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 6주째…환자 ·의사·의료 근로자 함께 지쳤다
의·정 갈등 6주째…환자 ·의사·의료 근로자 함께 지쳤다
  • 최창환 기자
  • 승인 2024.03.28 1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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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후 3시께 전주시 한 종합병원 로비가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nbsp; &nbsp;이수훈 기자<br>
전북도민일보 DB.

의·정 간 갈등으로 6주째 의료대란이 이어지면서 환자와 의사, 의료 근로자 모두 높은 피로도에 시달리고 있다.

환자는 환자대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의료 갈등에 속앓이를 계속하고 있고, 상급종합병원을 지키는 소수의 의료진들은 응급실과 병동을 오가면서 온종일 환자 돌봄으로 지쳐가고 있다. 여기에 아픈 환자들의 고통과 위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는 간호사들 역시 기본 업무량이 두 세배 이상 늘면서 극한 피로감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업무 직원들과 현장 근로직들 역시 병원 매출 감소 등으로 야기되고 있는 경영 악화 등을 지켜보면서 언제라도 급여가 중단될 수 있다는 압박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전북대·원광대학교 병원을 포함한 도내 상급종합병원 매출은 지난해와 비교해 하루매출이 수억원 정도가 줄어들면서 각 병원당 100억원대 이상의 마이너스 통장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28일 오전 10시께 전북대학교병원을 찾았다. 본관 1층부터 외래 접수하려는 시민들로 북적였다. 본관 1·2층 검사실에는 입원병동부터 병상환자를 분주하게 움직이는 등 의료진들의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보였다. 수술과 진료를 마친 의사들의 안색도 지칠대로 지친 상태였다. 수 차례 병상을 이송한 뒤에서야 잠시 의자에 앉아 한숨을 돌리는 의료 종사자가 목격되기도 했다.

신병수 전북대의대 비대위원장은 “내달 1일부터는 주 52시간 준법 진료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렇지만, 중증환자와 응급환자를 위한 외래를 안 볼 수가 없어 고민이다”며 “28일 오후 5시 진료시간 축소 전 각 과별로 응급 중증환자들 수술 계획 등을 전면적으로 검토한다. 환자 진료와 관련된 의료진들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자리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병원내 응급 중환자실 등에 근무하는 간호사와 직원 등 의료진들의 업무량도 과부화 상태로 엿보였다. 간호사와 직원 등 의료진 모두 초죽음 직전의 모습을 나타냈다. 간호사 A씨는 “일반 병원에서 상급종합병원으로 진료 의뢰를 해도 초진과 진료자체가 거부돼 매일 매일 난처한 상황이 계속된다”며 “최대한 환자분들을 달래거나 불만을 표출하시는 환자분들에게 안내해 주다가 말이 막혀 막막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 병원 전문의 B씨는 “보통 오후 6시부터 다음날 7시까지 응급실 당직을 서고 나서 다음날 쉬지도 못한채 병실 환자를 봐야된다”며 “중환자실의 경우 교수들이 계속 교대로 유지해야 되는 상황이라 언제 쓰러질지 모르는 상황이다. 각 과마다 업무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북대학교병원 등 전국의 상급종합병원내 전문의와 전임의(교수) 등이 내달 1일부터 주 52시간 근무 도입을 주장하면서 병원 진료와 수술 축소 등이 초래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환자들의 대기 일정이 지연되거나 더 미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암환자나 위중증 환자들의 큰 피해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최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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