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안, 소치서 부활하나
빅토르 안, 소치서 부활하나
  • /뉴스1
  • 승인 2014.01.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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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소치 동계 올림픽에서 '빅토르 안'이 러시아 국가가 울려 퍼지는 가운데 시상대 가장 높은 곳에 서는 것을 보게 될까.

러시아로 귀화한 안현수(29·러시아명 빅토르 안)가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안현수는 20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14 유럽 쇼트트랙 선수권대회에서 500m, 1000m, 3000m 슈퍼파이널, 5000m 계주까지 무려 4개의 금메달을 독식했다.

안현수는 쇼트트랙 선수로는 비교적 많은 29세의 나이에도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며 소치 올림픽에서의 금메달 가능성을 높였다.

지난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3관왕을 기록하는 등 한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간판으로 군림해왔던 안현수는 2011년 12월 러시아로 국적을 바꿨다.

소속팀의 해체와 부상, 빙상연맹과의 갈등 등이 이유였다. 안현수는 특히 빙상계 파벌 싸움의 희생양이 되어 2010 밴쿠버 올림픽에 나가지 못했고 이후에도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안현수는 귀화 결정을 하기에 이르렀고, 컨디션을 회복한 후 2012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러시아 대표팀에 합류했다.

오랜 기간 슬럼프를 겪은 안현수는 새로운 환경에서 좀처럼 예전의 기량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지난해부터 서서히 컨디션을 회복했다.

2013-14 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월드컵)에서 1차대회 1500m 동메달로 시즌을 시작한 안현수는 서울에서 열린 2차대회에서 금, 은, 동메달을 각각 한 개씩 따내며 기량이 회복했음을 알렸다. 3차대회에서 은메달 3개, 4차 대회에서 금 1, 은 2를 획득한 안현수는 월드컵 랭킹에서 개인종합 2위에 올랐다. 특히 500m랭킹에서는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고, 1000m(2위)와 1500m(3위)에서도 상위에 랭크했다.

안현수의 활약속에 러시아 대표팀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블라디미르 그리고레프는 500m 랭킹에서 3위에 오르는 등 최근 급격히 기량이 상승했다.

러시아는 이 두 선수가 주축이 된 5000m 계주에서도 월드컵 3, 4차대회에서 연속 은메달을 따는 등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역대 올림픽에서 쇼트트랙 메달을 한 번도 딴 적이 없던 러시아는 홈에서 열리는 이번 올림픽에서 안현수를 중심으로 쇼트트랙에서 많은 메달을 노리게 됐다.

안현수가 주축이 된 러시아 대표팀의 활약이 이어지는 반면에 한국 남자 쇼트트랙은 올림픽에서의 전망이 어둡다. 지난 밴쿠버 올림픽에서는 이정수(25·고양시청), 성시백(27) 등이 활약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주축이 될만한 선수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2012-13시즌 개인 종합 랭킹 1위였던 노진규(22·한국체대)마저 왼쪽 팔꿈치 골절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상황이 악화됐다.

2013-14시즌 월드컵에서는 이한빈(26·성남시청)이 개인종합 3위에 올랐을 뿐, 노진규(7위), 박세영(21·단국대·10위) 등은 기대에 못미치는 기록을 올렸다.

역대 올림픽에서 금 2, 은 2개를 수확했던 5000m계주도 메달권을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시즌 월드컵 계주에서 은메달 1개(1차), 동메달 1개(4차)를 수확하는 데 그쳤다. 월드컵 종합 랭킹에서도 미국, 캐나다, 러시아에 이은 4위다.

안현수의 러시아가 역대 최고의 전력으로 무장하고, 찰스 해믈린(캐나다)이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데 반해 한국의 전력은 역대 가장 저조하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는 '빅토르 안' 안현수의 부활 여부와 더불어 한국 대표팀이 사상 최초의 '노 골드'의 수모를 피할 수 있을지 등 남자 쇼트트랙이 또 하나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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