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여성문인-문학에서 길을 찾다] 시즌2 <1> 김은실 작가, 메마른 땅 위에 띄우는 꽃말
[전북여성문인-문학에서 길을 찾다] 시즌2 <1> 김은실 작가, 메마른 땅 위에 띄우는 꽃말
  • 소선녀 시인
  • 승인 2023.08.02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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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실 작가

 지난해 전북도민일보를 통해 연재되었던 여성 문인들의 문학세계를 조명한 ‘문학에서 길을 찾다’가 시즌2로 돌아왔다. 전북문학관(관장 김영)이 추진 중인 상주작가 지원사업을 통해 소선녀 시인이 인터뷰어로 나서 지역 문학을 지켜온 여성 문인에 대한 문학 세계를 집중 조명하는 코너다. 시즌2에서도 전북에서 활동해 온 여성 작가들의 작품 세계와 삶의 궤적을 재조명한다. 이로써 지역 여성 문인의 기록 자료로서의 가치도 더한다. 

 첫 번째 소개할 인물은 김은실 작가다. 그를 김영 전북문학관 관장의 ‘작가의 문장’ 수업에서 만났다. 통통 튀는 목소리가 어디에 있는지 알려준다. ‘문예관에서 동료들과 정담을 나누시는구나’라고 단번에 알아차렸다. 44년 동안 교직에 있었던 김은실 작가는 학생이라면 꼭 만나고 싶은 선생님이었다. 맞장구쳐주고, 웃어주고, 언제나 밝은 에너지를 주는 모습이니!

 요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하는 질문에 김 작가는 “나이가 나이인 만큼 이곳저곳 아픈 곳이 많아져 병원과 가까이하고 있다”면서 “조금은 서글프지만 살살 달래고 어르며 살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넉넉한 심성으로 어우렁더우렁 즐겁게 살고 싶다”고 했다.

 그가 문학의 길에 들어선 계기는 소녀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1956년에 군산사범병설중학교에 입학해 중학생이 된 설렘과 더불어 그의 맘에 든 것은 학교 도서관이었다. 시멘트 계단을 한참이나 올라간 동산에 위치한 멋진 도서관에는 많은 책이 비치되어 있었었고, 그 책들을 만나 탐닉하며 문학의 길에 들어선 계기가 된 것이다.

김은실 작가 저서

 그는 전북수필 문학에 오랫동안 힘을 보태왔다. 그간 발표한 글들을 살펴보면, 날이 선 삶을 살아내느라 지친 이 시대의 사람들을 보듬어주고 이끌어 준다. 김남곤 시인은 평론에서 “김은실 작가의 작품을 접하면서 느낀 첫 소감은 역시 교육자적 책무와 인성의 세계가 저자 자신을 철옹성처럼 감싸고 있다는 사실의 감지였다. 경직보다는 미려하고 온화한 성정으로 명주실을 뽑아내는 누에고치같이 글을 쓴다. 작품을 엮어나가는 태도가 한결같아 인간의 원초적인 목소리로 빚어내는 풍부한 협화음이다”라고 썼다.

 인터뷰 말미에 김 작가는 이 시대 작가에게 “힘든 생활을 하는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글을 써 달라는 요청을 드리고 싶다”고 당부했다. 다 같이 어울려 살며 어깨를 겯고 함께 웃고 함께 눈물을 흘릴 수 있는 따뜻한 작품 말이다. 그는 “작가란 모름지기 이 시대에 앞장서야 하는 사명을 가진 사람임에 반사회적 사람들에게 촌철살인의 일침을 가하는 작품을 써야 한다”고 간청했다.

 “각성하고 참회하여 상식이 통하는 사회, 남을 배려하고 높이는 아름다운 사회, 참으로 따뜻한 사회가 된다면 얼마나 좋겠어요.”

 오늘따라 목에 맨 스카프와 고운 미소가 아주 잘 어울린다.
 

 글 = 소선녀 시인

 

 ◇김은실 작가는 전북 군산 출생으로 2006년 초등학교 교사로 정년 퇴임했다. 1988년 ‘한국시’필 당선으로 등단해 전북수필문학상, 여류문학상, 전북문학상, 영호남문학상, 해운문학상 등을 수상했고, 작품집으로는 ‘나는 꿈꾼다’와 ‘불꽃 되어’가 있다.

 ◇소선녀 시인은 2002년 ‘시와산문’으로 등단, 수필집 ‘봄이면 밑둥에서 새순을 낸다’와 ‘푸나무의 노래’를 펴냈다. 지평선문학상, 산호문학상, 신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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