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산책] (16) ‘행복하세요’와 ‘행복하게 지내세요’
[바른 우리말 산책] (16) ‘행복하세요’와 ‘행복하게 지내세요’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0.12.21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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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생 체육관’과 ‘학생 실내체육관’은 어떤 것이 옳을까? 흔히 ‘실내체육관’이란 말을 사용하지만 이는 잘못된 말이다. ‘관(館)’만으로도 건물의 의미가 충분히 나타나는데 그 앞에 ‘실내’를 덧붙였기 때문이다. ‘실내’는 전혀 필요 없는 군더더기이며 ‘체육관’만으로 충분하다는 의미다.

  그러나 ‘실내 수영장’, ‘실내 빙상장’, ‘실내 야구장’ 들은 맞는 말이다. ‘장(場)’은 ‘실내’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수영장과 빙상장은 ‘실외’에도 있으며, 야구장도 보통 실외에 있기 때문에 그런 것과 구별하기 위해 ‘실내’라는 말을 사용하는 것이다.

 

  ◈ ‘행복하게 지내세요’와 ‘행복하세요’는 어떤 것이 옳을까? 많은 사람들이 ‘행복하세요’ 또는 ‘건강하십시오’ 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쓰고 있는데 이들은 어법에 맞지 않는 표현이다. 일반적으로 명령형으로 쓸 수 있는 말은 ‘가다, 달리다, 먹다, 일어나다’ 따위의 동사이거나‘공부, 식사, 일’ 따위처럼 ‘-하다’가 붙어서 동사형으로 쓰이는 낱말들이다.

  그런데 ‘행복’이나 ‘건강’은 ‘-하다’가 붙어서 형용사가 되는 낱말들이다. 형용사나 또는 ‘-하다’가 붙어서 형용사로 쓰이는 낱말들은 명령형으로 나타낼 수 없다. ‘아름답다’, ‘예쁘다’를 ‘아름다우세요’, ‘예쁘십시오’처럼 명령형으로 쓸 수 없다. 마찬가지로 ‘안녕하다’를 ‘안녕하십시오’로 표현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다만 ‘행복하세요?’ 또는 ‘건강하십니까?’라고 의문형으로 쓰는 것은 올바른 표현이다.

 

  ◈ 잘 되길 ‘바래’와 ‘바라’는 어느 것이 옳을까? 흔히 ‘잘 되길 바래’라는 표현을 쓰지만 틀린 표현이다. 간절히 원한다는 의미의 ‘바라다’는 ‘바라, 바라서, 바랐다’의 형태로 활용된다. 그런데 ‘바래, 바래서, 바랬다’는 빛이 퇴색해서 바래다는 뜻이므로 어법에 맞지 않다. 명사형 바램도 틀린 말이다. ‘나의 바램은 그와 결혼하는 것이다’ 경우 바램은 바람으로 고쳐야 맞다.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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