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적극 투자 시급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적극 투자 시급
  • 김혜지 기자
  • 승인 2021.04.04 19: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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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적으로 대한민국은 지구온난화 주범인 이산화탄소(CO₂)가 발생하지 않는 그린수소 생산으로 가야합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산업 발전으로 이어지는 지름길이기도 합니다.”

도내 한 수소연료전지 기업 대표 A씨의 설명이다. 그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 기업들의 투자가 신재생에너지, 수소산업 분야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만큼 그린수소 생산 인프라 조성이 발빠르게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 해상풍력 등 신재생에너지에서 생산된 전력으로 물을 전기분해한 것이다. 이를 매개로 연료 등 다양한 사업에 에너지로 쓰인다. 그린수소 공급 기반만 잘 갖춰진다면 국내외 수소산업 관련 기업 투자는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전라북도는 새만금을 중심으로 5.3GW의 대규모 재생에너지 전력을 연계해 수전해(물을 전기분해) 방식으로 1만6천톤의 국내 최대량의 수소를 생산하는 ‘그린수소 클러스터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월 산업부에 예타 조사를 신청했다.

이같은 수소 집적화 단지 조성 사업에는 전북뿐만 아니라 인천, 울산, 경북, 강원 등 4개 지역도 뛰어든 상황이다.

지역별로 인천은 바이오·부생수소 생산, 울산은 수소모빌리티, 경북은 수소연료전지, 강원은 액화수소 저장·수송 중심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수전해 기술력은 걸음마 단계인 데다 일부 지역에서 소규모 실증작업이 이뤄지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 게다가 해상풍력과 태양광은 날씨 영향으로 전력 생산이 일정하지 않다보니 그린수소는 다른 에너지에 비해 생산 단가가 높다.

실제 석유를 기반으로 생산되는 부생수소는 1kg당 2천원,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수소는 2천700원~5천100원인 반면 그린수소는 8천원~1만원으로 값이 비싸다.

이로 인해 타지역 수소 집적화 사업과 비교했을 때 투자 가치가 낮다고 평가될 가능성이 있다. 추후 산업부에서 5개 지역 중 일부 지역만 선정하게 되면 전북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는 상황이다.

김희옥 도 신재생에너지과장은 “그린수소 생산 핵심 기술인 수전해 설비 예산만 2천억 규모로 클러스터 조성 사업 예산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객관적인 경제성 지표로 따지면 다른 수소 사업에 비해 투자 대비 이익이 적다고 판단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생수소, 추출수소에 비해 생산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다는 강점이 있지만, 비용이 수반되는 문제인지라 중앙부처에서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씨는 “재료가 풍부해야 물건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원리를 생각해야 한다”며 “기업 입장에서는 일부 지역에서 소량의 수소가 생산되는 것보다 자원이 풍부한 지역에 대규모 특화단지가 조성된다면 투자 가치가 훨씬 높다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린수소 생산의 핵심기술인 수전해 설비와 이를 저장하는 수소ESS(에너지저장시스템)가 하루빨리 정착돼야 국내 기술력을 증진시킬 수 있고, 이를 기반으로 수소연료전지 개발, 수소차 생산 등 관련 사업 역시 속도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송인 전북테크노파크 신재생에너지사업 단장은 “이미 다른 나라는 수전해 기술 개발과 대규모 실증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며 “경제성만 따지게 되면 향후 10년간 그린수소 기술 발전은 물론 우리나라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전반적으로 제자리에 머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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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4-05 16:47:38
올바른 지적이다, 정부는 경제성만 따질 게 아니라 멀리 내다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