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자
사랑으로 코로나19를 이겨내자
  •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 승인 2021.05.12 17: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어느 모임에서 “사랑은….” 하고 거창하게 얘기를 꺼냈는데 할 말이 없어진다. 아니 왜 이러지? 사랑이라면 내가 할 말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막상 얘길 하려니 갑자기 머리가 하얗게 되어버린다. 누구나 다 마음속에 간직하고 있는 사랑. 단정지어 뭐다 하고 얘기를 하려니 막히고 만 것이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괜히 꺼냈나? 뒤통수만 긁적이다가 물러앉고 말았다.

여러 가지 서적을 뒤적여본다. 아끼고 위하여 한없이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 남녀 간에 정을 들여 애틋이 그리는 일, 또는 그러한 관계나 상태. 동정하여 너그럽게 베푸는 일, 또는 그 마음, 어떤 사물이나 대상을 몹시 소중히 여김, 또는 그 마음.

고대 그리스에서의 사랑은 에로스로 불렸는데, 이것은 육체적인 사랑에서 진리에 이르고자 하는 동경·충동을 포함했다. 그리스도교에서의 사랑, 즉 아가페는 인격적 교제(이웃에 대한 사랑)와 신에게 대한 사랑을 강조하며 이것을 최고의 가치로 삼아 자기희생에 의하여 도달하게 된다고 했다. 르네상스에서의 사랑은 또다시 인간 개개의 원동력으로 보았으나 이것은 사랑의 세속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여진다. 또한 사랑의 표현방법은 한결같지 않으며 성애(性愛)와 우애·애국심·가족애 등 교제 형태에 따라 다르다. 교제관계가 치우칠 때는 이상성애나 증오에 가까운 편집적(偏執的) 사랑으로 변할 수 있으나, 이것은 이미 사랑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사랑은 가장 따뜻한, 가장 바람직한 인간관계이다. 또한 그러한 관계를 맺고 지켜가고자 하는 마음이자 마음의 움직임이다. 가슴을 가진 사람, 그리고 영성(靈性)을 갖춘 사람이 서로 유대 또는 사귐을 갖는 것이고, 그것들을 이어가고자 하는 마음이 곧 사랑이다. 한국인들이 관례적으로 ‘정을 주고받는다.’고 한 것은 이런 면에서 뜻깊은 말이다.

따라서 애틋하다고 표현된 그리움, 간절하다고 말한 ‘따름’ 등 마음의 움직임을 포함하는 소망, 열정, 욕망 등이 사랑이라고 생각되어 왔다. 그런 면에서 ‘마음을 준다’ 또는 ‘마음을 바친다’ 등의 말로 사랑이라는 행위를 표현해 온 것은 자못 뜻깊은 일이다.

전통적으로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아끼고 귀히 여기고 하는 일을 사랑의 구체적인 마음을 전하는 징표라고 믿었다. 그런가 하면 공경하고 섬기고 하는 것이 그렇듯이 아랫사람이 윗사람을 대하는 마음의 쓰임새가 사랑이었는가 하면, 귀여워하고 예뻐하고 하는 것이 손윗사람이 손아랫사람을 대하는 마음의 바탕 역시 사랑이라고 일컬어져 왔다.

또 달리는 보살핌, 돌봄, 베풂 등과 같이 시혜(施惠)라고 표현될 만한 마음씨 역시 사랑이라고 믿어 왔다. 그리고 소유욕, 욕정이 엉킨 쾌락원리의 충동 역시 사랑으로 범주화되어야 하는데, 이점은 남녀간의 애정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사랑은 복합적인 인간 심성인 만큼, 거기에는 미더움, 미쁨이 따르게 마련이고, 도덕심 또는 윤리의식도 수반되게 마련이다. 마음씨의 고마움, 이쁨, 착함이며, 훈기까지도 사랑의 바탕에 깔려 있었다. 그런가 하면 적어도 종교에 버금할 만큼 믿음이 강조된 심성의 영역이 곧 사랑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의 담론에서는 철학, 심리학, 종교론, 윤리학, 예술론, 심지어 정치론까지 망라되어야 한다. 사랑은 한국 문화와 사회와 인간관계에 두루 걸쳐서 이야기되어 마땅하다. 사랑은 진과 선과 미를 두루 감싸고 있는 인간 심성이면서 현실적 효용성을 충족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인간은 사랑받는다는 사실을 확신할 때 가장 용감하다.”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한 말이다. 코로나 펜데믹 시대의 이 어려움을, 우리 모두는 사랑받으며 살고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용감하게 이겨내자.

서정환<신아출판사 대표>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