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원장은 앞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선출된 후 며칠 내로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번 주 중 안 원장의 출마가 공식 선언될 것이란 전망이다.
안 원장과 문 후보 간 단일화 방안으로는 큰 틀에서 △경선 △여론조사 △정치적 합의 등이 우선 꼽힌다.
일반적인 방식인 경선의 경우 경선룰을 두고 다양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 여론조사도 넓게 보면 경선의 한 방식이다.
양 측이 경선에 합의한다면 민주당이라는 든든한 조직이 뒷받침하고 있는 문 후보의 경우 조직력을 발휘해 선거인단 모집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선거인단 투표 또는 모바일 투표를 우선적인 전략으로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단일화 경선을 치렀던 박원순 후보는 박영선 민주당 후보를 맞아 선거인단 투표 방식으로도 이겼지만, 전국 조직이 총동원되는 대선에서는 바람만으로 민주당의 조직을 뚫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문 후보와 민주당은 대선 후보 지지율 경쟁에서 10%포인트 내외의 격차를 유지할 경우 조직력을 발휘해 안 후보와의 경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안 원장의 지지율은 위기가 오면 흔들리는 '실체없는 인기'가 바탕"이라며 "정당정치 체제에서 당 없이 승리할 수 있다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우위를 보여온 안 원장은 전체 국민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여론조사 방식이 유리하다고 보는 분석이 많다. 여론조사 방식은 지난 2002년 노무현 후보와 정몽준 후보 간 단일화 경쟁에서 사용됐던, 이른바 '노무현 방식'이다.
양측은 향후 본격적인 단일화 협상 시기가 닥쳐 오면 어떤 방식을 택할지를 놓고 벌이는 '룰 협상'에서 치열한 기싸움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기성 정치권과의 차별화를 강조하고 있는 양 측은 모두 현재로서는 대외적으로 원만한 결론을 도출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 협상에 들어가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
양 측과 가까운 인사들 가운데에는 일단은 두 사람이 어느 순간이 오면 정치적 타협으로 단일화를 이룰 것이라고 기대하고 사람들이 많다. 추상적이고 불완전해 보이는 방식이지만 서로 간 신뢰를 바탕으로 '원샷'에 결론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최근 민주당으로부터 선대위원장직 제안을 받은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여론조사 지지율 등을 따지는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것을 상상하겠지만 그런 단일화는 최악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며 "후보 간 담판을 하는 것이 최고라고 본다"고 말했다.
안 원장과 가까운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단일화는 무조건 된다. 그것도 아주 쉽게 된다.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며 "두 사람이 협의에 나서면 둘 다 납득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합의할 수 있고, 이 경우 반대쪽은 무조건 수긍할 것이란 믿음이 서로에게 있다"고 말했다.
서로 상대방의 양보를 전제로 한 듯한 이러한 희망적인 기대와는 달리 안 원장 측 인사로 꼽히는 민주당 송호창 의원은 "(담판 방식으로 안 원장이 박원순 시장에게 후보를 양보한)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와는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말해 이미 단일화 방식을 둘러싸고 말이 엇갈리기 시작했다.
다만 어떤 방식이 됐든 안 원장이 출만선언을 한다고 해도 문 후보와 안 원장이 곧바로 단일화 협상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이 양측의 공통된 반응이다. 양 후보가 함께 대선 열기를 띄운 뒤 대선을 앞둔 결정적인 순간에 단일화를 이룸으로써 그 효과를 극대화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지율이 안정적이지 못한 문 후보는 대선 후보 선출 이후 컨벤션 효과를 더욱 확산시키면서 안 원장의 지지율에 맞설 수 있는 시기를 포착해 단일화 협상에 나서려 할 것으로 보인다.
문 후보 캠프 이목희 공동선대본부장은 "대선 후보로 확정된 문 후보가 인기몰이를 할 것이고, 안 원장도 각자 활동하면서 추석 이후 10월의 정치지형도를 다시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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