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농하고 싶은데 빈집에 대한 정보는 부족
귀농하고 싶은데 빈집에 대한 정보는 부족
  • 윤형섭
  • 승인 2013.12.15 14: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도시생활에 지칠 때면 숲과 흙냄새가 나는 농촌이 그리워진다. 친구들과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떠올린다. 각박한 삶에 지치고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은 누구나 한 번쯤 귀농을 꿈꾸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날 농촌의 현실은 그리 녹록하지 않다. 고향집을 지키는 어르신 대부분이 65세 이상으로 고령화 현상이 심각하고, 갈수록 늘어나는 부채와 빈집이 늘고 있다. 농촌 총각들은 결혼마저 힘든 지경으로 자연스럽게 다문화 가정이 늘고 있다. 이 같은 농촌 현실에도 반가운 소식은 농어촌 지역으로 귀농하는 인구가 늘고 있다는 것이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노후생활 대비와 도시생활에 염증을 느끼고 귀농을 희망하는 젊은 층들이 생업으로 농사를 짓기 위해 귀농을 선택하고 있다. 이는 고령화된 농촌에 활기를 불어넣고 자급자족하면서 여유로운 삶을 살아가는데도 안성맞춤이다. 최근 2년 동안 귀농 인구가 부쩍 늘고 있다. 작년 한 해에만 1만여 가구가 귀농을 택했다. 농림수산식품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지역별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곳은 경상북도로 나타났으며, 다음은 전라남도, 경상남도, 전라북도 순으로 지난해에 전북(1,238가구)은 전년대비 14.8%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도내 귀농 인구가 크게 증가한 이유는 수도권 중심의 유치홍보를 위해 수도권 귀농학교 운영, 귀농귀촌박람회, 귀농귀촌지원센터 및 서울센터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귀농 정착에 노력한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처럼 귀농귀촌 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정작 귀농인들이 도내 지역에 정착할 농가 주택을 찾기는 어렵다.

 귀농 시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살집을 구하는 것인데, 대부분 소자본을 가지고 내려오기 때문에 주거공간을 새로 건축하는 비용이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건축허가에 따른 절차도 복잡해 대부분 농촌지역의 빈집을 구입하려고 한다. 빈집을 구입해 번듯한 전원주택으로 고쳐도 되고, 집을 짓더라도 건물을 철거하고 신축만 하면 돼 비용절감은 물론이고 집을 지을 때 거쳐야 하는 법적인 절차를 거치지 않아도 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빈집을 구입해 전원주택으로 사용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사람은 많은데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빈집에 살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기에는 빈집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다. 현재 지자체마다 빈집정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담당 업무만을 하는 인력이 없는 상태이다. 다른 업무와 병행하며 담당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빈집 정보를 1년에 1~2번 취합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보니 빈집 정보가 맞지 않거나 유명무실한 지자체도 있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귀농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은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빈집에 대한 기초적인 정보를 얻고 매매나 임대 등의 실제 거래를 위해서는 수요자가 지자체 문의나 현장방문 등으로 빈집을 확인한 후 소유자와 개별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빈집을 구하기 어려워 여러 차례 방문해야 한다. 도시와 농촌을 오가는 시간과 비용 또한 만만치 않아 아예 임시 숙소를 마련하면서 빈집을 구하기도 한다.

 빈집을 살 때에는 확인할 사항도 많다. 부지가 농지에 지어져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지목이 대지인지 확인해 보아야 하고, 건축물이 등기가 되어 있는지, 그리고 지적도상에 도로와 현황이 일치하는지, 또 땅주인과 건물 주인이 다른 경우도 있어 꼼꼼하게 시간을 가지고 확인해야 나중에 생각지도 않은 난관으로 애를 먹지 않는다.

 앞으로도 직장인이나 은퇴자, 그리고 노후생활을 위해 농촌으로 회귀하는 현상은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이러한 귀농인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도록 일자리 정보, 고소득 작목선택 및 재배 교육, 빈집정보, 도내 지원정책 등 종합적인 정보 관리와 제공을 해줘야 한다. 특히 주거문제가 해소되지 않고서는 성공적인 귀농귀촌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도내로 귀농을 희망하는 예비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빈집에 대한 정확한 실태 조사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관리와 정보제공이 절실한 실정이다. 정확한 빈집정보 제공을 통해 도내 귀농이 더욱 늘어나기를 기대한다.

 윤형섭<대한지적공사 전북본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