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안고원 명소 드라이브로 즐긴다
진안고원 명소 드라이브로 즐긴다
  • 진안=김성봉 기자
  • 승인 2024.01.25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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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진년 새해가 밝았다.

 희망과 도약을 상징하는 푸른 용의 해를 맞아 모두가 희망차고 한걸음 성장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하며 진안고원 보석같은 곳곳의 명소를 찾아보는 시간을 가져본다.

수선루 전경
수선루 전경

  ◇ 동굴 속 누각에서 바라본 섬진강 물줄기

 섬진강의 발원지인 데미샘에서 물줄기를 따라 내려오면 동굴 속에 짜 맞춘 듯 만들어진 누각 수선루를 발견할 수 있다.

 400년 전 수선루를 만든 송씨 4형제는 80세가 넘도록 아침저녁으로 수선루를 오르내리며 바둑을 두고 시를 읊었다고 한다. 이를 보고 풍경 좋은 곳에서 신선들이 논다고 하여 ‘수선루’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방문객들도 2층으로 올라 굽이 흐르는 섬진강을 보고 동굴에서 울리는 주변의 소리를 들으면, 잠시나마 사무실을 벗어나 시대를 거슬러 올라간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선루는 암석이 풍화작용으로 움푹 파인 구멍에 지어진 건축물이다. 타포니 지형으로 유명한 마이산을 방문할 계획이라면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수선루도 함께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최근에는 인기리에 종영한 MBC드라마 ‘연인’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찾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수선루는 자연과 조화를 이루고 독특한 외관을 보여주는 덕분에 2019년에 보물 제2055호로 지정된 바 있다. 

구봉산 구름다리
구봉산 구름다리

◇ 진안의 주요 명소를 잇는 구봉산

 아홉 개의 봉우리가 연달아 그림 같은 풍경을 그려내는 구봉산은 단풍으로 유명하지만 설경도 그에 못지않다.

 4봉과 5봉 사이에는 100m 길이의 구름다리가 놓여 있어, 이곳에 서면 마치 구름 위에 선 듯, 하늘을 걷는 듯 가슴 벅찬 기분이 든다.

 구봉산은 등산로로는 운장산, 운일암반일암 계곡을 형성하고 있는 명도봉과 이어지고, 시야를 조금만 멀리 두면 용담호까지 조망할 수 있어 진안군의 전망대 역할을 하고 있다.

 진안·무주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 중 하나인 구봉산은 식어버린 마그마가 풍화와 침식으로 깎여 지금의 모습을 갖췄다고 한다.

 가을에는 단풍으로 둘러싸인 구봉산 아래의 저수지에서 봉우리들의 반영을 볼 수 있으니 그냥 지나치지 말고 사진을 남겨보자.

 구봉산의 남쪽 기슭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아름다운 모양새를 갖추고 있어 전나무로는 처음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천황사 전나무’가 있다.

눈 덮인 용담호 드라이브 코스
눈 덮인 용담호 드라이브 코스

 ◇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용담호 드라이브

 진안에는 우리나라에서 다섯 번째로 큰 다목적댐, 용담댐이 생기면서 길이 약 64㎞의 호반 일주도로 드라이브 코스가 만들어졌다.

 봄에는 벚꽃과 철쭉이 도로를 수놓고, 일교차가 큰 늦가을 이른 아침에는 수면 위로 춤추듯 피어오르는 물안개가 몽환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내 사진작가들이 많이 찾는 출사지로도 유명하다.

 드라이브를 하다보면 민물 매운탕 음식점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민들이 내수면 어업허가를 받아 직접 잡은 동자개(빠가사리), 모래무지(마주), 붕어, 피라미 등 민물고기로 만든 신선한 어죽과 매운탕을 맛볼 수 있다.

 최근에는 호수 주변의 쉼터들을 아늑한 카페로 리모델링해서 용담호를 찾는 드라이버들에게 느긋하게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여유를 선사하고 있다.

마이산 탑사
마이산 탑사

 ◇ CNN도 반한 마이산 탑사

 폭풍우에도 무너지지 않는 각기 다른 크기와 모양의 80여개 돌탑들로 장관을 이루고 있는 마이산 탑사는, 미국 CNN 방송이 선정한 ‘한국의 가장 아름다운 사찰 33곳’에 포함된 바 있다.

 마이산이 자연이 만든 걸작이라면, 탑사는 인간이 만든 걸작이라고 할 수 있다.

 봄에는 석가탄신일의 연등이, 여름에는 마이산을 수놓은 주황빛 능소화와 폭포가, 겨울에는 거꾸로 자라는 역고드름이 탑사의 분위기를 더욱 신비롭게 만들어준다.

 또 탑사에서는 진안·무주 국가지질공원의 지질명소이자 단일 규모로는 세계 최대인 마이산의 타포니 지형을 선명하게 관찰할 수 있다.

어은공소 전경
어은공소 전경

 ◇ 안식이 필요한 모두에게 열려있는 어은공소

 19세기 천주교 박해가 심해지자 천주교인들은 산이 많은 진안으로 숨어 교우촌을 형성했고, 진안 최초의 어은동성당이 설립되었다. 도로변에서 3㎞나 골짜기로 들어갔으니 당시 사람들이 얼마나 절박하게 소신을 지키고자 했는지 느낄 수 있다.

 외관에서 이미 알아챘겠지만, 내부로 들어서면 일상에서 접했던 교회나 성당과는 다른 한옥식 구조가 더욱 눈에 띈다. 걸을 때마다 고요함을 깨는 나무 마루의 삐거덕거리는 소리는 세월의 깊이를 실감하게 한다. 한눈에 봐도 할머니 시절부터 있었을 것 같은 의자와 제대도 오래된 성당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고조시켜 준다.

 어은공소는 우리나라 초기 한옥 형태의 성당 건축 양식을 잘 보존하고 있는 건축물로, 그 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02년에 국가등록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되었다.

 어은공소 인근에는 전주의 전동성당과 유사한 모양의 평촌공소가 자리 잡고 있어 함께 방문하기 좋다.

진안=김성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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