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은경 사진가 개인전, ‘미래에서 온 메시지_ 눈·물 씨앗(Seeds of Snow · Water)’
권은경 사진가 개인전, ‘미래에서 온 메시지_ 눈·물 씨앗(Seeds of Snow · Water)’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3.11.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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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작은 씨앗에 대한 호기심이었지만, 그 씨앗이 온전히 살아 남길 바라는 마음은 프레임 뒤의 사진가만은 아니었을 것이다.

 방송관련 촬영 때문에 시드볼트(Seed Vault)를 공부하다가 씨앗에 대한 위기를 깨닫게된 권은경 사진가는 촬영장비를 챙겨 노르웨이 스발바르(Svalbard, Norway)에 있는 국제종자보관소를 찾게된다. 이 곳을 시작으로 매일 겨울 같은 아이슬란드(Iceland)의 눈, 유빙, 바람, 바다 등 온도에 민감한 북극의 겨울을 촬영했다. 지난해 2월의 일이었다.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해 막연히 환경을 지켜야 한다는 강요를 하기 보다는 현재의 모습에서 우리 주변을 다시 점검할 수 있기를 희망한 것이다.

Svalbard Longyerabyen Norway 2022
Svalbard Longyerabyen Norway 2022

 권은경 사진가의 개인전 ‘미래에서 온 메시지_ 눈·물 씨앗(Seeds of Snow · Water)이 24일까지 연석산우송미술관에서 열린다.

 권 사진가는 사람이 살기에 척박한 북극 스발바르와 아이슬랜드의 겨울에서 안간의 강한의지를 발견했고, 미래를 생각했다. 현재의 위기의식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눈·물로 기온변화에 따른 불안한 물을 표현하고, 생명이 움트는 무한한 가능성과 명확한 세상을 직관적 스트레이트로 작업했다. 눈이라는 물리적인 냉각상태를 표현하고자 겨울이라는 계절을 선택했으며, 씨앗저장소가 있는 노르웨이 스발바르와 아이슬란드의 북극이라는 장소성에 의미를 둔 것이다.

Road sign in Svalbard Norway 2022
Road sign in Svalbard Norway 2022

 권 작가는 “전 세계적으로 집중 호우의 빈번화, 태풍 강도의 상승, 기이한 가뭄과 산불 등 급격한 기후변화의 영향을 받으면서 축척된 경험을 가지고도 예측할 수 없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며 “이 두려움은 자연스럽게 원초적인 씨앗에 대한 관심을 갖게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릴 적, 씨앗은 수확 후 그 해 받아서 다음 해에 파종하는 것으로 씨앗의 존재성 의심을 한 적이 없었지만, 극단적인 기후 변화로 씨앗이 품고 있는 생명의 미래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경각심을 갖게 했다”라고 덧붙였다.

Diamond Beach Iceland 2022
Diamond Beach Iceland 2022

 그의 사진은 ‘미래는 항상 지금 시작된다’라는 마크 스트랜드(Mark Strand) 말처럼 ‘지금’이라는 시간의 중요성을 환기한다. 기후변화로 인한 눈물이 아닌 눈·물이 마르지 않은 미래에서 멋진 메시지를 기다려보는 시간이다.

 권 작가는 홍익대학교 산업미술대학원(미술학석사)을 졸업했다. 2017년 ‘그리고 사진을 보다’전을 시작으로 꾸준히 개인전을 열고 있으며, 대한민국포토페스티벌 부스전과 2인전에 참여했으며, 국내외 뉴욕, 스페인, 우크라이나, 이태리, 중국, 크로아티아, 폴란드 등에서 열린 단체전에 50여 회 출품했다. 2021년 PX3 은상을 받았다. 현재 문화발전소 대표, 에프갤러리 공동대표, 아트앤컬쳐 부이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Iceland 2022
Iceland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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