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나는 길을 걷는다
오늘도 나는 길을 걷는다
  •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 승인 2021.09.23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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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추석연휴가 지나고 나니 제법 바람이 소슬하고 건조한 것이 가을이 느껴진다. 맑은 하늘과 햇살이 어울려 운동하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더욱이 코로나19로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은 요즘에 걷기보다 더 좋은 친구는 없는 것 같다.

걷기는 ’신이 내린 최고의 명약’이라고 할 정도로 건강에 아주 좋은 돈 안 들이고 남녀노소 누구나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산소 운동이다.

흔히 주변에서 하루에 ‘만보이상 걸으면 좋다’고 걷기를 일삼아 지극 정성으로 하는 분들이 많다. 그렇다면 무작정 많이 걸으면 좋은 것인가? 라는 의문에서 출발하여 전문가는 아니지만 걷기에 대한 단상을 정리해 본다.

일본에서 ‘걷기 전도사’라는 애칭을 가진 ‘나가오 가츠히로 박사(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의 저자)’는 걷기의 효과에 대해 “걸으면 뼈가 튼튼해지고 나이가 들어 무릎이 쑤시거나 허리가 결리는 증상을 줄일 수 있으며, 치매도 예방할 수 있고 증상이 발현되더라도 걸으면 호전된다”라고 말했다. 특히 노년을 가장 힘들게 하는 치매 예방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걷기이며, 우울증이나, 수면장애, 골다공증, 대사증후군 등을 예방 치료 할 수 있다고 한다. 걷지 않으면 근육과 뼈가 급격히 쇠퇴하고 뇌자극이 극단적으로 줄어 치매와 관련된 인지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에 빠르게 걸으면 산소 소비량이나 심장박동수가 올라가고 골격근과 혈관에 적당한 힘이 가해져 여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면 하루에 얼마나 걸어야 좋을까? 세계보건기구(WHO)는 성인들에게 매주 최소 150분의 규칙적인 중강도 신체운동, 또는 75분의 고강도 신체 활동을 권고하고 있다.

그동안 전문가들은 1만보 이상 걸으라고 권장해 왔으나 1만보 걷기는 1964년 도쿄올림픽 이후 건강에 대한 관심을 타고 업체들이 ‘만보계’를 홍보하기 위한 상술에서 유래하였다고 한다. 최근 미국의 한 연구논문에 의하면 보통 하루에 5,000보이상 걸으면 조기사망률이 계속 떨어져 7,500보에서 정점을 찍었고, 1만보까지 계속 걷는다고 해서 건강이 계속 증진되지는 않는다고 한다. 개개인의 건강상태에 따라 적정한 목표를 정하겠지만 중년 이후 무리하지 않는 범위는 하루에 30분 또는 3천~4천보정도 걷기를 규칙적으로 꾸준히 실천하면 10년은 젊게 살 것이다.

다만, 걷기의 속도가 어슬렁거리는 산보수준의 강도로는 안되고 옆사람과 대화는 할 수 있으나 노래는 할 수 없을 정도 중강도이상의 빠른 걸음을 권장하고 있다.

또한 걷기에서 중요한 것은 걷기 자세이다. 머리를 똑바로 들고 가슴은 활짝 펴고 어깨의 힘은 뺀 상태에서 거만한 듯이 보폭은 가급적 크게 성큼성큼 걸으면 좋다고 한다.

한때 아사이족 걸음이 유행한 적이 있다. 뒤꿈치가 먼저 닿고 이어 앞발가락이 닿게 경보하듯 걷는 모습이 우스꽝스럽지만 운동 효과는 만점이다.

기왕이면 실내보다는 내가 내 발로 걸을 수 있을 때 자연의 길 위에서 마음껏 걸어보자.

길은 자연과 사람과 세월이 빚은 역사적 흐름이다. 그래서 길을 걸으면 아름다운 자연이 마음에 담기는 것은 물론 그 길에 스며든 사람살이의 흔적도 함께 느낀다.

두 발로 걷다 보면 운전에 신경 쓰며 차로 빠르게 지나칠 때 보지 못했던 것이 새롭게 다가온다. 무엇보다도 자신의 내면의 깊은 자기의 본질을 만날 수 있다.

길은 지나간 세월과 같이 나이를 먹는다. 한적한 자연 속을 걸으며 자신과의 독백을 통해 지난 옛일을 되돌아 보며 성찰과 치유의 기회를 갖기도 하고 미래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다지는 계기도 될 수 있다. 사색의 계절 이 가을에 나는 오늘도 길을 걷는다.

김천환 <전북개발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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