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마을 10경, 전북 10대 탄소산업
한옥마을 10경, 전북 10대 탄소산업
  • 송하진
  • 승인 2013.11.20 16: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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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 이른 겨울바람이 불던 한옥마을에 사계절이 펼쳐졌습니다. 전주 한옥마을의 아름다운 풍경이 그림이 되어 오목대길에 걸렸습니다. 기린토월, 한벽청연, 남고모종 등 예부터 익숙한 풍경에 은행로 실개천의 운치를 담은 행로청수, 자만 마을에서 들리는 옛 이야기를 뜻하는 자만문고, 향교에 내리는 빗소리를 멋지게 표현한 교당낙수 등 새로운 모습들도 더해졌습니다.

지난 8월부터 3개월간 송산, 백당 선생 등이 화폭에 한옥마을을 담았고, 소설가 이병천 선생은 시적 표현을 붙여 멋을 살렸습니다. 시인인 김용택, 안도현 선생 등 몇 분은 문학적 감수성을 발휘해 선정에 큰 도움을 주었으며, ‘한옥마을 10경’이라는 이름으로 한옥마을 길목 어귀에서 시민들과 만나게 될 것입니다.

한데 모인 한옥마을의 풍경을 바라보며 한옥마을을 이끄는 힘의 근원이 무엇인지 새삼 느꼈습니다. 한 해 관광객 500만 명이 찾아오는 한옥마을이라는 지역브랜드의 힘은 특별한 데에 있지 않습니다. 한옥마을을 구성하는 풍경, 역사, 사람, 정서 등이 자연스레 조화를 이루고 그것이 시대적 흐름과 잘 맞아떨어진 덕분입니다. 어떤 것이, 또는 누군가가 더 낫고 뛰어나서가 아니라 각각의 요소들이 어우러져 힘을 발휘한 게 한옥마을의 매력이 된 것입니다. 그야말로 상생의 철학인 ‘화이부동’이 잘 실현된 상징적 공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최근 전주의 탄소산업이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선 유일하게 독자적으로 탄소섬유 기술을 개발했고, 효성·GS칼텍스·현대성우 등 대기업도 3곳이나 전주와 손을 잡았습니다. 얼마 전에는 인도에까지 탄소시장개척단이 다녀와 기대감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탄소산업은 전주, 나아가 전북을 대표할 성장 동력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탄소산업이 전주의 것으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는 생각입니다. 또, 전주만으로는 그 힘을 크게 발휘할 수도 없습니다. 탄소산업은 다양한 산업을 잇는 ‘산업의 고리’ 역할을 하는 산업입니다. 따라서 그 분야의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만으로도 다른 산업에 전방위로 영향을 줄 수 있지만, 또 혼자서는 더 큰 부가가치를 창출하기 어려운 산업입니다.

탄소섬유는 자동차, 기계, 조선, 항공, 스포츠 산업 등과 결합하면 부가가치가 최고 230여 배까지 치솟는데, 이들 산업의 대부분은 전북의 주력산업과 연관성이 매우 큽니다. 탄소산업과 전북 성장 동력 간의 시너지 효과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즉, 탄소산업은 전주를 넘어 전북의 100년 먹거리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과 가능성을 갖춘 산업인 것입니다.

한옥마을의 여러 풍경과 정서가 모여 한옥마을만의 아름다움과 매력을 창조했듯 전주의 탄소산업도 전북의 산업들과 결합해 굳건한 성장 동력으로 커 나갈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전주의 탄소 R&D를 뿌리로 군산·완주의 자동차, 새만금의 풍력·조선·태양광, 익산의 LED 및 인조흑연산업, 정읍의 방사선융합기술, 김제의 농기계 산업, 남원 등 동부권의 스포츠 산업 등으로 그 가지를 활기차게 뻗어나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전주시는 이미 이러한 생각을 ‘탄소산업 2030미래비전’으로 제시하고 탄소산업을 중심으로 전북의 10대 산업을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2030년에는 탄소산업을 통해 200개사의 탄소융합업체를 유치하고, 2만 명의 고용을 창출하며 연관 산업 연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놓았습니다.

지역의 발전에는 그 발전을 선도하는 곳이 있기 마련입니다. 전북에서는 전주가 그런 역할을 해야 할 것입니다. 하지만, 또 전주만 우뚝 서는 것도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각 지역의 장점과 특성을 살리면서 공동성장을 모색할 때에, 번영도 발전도 더 긴 생명력을 지니게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역사, 문화, 인간, 생태가 어우러져 오늘의 한옥마을이 되었듯 각 지역의 특성개발을 이루고, 탄소산업을 바탕으로 전북의 경제·산업이 고루 성장하는 내일이 오길 기대합니다. 탄소산업이 든든한 뿌리가 되어 모두가 힘이 넘치는 미래를 만들 수 있기를 마음 깊이 꿈꿔봅니다.

송하진<전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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