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정 연수기관 설치 속도 내라
지방의정 연수기관 설치 속도 내라
  •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 승인 2021.05.12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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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지난 11일 대전에서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 지방의정연수센터 설립추진 태스크포스(TF) 회의가 열렸다. 지방의원 전담교육기관의 설립 방식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지난달 20일 필자가 지방의정연수센터 설립추진 TF단장 자격으로 행정안전부를 방문했을 때 이재영 차관은 지방의원 연수기구 설립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기구 형태를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 둘지 독립기구로 설립할지 검토해달라고 했다. TF에서는 지방의원 전담교육기구를 하루라도 빨리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고, 전북혁신도시의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 의정연수센터 설치를 요구하자는데 합의했다. TF에는 서울·경기·울산·경북도의회 의장이 참여하고 있다.

 지방의회 연수기구 필요성은 수년 전부터 제기됐다. 지방의회 역할이나 기능은 지속적으로 확대되는데 반해 역량을 기를 수 있는 기회가 매우 드물다.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는 2018년과 2019년 잇따라 지방의회 연수기관 설립을 정부에 건의했고, 우리 지역 이용호 국회의원과 안호영 국회의원도 지방의회연수원 설치를 위한 지방자치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도 했지만 추동력을 얻지는 못했다.

 전라북도의회는 지난해 7월부터 지방의회 연수기관 설립 필요성을 본격적으로 공론화하는데 앞장섰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를 중심으로 기구 필요성을 역설하고, 국회와 정부를 잇따라 방문했다. 지난해 10월에는 전국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 제안해 지방의정연수센터 설립촉구 건의문을 채택하고, 센터 설립을 위한 TF까지 구성했다. 전방위적인 노력 끝에 정부로부터 연수원 설립 기본계획 수립 용역비를 내년 예산에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받았다. 매우 환영할만한 결과다.

 지방의회의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자치법규를 만들고, 지방정부 예결산을 살피며, 지방사무를 감사하고 조사한다. 지방정부를 감시·견제하고 정책을 제안·협력한다. 전국의 226개 기초의회와 17개 광역의회에서 3756명의 지방의원이 주민을 대표해 지방자치의 한 축을 지탱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지방의원의 60%이상이 지방의회에 처음 발을 디딘 초선이다. 처음부터 방대한 자치사무를 제대로 감시하고 예결산을 심의하기란 불가능하다. 의회별로 교육프로그램을 개설하거나 연찬을 갖는 등 의원 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고 있지만 한계가 분명하다.

 지방의원 전담교육기관의 필요성을 역설해온 것은 이 때문이다. 더욱이 2022년부터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시행되면 지방의회의 역할과 권한이 더 커진다. 국가사무의 지방이양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고, 재정분권도 확대되고 있다. 끊임없이 공부하지 않으면 의정활동을 제대로 펼칠 수 없다.

 지방의원 연수기구 설치가 가시화되는 것 같아 뿌듯하다. 전국의 광역·기초의회는 지방의원 연수기관을 지방자치인재개발원에 둘 것을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있다. 독립기관을 설립하려면 지방자치법을 개정해야 해 상당한 시간과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데, 관련 인프라가 있으니 이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지방자치인재개발원은 연면적 4만9천여㎡에 강의실과 도서관, 강당, 국제협력센터, 기숙사 등을 갖추고 국내외 공무원을 대상으로 지방정부 역량강화 교육을 진행하는 전문교육기관이다. 별도의 시설투자 없이 양질의 의정역량 교육이 가능하다.

 이제는 연수기관 설치에 속도 내기를 바란다. 시일이 걸릴수록 의회와 의원들의 전문성을 높이는데 투입되는 시간과 비용의 낭비가 크다. 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또다시 지방의회 경험이 전무한 이들이 대거 지방의회에 들어올 것이다. 이들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지방자치를 제대로 펼칠 수 있도록 연수기관 설치를 서둘러야 한다.
 

 송지용 <전라북도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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