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 공정사회로 가는 길이다
윤리, 공정사회로 가는 길이다
  • 왕태형
  • 승인 2010.11.15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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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저녁의 온도차가 멀쩡하던 몸을 움츠리게도 하지만, 새롭게 치장한 자연의 아름다움에 취해 이곳저곳을 찾다 보면 나도 모르게 위안과 생기가 돈다. 자국(自國)에 유리한 경제 질서를 만들기 위해 협상전이 치열했던 G20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고, 국가대표들의 명예와 우승을 건 도전에 온 국민들의 관심이 모아지면서 내일의 희망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만 가고 있다. 하지만, 단칸방에서 맞이해야 할 추위를 걱정하며 한 숨을 내쉬는 사람들이 우리들 주위에는 적지 않다. 공정사회의 건설과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는 우리로써는 이들에 대한 배려와 관심도소홀이 해서는 안 될 부분이다.



좋은 것, 맘에 드는 것, 편리한 것 찾기에 바빠

자신의 삶을 만들어 가는 매순간마다 도리(道理)와 상충하여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선택의 기로(岐路)에 자주 서게 된다. 설계한 삶의 목표에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는 험난한 삶 속에서도 윤리적인 행동이 동시에 수반되어야만 외톨이로 남지 않는다. 부자가 되려는 계획을 세우든, 영웅이 되는 꿈을 갖든 자신의 목적달성을 위해 남의 눈에서 눈물을 흐르게 하는 행동은 어떤 상황에서도 용납되지 않으며, 패인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아름답고 만족한 삶이란 무엇일까? 남을 위해 나를 낮추는 삶이다. 앞을 못 보는 사람이 밤에 물동이를 머리에 이고, 한 손에는 등불을 들고 길을 걷다가 지나가는 사람과 마주쳤다. 그 사람은 “정말 당신은 어리석군요. 앞도 보지 못하면서 등불은 왜 들고 다닙니까?” 앞을 못 보는 사람은 “당신이 나와 부딪히지 않게 하려고요. 이 등불은 나를 위한 것이 아니라 당신을 위한 것입니다.” 이처럼 진실로 상대방을 배려하며 함께 하는 것처럼 당당하고 멋진 삶은 없다. 우리는 어떻게 살아왔으며, 어떻게 살고 있는가? 이득이 없으면 무관심이나 못마땅한 표정을 거침없이 내비치고, 좋은 것, 맘에 드는 것, 편리한 것을 찾기 위해 많은 시간을 소비하면서도, 그것이 누군가의 배려와 희생이 있기에 가능하다는 당연한 진리는 까마득히 잊은 채 살지는 않았는지 되짚어 보자.



배려, 공정사회를 만드는 틀이다.

요즘 기업에서 인력을 채용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가 인성이다. 효율적이며, 능률적?진취성을 지닌 명석한 두뇌의 지식인들은 대학에서 수없이 배출을 하고 있지만, 가슴으로 실천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그리 많지 않아서다. 남을 위하는 것이 최종적으로 나 자신을 위하는 길임을 잘 알고 있지만, 나를 챙기기에도 시간이 부족하여 핑계를 대고 변명하기에 급급할 때가 많다. 미국 최대의 에너지회사 '엘론'(enron)은 한때 부유함의 상징이었지만, 회사의 도덕성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수치와 파산의 대명사로 바뀌었다. 외면의 화려함과는 달리 내면의 거짓과 탐욕이 결국 회사를 몰락의 길로 들어서게 한 것이다. 안티사이트의 출현이 늘어가고, 윤리경영을 요구하는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날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기업들의 분식회계가 사회적 문제화 되고, 정리해고와 소득격차 확대 등에 따라 기업에 대한 반감이 깊어지면서 법적문제가 없는 경영활동도 국민정서와 충돌할 경우에는 여지없이 지탄을 받게 된다. 이런 현실은 기업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며 개인, 단체도 마찬가지여서 “나”의 생활이 만족하더라도 “우리”에 부합하지 못하면 언제든 도태(淘汰)되는 새로운 환경이 만들어 진 것이다. 한 때는 영웅으로, 신지식인으로 불리며 사회에서 선구자의 역할을 자임했던 사람도 도덕성을 의심받아 국민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지탄을 받는 일은 윤리가 얼마나 소중하면서도 무서운가를 일깨워 준다. 이웃을 돕고 배려하는 것이 기득권을 버리지 않고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수단이 된다면 우리에겐 희망은 없다. 윤리가 상식이 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드는 기본 틀이 되어야 한다. 힘없고 돈이 없어도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고, 약자에 대한 배려와 강자에 대한 견제, 법과 원칙,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공정한 사회다. 공정한 사회, 구호만 외친다고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승자에게 축하를 보내는 것 못지않게 패자에게 위로와 위안의 따뜻한 말 한마디가 더 필요할 때이다.

산천(山川)이 단풍으로 물들어 우리 강산이 너무도 아름다운 계절이다. 따스한 우리들 마음이 더해져 아름다움이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행동으로 실천을 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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