으로 진정 국면에 들어섰던 조류 인플루엔자인 AI가 다시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어 더욱더 안타까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도내에서 살 처분된 가금류는 약 190만 마리에 이르고 있으며, AI 발생 지역의 가금류 유통 제한으로 피해는 눈덩이처럼 늘어나고 있어 농민들의 가슴은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어떤 농민은 자살하고, 어떤 농민은 사료 값을 감당하지 못하고 제각기 살아가라고 방사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이와 같이 극심한 겨울철 가뭄 속에서 농생명중심지역이라는 우리 전북은 여러모로 심각한 타격을 입고 있다.

 한편, 우리 지역과 달리 강원도를 비롯한 영동지방은 눈 폭탄에 치를 떨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6일부터 16일까지 누적 적설량이 155cm로 1911년 기상 관측이래 최고의 적설량을 기록하고 있다. 산간 마을은 고립되고 축사와 창고가 붕괴하는가 하면 생필품과 상비약이 떨어져 생계를 꾸려나가기 어렵고, 가축은 굶어 죽어가고 있다.

 이 지역에 제설작업으로 투입되는 인원만 하루에 약 7만 명 그리고 전국의 제설장비가 총동원되고 있지만, 첩첩으로 쌓여 있는 거대한 눈 산을 제거하기란 역부족이다. 지금까지 집계된 피해액만 110억원에 이르고 있고 모든 피해조사가 완료되면, 그 액수는 눈덩이 불어날 것이다. 게다가 또다시 눈이 쏟아질 것으로 예보되어 있어 그 피해를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경북 동해안 인접 지역은 강원도에 비해 순간 및 누적 적설량이 적었지만, 역시 눈 폭탄을 맞아 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그 지역은 강원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눈 폭탄에 대한 대비가 부족한 탓으로 채소를 비롯한 각종 원예 비닐하우스와 가축 시설이 붕괴하여 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급기야 눈 폭탄은 2월 17일 밤 8시 30분경 부산외국어대학교 소속 아시아대학 신입생 행사가 진행 중이던 경북 경주의 마우나오션리조트한 강당 건물이 붕괴하면서 사망 10명과 중경상 100여명의 사상자를 내는 최악의 사건을 불러오고 말았다.

 앞에서 기술한 바와 같이 우리 지역은 현재 극심한 겨울철 가뭄에, 영동지방은 눈 폭탄에 피해가 속출하면서 온 국민의 가슴이 새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우리가 상기할 것은 우리 지역도 눈 폭탄을 직격으로 맞아 그 피해가 막대한 경험이 있다는 것이다. 2008년 1월 중순에 3일간 정읍지역의 누적 적설량은 158.8cm로 기상 관측사상 최대였고, 이듬해도 약 150cm로 채소 및 원예 하우스를 비롯한 각종 시설이 붕괴하면서 그 피해액만 500억원이 넘었다.

 지형적으로 서해안에 근접한 전북 지역은 눈 폭탄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가금류를 비롯한 축산 농가가 집중되어 있어 AI와 같은 가축 질병에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의 지방정부는 정부를 설득시켜 다음과 같은 겨울철 자연재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할 것이다.

첫째, 가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리시설의 증설 및 현재 누수현상이 있는 댐과 저수지 시설을 보완해야 할 것이다.

 둘째, 현재의 낙후된 하우스와 가축시설을 면밀하게 조사하여 눈과 바람에 견딜 수 있는 항구적 시설구축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셋째, AI 감염원이 애꿎은 철새라 추상적으로 핑계 대지 말고 우리 지역의 인수공통연구소를 활성화해 정확한 원인과 감염경로를 밝히고 예방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넷째, 겨울철 AI와 구제역에 취약한 사육종을 달리하는 순환 농법의 타당성을 검증하고 심도 있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상기와 같은 항구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예산과 전문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방정부 자체로만 해결할 수 없다. 그러므로 정부는 지방에서 일어나는 자연재해가 단순히 지역경제에 피해를 주는 것이 아니라 온 나라에 피해를 준다는 것을 명심하고 그 지원책을 마련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한다.

 장선일<전주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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