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를 이해하기 위해 일터로 가라
부모를 이해하기 위해 일터로 가라
  • 소인섭 기자
  • 승인 2013.10.24 16: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주말이면 나는 부모님을 돕는다. 농사를 지으시기에 일손이 부족하면 도와야 한다. 그 중에 비료를 옮기는 일은 주로 내가 맡는다. 트럭 위에서 쌓여있는 비료를 한 포대씩 아래로 전달하면 되는 일인데, 쉬운 일처럼 보이지만 20kg 포대 수십 개를 혼자 옮기는 일은 정말 뻐근하다. 

이렇게 내려 보낸 비료는 어머니를 거쳐 아버지 등에 있는 비료 기계로 들어간다. 이렇게 비료를 채우고 나면 아버지는 논두렁을 이리저리 돌아다니시며 논바닥에 비료를 뿌리신다. 벼 이삭이 나오면서 소모되는 영양분이 바로 비료이다. 이렇게 일을 하다 힘들면 비료 포대 위에 누워 눈을 감아보지만 강렬한 햇빛 때문에 힘들었다. 눈을 떠서 보니 논 모양이 각양각색이다. 직사각형의 논이 가장 많지만, 삼각형이나 원형, 마름모꼴 등의 논도 있다. 트럭 위에서 보는 들판은 정말로 넓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나는 눈으로 볼 수 있었다. 바람이 지나가는 방향에 따라 벼가 흔들렸다. 어머니는 적군이 벼 사이로 숨어서 들어오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하며 웃으신다. 하지만 나는 소형 육식 공룡이 사냥을 하기 위해 숨어서 움직이는 것 같다고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

벼가 자란 모습을 보니 모내기하던 때가 생각이 난다. 논바닥에 있는 모판을 어머니가 내게 주면 그 모를 논둑에 있는 누나에게 던져 주었다. 누나는 삐뚤어지거나 모가 밖으로 튀어나온 것을 가지런히 하여 모판이 겹치지 않게 펴놓는 일을 맡았다. 온통 진흙이라서 넘어져 옷이 몽땅 젖기도 했다.

집에 올 때는 꼭 트럭 짐칸에 탄다. 어머니는 혼자 타기 싫어하는 나를 위해 같이 타신다. 그리고 누나하고 내가 일을 도와줘서 고맙다고 말씀도 하셨다. 나 역시 이렇게 도와드릴 수 있어서 즐거웠고, 또 보람을 느꼈다. 몰랐던 것들을 많이 아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부모님 일터에 나와서 일을 해봐야 안다. 얼마나 그분들이 어렵게 우리를 키우고 가르치는지 말이다. 그리고 땀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음도 알았다. 우리 가족은 논에서 하나가 되곤 한다. 오히려 집에서보다 더 잘 뭉친다. 가끔씩 부모님 일터에 가보면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고,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삶을 이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흥덕중 1학년 김성진

<강평>

부모님의 농사일을 도우면서 느낀 바를 적은 글이다. 논술이라기보다는 수필이다. 수필이든 논술이든 자신이 드러내고자 하는 내용을 표현한다는 점에서는 같다. 부모의 일터에서 일을 하고나서 느낀 점을 바탕으로 서로를 이해하기 위해서 일터로 나가보자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주제는 매우 신선하다. 그런데 어휘의 적절성이 부족해 보인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서를 많이 해야 한다. 또 분명하지 않은 단어는 꼭 사전을 찾아 확인하는 습관을 갖는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김 판 용(시인·흥덕중 교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