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손석희’표 토론
지상파에서는 볼 수 없는 ‘손석희’표 토론
  • 장민호 기자
  • 승인 2014.01.02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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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만에 돌아온 '손석희표 토론'이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9'은 1일, 신년특집 '2014 한국 사회, 4인의 논객이 말한다'라는 주제의 시국 토론을 진행했다. 이날 토론에는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 전원책 자유경제원장, 유시민 전 복지부 장관,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 등이 패널로 출연했다.

이날 패널들은 사전여론조사를 통해 선정된 국가기관의 선거 개입 의혹, 공기업 개혁과 민영화 논란, 복지공약 후퇴와 증세 논란 등 세 가지 사안에 대해 첨예한 논쟁을 벌여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토론 사회자를 맡은 손석희 앵커는 과거 자신이 진행했던 '100분토론'에서 보여줬던 날카로운 사회자 면모를 여실없이 보여줘 눈길을 끌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패널들의 불꽃 튀기는 토론 내용도 주목받았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타인의 의견을 경청하면서도 자신의 의견을 조목조목 개진, 합리적인 보수라는 인식을 심어줬다. 이 의원은 "경쟁이 목적이라면 코레일을 두 개의 회사로 나누고 적자, 흑자 노선을 적절히 배분하면 된다"는 유시민 전 장관의 의견에 공감한다면서도 "새누리당에 설득, 대화가 좀 더 필요하다는 의견은 인정하지만 철도노조도 불법파업을 하는 등 다 잘한 건 아니다"고 말했다.

노회찬 전 정의당 대표는 증세 논란과 관련, "지금 부자증세는 일부이며 영세민도 세율에 따라 부담하는 조세형평주의에 입각해 있다"고 지적하며 "박근혜정부의 조세정책은 선풍기 아줌마와 같다"고 말했다. 이후 노 전 대표는 트위터를 통해 "오늘 방송 토론 중에 부적절한 사례를 거론함으로써 저의 뜻과 달리 상처받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하는 해프닝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원책 자유경제원장은 특유의 뚝심있는 직설화법을 펼쳤다. 전원장은 수서발 KTX민영화 논란과 관련, "귀족 노조가 문제다. 민영화 해야 한다. 공기업 부채가 400조에 달하는데 야당 주장처럼 공공요금도 있지만 방만 경영 문제가 크다"라고 주장했다. 또 전원장은 증세 문제와 관련한 토론을 펼칠 때 "행복지수는 좌파들의 주장이다"라고 발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된 토론 프로그램이 주목받은 것은 '손석희'라는 진행자의 네임밸류가상당 부분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실제 지상파 방송사는 MBC '100분토론', KBS '생방송 심야토론' 등을 방송하고 있지만 화제성에서 이날 '뉴스9' 방송에 미치지 못했다. 설상가상 SBS는 지난 해 토론 프로그램을 폐지했다.

MBC는 4년 전, 경영적자를 극복하기 위해 출연료가 높은 외부 진행자를 교체하겠다는 방침에 따라 손석희 당시 성신여대 교수를 '100분토론'에서 하차시켰다. MBC는 지난해무너진 '100분토론'의 위상을 세우기 위해 정관용 한림대 교수로 사회자를 교체하는 등 쇄신을 기울이고 있지만 한 번 무너진 위상을 재정립하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JTBC '뉴스9'의 시도는 그간 지상파 방송사들이 '지상파'라는 프리미엄 하에 누리고 있던 안일한 기획에 대한 신선한 도발이었다. 이런 혁신을 지상파에서는 더이상 누릴 수 없는 것인지, 향후 지상파 방송사의 대응이 주목된다.

 

 노컷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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