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무리 하는 소회
한 해를 마무리 하는 소회
  • 윤진식
  • 승인 2013.12.22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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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용서, 사랑’의 마음으로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가올 신년을 대비하자

 2013!! 올해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 차분히 한 해를 마무리하는 마음으로 연말의 소회를 풀어보자. 올해도 연초에 나름의 목표를 세우고 야심차게 시작했지만 야속한 현실들은 그렇게 호락호락 내 편이 되어 주지만은 않았던 한해인 것 같다. 그래도 분명한 것은 ‘올해도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생각을 해볼 수 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이렇게 일 년 365일이 존재하고 반복된다는 것은 좋은 의미로 받아들인다면, 그것은 우리가 지나온 한해를 반성해보고 잘못된 부분들에 대한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해주는 기회를 제공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우리의 삶은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고, 그 속에서 인생의 회로애락을 경험하며 나이를 더해 간다. 만나서 설레고 기쁘고, 헤어져서 아프고 시린 감정들을 끊임없이 접하게 되는 것, 그것이 모여서 우리 인생의 파노라마를 채워가는 것 같다. 어쨌든 분명한 것은 우린 부모자식간이든 부부사이든 언젠가는 이별이 예정된 유한한 만남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의 모든 만남은 한시적 만남이기에 우리 삶에서 그 무수한 만남이 모두 의미 있게 다가오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과 공기처럼 항상 내 곁에 머물러 있을 줄만 알았기에, 언제나 이별은 우리에게 아픈 감정을 느끼게 하는지도 모른다.

 항상 나와 공존하리라 생각하며 우린 상대에게 무심히 상처 주는 말을 하고, 나를 위해 희생하는 사람들에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하지 못하다가 이별이 다가오게 되면 가슴을 치며 후회를 하게 된다. 한 해를 마감하는 시점에 새삼스럽게 이별을 생각해본 것은 역설적으로 올 한 해 동안 내 곁에서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시간을 가져보자는 취지이다. 내가 힘들고 괴로웠을 때 내 옆에서 나를 위로하고 격려해준 가족, 친구, 동료에게 오늘 전화라도 하여 ‘지난 한 해 동안 고마웠다. 내년에도 그렇게 내 옆에서 좋은 친구로 동료로 계속 있어주면 감사하겠다’고 그렇게 내 맘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그리고 그 만남 중에서 올 한 해 동안 정말 생각하기도 끔찍하게 나를 분노하게 하고, 나를 괴롭힌 사람들에 대한 정리의 시간도 필요할 것 같다. 그 사람만 생각하면 화가 치밀어 오르고 머리에 열기가 느껴질 정도라면 분명 나에겐 고통스러운 존재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알고 있다. 분노가 나를 지배하게 되면 먼저 그 분노의 불길이 나부터 태워버린다는 것을……. 그래서 우리의 내면에 이렇게 자리한 분노의 상대방이 있다면 올해가 끝나기 전에 먼저 정리를 해보자고 제안을 하는 것이다. 그 분노를 내가 품고 산다면 올해처럼 내년에도 난 불행하게 살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가 편히 살려고 그 분노를 추방해야 하지 않겠는가. 내가 먼저 악수를 청해보자. ‘그때 정말 내가 감정이 격앙되어서 그랬다. 다 내 불찰이니 서로 훌훌 털어버리자. 그리고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이렇게 화해를 청하면 상대방도 마음을 열지 않겠는가! 설령 상대방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해도 최소한 내 맘은 편하지 않을까! 이렇게 하고 나서 그래도 내 맘에 앙금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면 그 분노를 내 마음에서 꺼내어 ‘용서의 용광로’에 사진을 버리듯이 던져버리고 태워버리자. 한 점 감정도 남아있지 않을 때까지 머릿속에서 꺼내어 용광로에 던져버리는 것이다. 그렇게 정리를 하고 차분하게 내년을 맞이하자는 것이다.

 또 하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자신만을 위해서 사는 삶이 아니고, 우주적 관점에서 또 다른 나 자신일 수 있는 소외받는 타인을 위하여 내 마음을 내어주는 봉사의 삶이라고 많은 현인들은 이구동성으로 말을 한다. 남을 위하는 것이 결국 자신을 위한 것이라고도 한다.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에서 잠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마음 한 켠을 내어 밝고 따뜻한 온기를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들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 나눌수록 커지는 것, 그것이 사랑의 본래 모습이지 않겠는가.

 항상 그래 왔듯이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욱 다사다난한 한 해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는 2014년을 설레는 마음으로 기대하며 차분하게 맞이할 준비를 하자. 새해 역시 분명히 우리의 영혼을 성숙게 하기 위한 신의 다양한 과제물들이 매일 매일 제시될 것이다. 우리는 그 과제물을 피할 수도 없고 피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하루하루는 신이 우리에게 주는 축복의 선물이기 때문이다. 즐겁게 미지의 세계를 맞이하면서 나와 그 길을 동행하는 여러 사람들과 서로 격려하며 사랑하며 가도록 하자. 올해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노력하면서 …….

 윤진식<노무사/법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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