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 이수종과 아름다운 고택 아원의 만남 ‘이수종의 도예세계가 당도한 곳’
도예가 이수종과 아름다운 고택 아원의 만남 ‘이수종의 도예세계가 당도한 곳’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4.03.14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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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종의 도예세계가 당도한 곳 전시 일부/사진제공=아원고택

 도예가 이수종과 아름다운 고택 아원의 만남을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전통으로부터 흘러와 동시대에 이른 특별함이다. 완주의 숨겨진 자연과 한국의 건축미가 완벽한 달항아리와 만나 시끄러운 세상 속 이야기들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도록 명상의 길로 안내하기 때문이다.

 15일 오후 3시 오픈식부터 5월 26일까지 전북특별자치도 완주 아원고택에서 ‘이수종의 도예세계가 당도한 곳’이라는 타이틀로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평생 흙을 만진 도예가가 꿈꾸어 온 물아일체의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

 1948년 생인 도예가는 청년 못지않은 왕성한 창작열과 한국 전통 도예에 대한 독특한 해석으로 세계적으로 알려진 작가다. 1980년대에 발표했던 점토 오브제를 비롯해 이후 특유의 감각으로 구축해 낸 분청사기, 한국미의 원형인 달항아리, 백자를 넘어 최근에는 회화와 드로잉까지 선보이면서 표현의 영역을 확장해 오고 있다. 그의 작품은 영국 빅토리아 알버트 박물관과 캐나다 왕립 온타리오 박물관, 일본 시가라키 도예의 숲, 대만시립미술관, 중국 국립미술관 등 세계 여러 나라의 유명 뮤지엄에서 소장하고 있다.

 그 중에서 이 작가의 달항아리가 더욱 독특한 이유는 두 개의 큰 그릇이 연결될 때 생기는 자연스러운 무늬를 의도적으로 남겨뒀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 작가의 자유로운 영감을 담아낸 분청작품에는 청용의 해를 맞이해 용의 형상과 글씨가 표현되어 있는 점이 이채롭다. 오랜 숙련과 사유를 통해 탄생한 그의 도자기는 자유롭고 대담하다. 아이처럼 맑다. 흙과 싸우기 보다는 흙에 스며들어 물과 바람, 불로 일궈낸 그의 도자예술의 세계가 전하는 메시지가 묵직하다. 

 장동광 미술평론가는 “완주의 숨겨진 자연과 한국의 건축미가 현대성의 미학과 만나도록 고택의 아름다움을 재구성하고 있는 아원고택에서의 이번 이수종 도예전은 “피안의 가장자리”에 선 “도예의 다른 곶”을 보여주게 될 것이다”면서 “과거의 전통으로부터 흘러 와 현재의 당으로 흐르고 있는 한 도예가의 깊은 철학적 숨결을 우리들에게 전해주리라는 사실을 나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평했다.

 이 작가는 홍익대학교 공예과 졸업 및 동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 요업디자인을 전공했다. 1976년부터 국내 주요 대학 및 대학원 도예과에서 후학들을 양성했다. 1981년부터 현재까지 45여 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한국은 물론, 일본, 대만, 독일, 영국, 미국 등지에서 수차례의 초청전과 단체전에 참여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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