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가장 낮은 곳의 말言’의 함종대 씨 소감
[2023 전북도민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당선작 ‘가장 낮은 곳의 말言’의 함종대 씨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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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1.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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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작물을 해치는 유해조수 퇴치용 울타리 지원사업이 있어 읍사무소에 밭 울타리 신청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당선 전화를 받았다. 낙선한 줄 알았는데 늦게 받은 소식이라 더욱 기뻤다. 부족한 글에 손 내밀어 주신 심사위원님, 전북도민일보에 더욱 노력하는 참신한 글쟁이 모습으로 보답하고자 한다. 한글을 아는 사람이면 누구나 읽고 감동 받을 수 있는 눈높이 낮은 시에 큰 울림을 새기고 싶다. 

 위에서 ‘유해조수有害鳥獸’ 라는 단어를 쓰기는 했지만 그 들은 내 글의 뿌리이며 줄기다. 지게 지고 아버지 뒤를 따라다닐 때나 7km 정도 산길을 걸어서 등하교하던 시절 보았던 산토끼 고라니 멧돼지들은 지금까지 내 습작 노트 속을 뛰어다닌다. 무엇엔가 쫓기던 고라니가 건너편 산등성이까지 치달아 문득 멈춰 서서 뒤돌아보듯 마흔을 넘기며 책을 다시 잡았다. 새벽에 일어나 맑은 정신으로 책상 앞에 앉아 글을 쓰는 호사는 바라지도 않는다. 새벽 2시에 일어나 도매시장엘 다닌 지 30년 가까이 되었다. 상인들이 가게 문을 열기 전에 물건을 납품하고 4시에 우리 가게 문을 열어야 하는 현실 탓을 하며 주저앉고 싶기도 했다. 글을 포기한 날보다 한 줄 글이라고 쓴 날 정신이 맑아지는 것을 알게 된 때부터 글감을 마음에 품고 일했다. 그러다 보니 원가 이하로 물건을 팔아 아내에게 핀잔을 듣는 일이 한두 번이 아니다. 부족한 남편을 반듯한 아비로 남편으로 포장해 준 아내 박경혜에게 당선의 공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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