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가마우지 경제
<한국은행과 함께 하는 시사경제> 가마우지 경제
  • 김민수 기자
  • 승인 2013.12.17 16: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반도체, 스마트폰, TV, 그리고 자동차. 이들 제품은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거나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주력수출품목들이란 공통점을 지닌다. 그런데 화려한 외양 이면에는 부정적인 측면에서의 공통점이 한 가지 있다. 핵심소재부품을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이 그것이다. 우리나라가 전자제품, 자동차 등의 수출을 많이 하면 할수록 역설적이게도 일본산 소재부품의 수입이 늘어나 대일무역적자는 악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곤 한다. 이렇게 우리가 처한 경제현실을 빗대어 가마우지 경제라 칭하고 있다.

가마우지 경제는 중국이나 일본 일부 지방에서 낚시꾼이 가마우지 새의 목 아래를 끈으로 묶어두었다가 먹이를 잡으면 끈을 당겨 삼키지 못하도록 한 후 목에 걸린 물고기를 가로채는 낚시방법을 우리 경제의 실상에 빗대어 표현한 용어이다. 이 용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80년대 말 일본의 경제평론가인 고무로 나오키가 '한국의 붕괴'라는 책에서 사용하면서부터이다. 당시 우리나라는 저달러, 저유가, 저금리의 이른바 3저 현상에 힘입어 유례없는 호황을 누렸으나 핵심소재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탓에 완제품을 아무리 많이 수출해도 정작 실익은 일본이 챙겨간다는 것이 핵심 내용이다. 가마우지 경제란 용어가 나온 지 20여 년이 넘게 흘렀는데 아직도 핵심소재부품의 일본 의존도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소재부품 부문 대일무역적자는 2000년대 들어서도 계속 늘어나 최근에는 연간 200억 달러를 상회하고 있는 실정이다.

반도체 공정의 필수소재인 감광재, 디스플레이의 반사방지필름 및 보호필름, 자동차의 고급기능에 필요한 각종 센서류 등 우리나라 주요 수출품 제조에 필요한 수많은 핵심소재부품은 대부분 일본산에 의존하고 있다. 만일 이들 소재부품의 수입이 중단된다면 우리나라의 완성품 생산라인도 자동적으로 멈출 수밖에 없는 것이다. 부품 국산화율이 98%에 이른다는 국내 일부 자동차업체의 주장도 알고 보면 부품업체의 상당수가 일본 부품사와 합작하거나 기술제휴를 한 것을 고려할 경우 다소 과장된 측면이 있다. 핵심기술은 여전히 일본에 기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국내 소재부품산업은 지난 2001년 '부품소재특별법' 제정 이후 정부지원이 본격화되면서 많은 발전을 이뤄왔다. 단순 규모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소재부품 수출액은 중국, 독일,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5위에 올라선 상황이다. 그러나 원천기술부족에 따른 대일무역역조는 여전히 약점으로 지적된다. 이러한 상황을 타개하고자 최근 정부는 2020년 소재부품 부문의 일본 추월을 위해 '제3차 소재부품 발전 기본계획(2013∼2016년)'을 발표했다.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소기의 성과를 거두길 기대해본다.

 

 <한국은행 전북본부 기획조사팀 과장 박의성> 

 <지난 주 정답 및 당첨자> 

 정 답 : ② 펀드

 당첨자 : 안길관 님(남원시 노암동), 최은화 님(전주시 덕진구)

 

 <이번 주 퀴즈>

 

  핵심소재부품을 일본에서 수입하는 탓에 완제품을 아무리 많이 수출해도 정작 실익은 일본이 챙겨가는 현상을 지칭하는 용어는 무엇일까요?

 

  ① 가마우지 경제 ② 가미가제 경제

 

 정답을 아시는 분은 한국은행 전북본부 이메일(jeonbuk@bok.or.kr)로 정답, 성명, 전화번호, 주소 및 우편번호를 기입하여 보내주십시오. 정답자중 2명을 추첨하여 소정의 기념품을 보내드리겠습니다. 당첨자는 다음 주 수요일 본 코너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