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 주자들의 행보는…문재인 적극 도울까
탈락 주자들의 행보는…문재인 적극 도울까
  • 뉴스1
  • 승인 2012.09.16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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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후보가 16일 민주통합당 18대 대통령선거 후보자로 공식선출되면서 탈락한 주자들의 향후 행보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경선과정에서 빚어진 후보들 간의 갈등이 경선이 끝났다고 해 금방 봉합될 것 같지 않아 보이는 탓이다. 이번 경선과정에서는 '비문(非文, 비문재인) 후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이는 경선 내내 1위를 차지해온 문재인 후보를 제외한 정세균, 김두관, 손학규 후보(기호순)를 통칭하는 말이다.

감정의 골은 깊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를 위해서라도 후보들은 문 후보를 중심으로 뭉칠 수밖에 없다는 게 당내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만약 관례대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지 않고 이탈한다면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이미지가 생길 수 있고 이는 탈락한 후보자의 정치 인생에 오점으로 남을 수도 있다.

야권이 대선에서 패배했을 경우 비난의 화살을 면키 어렵다는 점 또한 탈락한 후보자들이 형식적으로라도 문 후보의 선대위에 참여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을 싣는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조사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문 후보가 격식을 갖춰 선대위 지원을 요청하면 비문후보들로서는 거부할 명분이 크지 않기 때문에 다들 공동선대위원장으로 참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실장은 "문 후보는 특정 진영에 갇혀 있는 사람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이걸 깨기 위해 비노인사에 대한 선대위 차원에서의 배려나, 집권하면 내각에 비노 인사들을 내각 등에 대거 중용하게 하는 내용을 밝힐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초부터 1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던 문 후보도 경선 후를 의식해서인지 경선 과정 내내 갈등의 봉합, 단결과 화합 등을 강조해왔다.

이날도 문 후보는 연설을 통해 "내가 후보가 되면, 모든 계파를 녹인 '용광로 선대위'를 만들겠다. 시민사회도 함께 아우르겠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일전에도 "친노라고 지칭되는 사람 중심으로 캠프를 구성하면 폭이 좁다는 이미지를 줄 것"이라며 비노(非盧, 비노무현)진영인사를 비롯한 다양한 세력을 캠프에 영입할 것임을 밝힌 바 있다.

문 후보가 손을 내밀고 있는 만큼 탈락한 후보들은 일단 경선 종료 이후 문 후보를 중심으로 꾸려지는 선대위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김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어떤 결과가 나오든 깨끗이 승복하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경선 승복 등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흩어지면 패배하고 뭉치면 승리한다"고 말해 후보자가 정해지면 힘을 합쳐야 한다는 뜻을 보였다.

정 후보측과 김 후보측 인사들에 따르면 이들 후보들은 경선 후 정권교체를 위한 역할을 맡을 의사가 있다고 한다. 선대위 참여를 제안받으면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 후보의 경우는 비문 후보와 문 후보 사이를 중재하는 역할을 할 것이고 김 후보는 선대위에 합류해 본인의 역할을 찾은 뒤 어떻게든 정치력을 보이려고 노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만 손 후보에게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보는 시각이 많다. 손 후보는 경선 과정에서 세 후보들 중 문 후보와 당 지도부 등에 대한 비판의 강도가 가장 셌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후보와 정 후보가 공세를 잠시 멈췄을 때도 손 후보는 지속적으로 당 지도부 등에 대한 비판을 계속했다. 손 후보측 인사는 "아직 손 후보가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시간이 조금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친노측의 한 인사는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 본인이 죽는 것"이라며 "다른 후보들은 무난히 승복하겠지만 손 후보는 그동안 높은 비판수위를 보였던 만큼 선대위 합류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비문 후보들은 모바일 투표가 당심과 민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고 문 후보측에 유리하게 설계된 경선방식이라며 경선과정 내내 문제를 제기해왔다. 첫 지역순회 경선인 제주(8월25일) 경선 당일날부터 터져나온 불만은 다음날 치러진 울산(8월26일) 경선 보이콧으로 이어졌다. 당 지도부는 비문 후보 참석 없이 경선을 진행했다.

모바일 투표에서 불거진 갈등은 당 지도부에 대한 성토로도 이어졌다. 당 지도부가 문 후보에 특혜를 주는 것같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때부터는 당내 패권주의와 계파정치 문제까지 거론됐다.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다.

특히 김 후보와 손 후보측에서 이같은 반발이 거셌다. 반발은 경선 막바지까지도 계속됐다. 손 후보는 "짜여진 각본, 감동 없는 경선, 부실한 경선관리로 축제가 돼야 할 민주당 경선에 (당 지도부가) 찬물을 끼얹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이 마이너리그로 전락한 것은 당의 오만과 무능, 분열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전날 경선에서 "모바일 선거의 희생자는 손학규, 정세균, 김두관이 마지막이어야 하며 계파정치도 영원히 사망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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