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홍수 속의 빅 데이터(Big Data) 활용
정보홍수 속의 빅 데이터(Big Data) 활용
  • 김진태
  • 승인 2013.11.28 21: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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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009년 국내에서도 신종플루(H1N1)가 대유행했었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돼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결합한 새로운 종류의 출현으로 전 세계가 극도로 긴장했었고 이에 대한 백신이 개발되지 않아 상당한 혼란을 겪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미국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의사들에게 신종플루 발생에 대해 보고를 요청했고 접수된 사례를 중심으로 대처하는 방식을 택했었다. 그러나 발생 이후 보고에 따른 시간 경과와 대처에는 빠르면 1주, 대개는 2주 정도가 소요되었기 때문에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했었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구글은 유행병 발생빈도와 경로를 예측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자 독감에 걸렸던 환자기록을 근거로 4억 5천만개의 방대한 수학적 모델을 검토하였다. 막대한 데이터와 데이터 처리능력 그리고 통계적 노하우를 가지고 접근하여 특정 검색어의 빈도수와 여러 지역의 독감 확산간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것이었다. 그 결과 97% 이상의 높은 상관성을 가지는 검색어 45개를 찾을 수 있었고 이를 토대로 실시간으로 독감환자의 발생을 지역과 시간에 상관없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게 되었다. 환자 발생에 따른 진단과 확진, 복잡한 신고절차와 이에 따른 대처과정이 생략된 채 신속하고 정확하게 환자 발생과 확산경로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것은 그동안 축적되었던 빅 데이터 덕분이었다. 따라서 짧은 시간 안에 효과적인 대처가 가능해졌고 신속한 예방으로 환자 발생을 줄이게 됨으로써 국민의 건강과 보건에 기여할 수 있었던 것이다.

공중보건에 대한 놀라운 성과는 다른 분야에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 여행객이 증가하는 추세에서 값싼 항공권을 구매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은 매력적인 일이다. 여행객은 별다른 서비스차이가 없다면 되도록 저렴한 항공권을 구매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런 프로그램을 기존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개발함으로써 보다 많은 여행객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고 운영자 역시 막대한 이익을 창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는 식료품, 의류, 호텔, 콘서트, 중고차 등 다양한 품목들의 구매를 유도하는 사이트들이 올라와 있다. 소비자 개인에게 다소의 이익을 제공하면서 다수의 구매에 따른 안정적인 이윤창출은 상호간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갈수록 정보홍수 속에서 헤매게 될 우리의 생활에서 이처럼 데이터의 활용으로 그 혜택이나 놀라운 생활변화를 가져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 그런데 문제는 기록의 중요성을 간과한다는 것이다. 우리들 인생은 개인적으로나 공적으로나 여러 가지 유형의 기록과 밀접하다. 개인의 기록도 중요하고 의미 있지만 국가적으로 보관해야 할 기록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역사적으로 가치 있는 사료는 물론이거니와 최근의 기록도 마찬가지다. 또한, IT발달로 개인의 정보뿐만 아니라 방대한 자료의 축적과 이용 가능한 기회가 늘고 있다. 도시광산이라는 말처럼 폐기처분된 가전제품에서 희귀광물질을 추출해내는 산업분야가 관심을 끌고 있듯이 데이터중에서도 사회가 정보를 새로운 방식으로 활용해 유용한 통찰을 얻어내거나 가치 있는 재화 도는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의미하는 빅 데이터의 활용은 최근 가장 뜨거운 화두이기도 하다. 행정분야에서도 이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우리의 건강과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을 감안할 때 보건환경분야에서의 활용가능성은 매우 의미있다. 이는 앞서 미국에서의 신종플루 대처에서도 드러났듯이 국내에서도 일선 병원에서의 발생환자에 대한 의사의 검진과 이후 시료발송과 확진 이에 따른 질병관리본부로의 보고 등 복잡한 행정절차를 거쳐 그 결과를 질병관리본부가 발표하는 것은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신속하고 정확한 보고와 대처가 필요한 보건환경분야에서 빅 데이터를 활용한 개선방안 마련은 시급하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을 비롯해 새롭게 출현하는 질병에 대처하는 방법은 전세계적으로 스마트폰 보급률이 가장 높은 국가에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상에서의 효과적인 방안마련이 더욱 적절할 것이다.

첨단기능을 장착한 최신형 자동차가 있어도 면허가 없거나 운전이 미숙하면 즐거운 운전보다는 사고발생 가능성이 크기에 오히려 없느니만 못한 것처럼 데이터에 대한 올바른 관심과 활용에 대한 고민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무관심하게 지나치면 쓸모없는 폐기물에 불과하지만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면 가치 있는 물질을 추출해낼 수 있는 것처럼 데이터 활용도 비슷하다. 자기 분야에서 가치있는 결과를 유도해낼 수 있는 고민과 관심을 가지고 현재의 업무와 연관시키는 노력이나 아이디어가 필요하기에 전라북도에서도 지속적으로 빅 데이터 활용방안에 대해 고민하면서 도민을 위한 효과적인 방안마련 공모를 시행하고 있다. 전라북도민들의 안전한 보건과 쾌적한 환경정책을 위한 다양하고 적절한 제안이 있기를 기대해 본다.

김진태<전라북도 보건환경연구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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