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발전 위한 인사·예산 정책 절실하다
국가균형발전 위한 인사·예산 정책 절실하다
  • 김윤덕
  • 승인 2013.11.15 16: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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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풍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잠시 선보이더니, 금세 낙엽으로 흩어져 가을바람에 나뒹굴고 있다. 사계절이 뚜렷하고 삼한사온이 특징이라던 우리나라 기후가 이젠 ‘덥다’ ‘춥다’ 딱 두 가지로 나뉜다는 우스갯소리도 심상치 않게 들린다.

 추위를 느끼게 하는 건 날씨 뿐만이 아니다. 박근혜 정부 출범 첫해부터 시작된 공안정국의 한파 역시 매섭게 몰아치고 있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만족하는 사람의 수가 줄어들고 있다. 이렇게 된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특정지역 편중과 과거회귀형 인사 문제가 한몫했다는데 대다수가 동의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당선 다음날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왔던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겠다. 모든 지역과 성별, 세대를 골고루 등용해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다짐은 아직 실행되지 않고 있다. 대탕평은 커녕 청와대 특정지역 인사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4대 권력기관 고위직 41%가 특정지역 출신으로 알려졌다.

 인사편중은 정부의 예산편중 문제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지난주 마련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정부의 지역 불균형 예산집행 내용을 지적했다. 2012년 집행예산에 대한 정책질의를 통해 그동안 잘못된 부문을 조목조목 집중하여 추궁한 것이다.

 우리나라 헌법 제122조에서는 ‘국가는 국토의 효율적이고 균형 있는 이용·개발과 보전을 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현 정부가 과연 헌법 취지에 맞게 예산배분과 집행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MB 정부 시절부터 꾸준히 제기된 지역편중 논란과 영호남의 예산정책 차별이 현재 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몇 가지 사례를 들자면, MB 정부의 지역개발사업인 ‘30대 선도프로젝트’의 세부 신규사업 34개 중 15개가 영남지역에 배정돼 전체 사업비 절반에 가까운(47%) 23조 3,819억원이 배정됐다. 이에 반해, 호남권은 3개 사업에 1조 5,104억원으로 사업비 총액 3%에 불과했다. 2013년 예산기준으로 영남권 선도사업은 총사업비 3,463억원에 국비지원은 1,154억원인데, 호남권은 총사업비 1,986억원에 국비지원은 661억원으로, 국비지원 규모만 놓고 보면 호남은 영남의 절반(57%) 수준에 불과했다. 그런데 더 가관인 것은 이 같은 현황을 좀 더 구체적으로 파악하려고 ‘시도별 국가보조금 집행실적’에 대한 자료제출을 요청했더니, 기획재정부가 ‘공개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관련내용을 정리하고 국회에 보고하도록 스스로 시행령에 명시한 내용임에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자료를 공개할 수 없다는 경제부총리의 답변에 화가 나 큰소리를 낼 수밖에 없었다. 호통을 치고 나서 “기재부가 법과 원칙,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기준을 가지고 떳떳하게 지역별 예산배정을 했다면 불필요한 논란의 소지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시도별 국고보조금 집행내역만 봐도 지역편차는 확연히 드러난다. 문체부의 최근 4년간 시도별 국고보조금 총 2조 7천억원 가운데 대구경북지역이 21%를 차지했다. 국토개발은 정치적 이해관계가 아닌, 효율과 균형 차원의 예산배분을 통해 진행되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필자가 적극 추진 중인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 계획수립’은 반드시 필요한 국가사업 중 하나이다.

 서부내륙권 광역관광개발 계획은 그동안 문화부 차원의 광역개발 사업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전북과 충남을 연계해 추진하는 것이다. 이 사업의 성사를 위해 누구보다 앞장서 발로 뛰고 있다. 올 초에 전북과 충남 담당국장과 관련 전문가를 국회로 초청해 가능성을 타진했고, 최근에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 등을 직접 만나 이 사업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문화부도 이 사업의 필요성에 공감해, 내년도 연구 용역비로 4억원을 반영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기재부가 ‘신규사업 불가’라는 반대 입장을 보여 현재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이다. 문화 분야에서 남다른 자원과 잠재력을 갖춘 전북으로써는 문화균형발전을 위해 더 큰 목소리를 내고 고민을 집중해야 한다. 그 고민과 노력의 중심에 함께 서서 전북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는 데 온 힘을 다 쏟고자 한다.

 김윤덕<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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