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와 몽돌파도는몽돌의 지난 날을 생각하고몽돌은억겁의 인연을 생각한다갈 사람은 가고 남을 사람은 남았다 디카시 = 정성수 시인
의자회전의자가 아니라고 투덜대지 마라빈 의자는 주인이 있지만비어있는 의자는 주인이 없다앉으면 당신의 의자다 디카시 = 정성수 시인
빨래집게저것은 게의 엄지발절명의 순간까지 물고 늘어지는 입 다물고 있어도할 말이 많은 지구를 들 수 있다는 외침 디카시 = 정성수 시인
버팀목험한 세상그대가 있어 버틴다믿는 것은 오직그대 뿐너는 나의 운명 디카시 = 정성수 시인
안경전에는 미래가 불투명해서 안경을 꼈다요즘은 사는 것이 두려워서 안경을 낀다눈 위에 눈을 달고 세상을 바라 봐도제대로 보이는 것은하나가 없다 디카시=정성수 시인
넝쿨 장미담 너머에 뭐가 있어떼거리로월장 하는지궁금해서 목을 늘여 봤더니붉은 입술 하나 있었네 디카시=정성수 시인
고층 아파트구름 한 장으로 여름을 지나는 고층 아파트는발코니가 남쪽이다거실은 해바라기처럼낮에는 고개를 들고 밤에는 베개를 벤다 디카시 = 정성수 시인
고물눕지 말고 일어나라자전거야너는 고물이 아니다달리면 살고누우면 죽는다 디카시 = 정성수 시인
산당화산당화 피면 오신다던 그대는소식조차 없다 산당화 지기 전에그대에게코뿔소처럼 돌진하고 싶다 디카시 = 정성수 시인
모자겉과 속이 다르지 않으면 좋겠어 감투가 아닌생각을 따뜻하게 하는삶을 염려하다가 죽어도 좋을 오늘도 못 하나에 안식을 맡기는 그런 디카시 = 정성수 시인
얼굴하나 같이 정지 화면이다웃지 않고 화내지 않고 찡그리지 않고모두가심각하지 않아 다행이다 영원히 늙지 마시기를 디카시 = 정성수 시인
마스크말하지 말라고 먹지 말라고 숨 쉬지 말라고마스크가망사형 밸브형은 물론 코스크 턱스크는No라고세상의 입들을 철가리 했다 디카시 = 정성수 시인
갈비당신의 갈비 한 대 뽑아 주신다면밤새도록가슴에 품고 잠들겠어요사랑은죄가 되지 않겠지요 디카시 = 정성수 시인
할미꽃할미꽃이 말했지모르면 입 다물고 있으라고까불면 다친다고세상 물정 모르는 나에게할머니처럼 말했지 디카시 = 정성수 시인
반려견산책을 하고 주인의 품에 안겨 잠드는개를인간들은 반려견이라고 부른다 나도 누군가의반려견이 되고 싶다 디카시 = 정성수 시인
목련 우리 집에 목련이 피었소 당신은 아직도겨울인가요목련 지기 전에 얼굴 한 번 봅시다 디카시 = 정성수 시인
꽃신 할머니가 산에 가실 때 벗어 놓고 가신신검정고무신에꽃이 피었다적막하다 향기 없는 꽃 디카시 = 정성수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