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 우리말 산책]을 연재하며 (1) 금도의 길, 좋은 길인가?
[바른 우리말 산책]을 연재하며 (1) 금도의 길, 좋은 길인가?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 승인 2020.08.3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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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일본식민 지배를 받았다. 해방이 됐으면 우리의 말과 글을 다시 찾고 일본의 잔재를 지워야하는데 아직도 우리말에는 일본의 잔재가 많이 남아있다. 더 심각한건 서양의 문물이 들어와 영어를 쓰기 시작하면서, 지식인, 학자들이 영어를 제대로 배우지도 않고 이해도 못하면서 엉터리문장, 번역, 영어 문장구조를 우리말과 글에 반영해 썼다.

 따라서 전북도민일보에서는 지금까지 이런 잘 못된 말과 글들의 오류를 바로잡는데 도모하고자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전임 안도위원장을 필자로 초빙하여 바른 우리말들을 산책하고자 한다.

 잘못 쓰이고 있는 말 하나로 비슷한 유형의 잘못들을 콕콕 잡아 내 그 동안 잘 못 쓰이고 있는 ‘건방진 우리말들’을 바로 잡아 보겠다는 필자의 의지도 확인했다. 세계 최고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한글을 통해 우리 얼을 담은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들을 통해서 선진 문화국민의 자부심을 보여야 할 때다. 디지털 세대들의 혼잡한 언어문화 시대를 선도하는 아름다운 우리말 산책에 독자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기대한다. <편집자 주>  

 <1> 금도의 길, 좋은 길인가?
 

  얼마 전 국회에서 대정부 질의 하면서 어느 인물을 지칭하여 ’금도의 길‘을 걸었다고 해서 회자(膾炙)가 되었다. 그런데 우리가 보통 알고 있는 ‘금도(禁道)’는 ‘금하는 길’이 아니다. 우리는 흔히 ’금한다‘는 ’금(禁)’자에, 길 ’도(道)’ 자를 써서 쓰는 그런 금도(禁道)가 아니다.

  ’금도(禁道)‘라는 말은 원래 국어사전에는 잘 안 나오는 말이다. 국어사전에 나오는 ’금도(襟度)‘는 ’다른 사람을 포용할 만한 도량‘으로 참 의미 있는 말이다. 사람에게는 금도(襟度)와 같은 도량이 있어야 한다. 최소한 공직을 맡은 공인(公人)이라면 더 더욱 그렇다.

  그런데 정작 자신들은 그 금도(襟度)를 가지고 있지 못하면서, 다른 사람에게는 왜 금도(襟度)를 강요하는 것인가? 금도(襟度)의 금(襟)은 옷이란 뜻인 의(衣)와 금하다의 뜻인 금(禁)의 합자로 신체 부위에서 가슴이 노출되는 것을 금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옷깃‘이라는 데서 ’가슴‘, ’마음‘이라는 뜻이 자연스럽게 파생(派生)되었다.

  글자대로 풀이하면 ’마음으로 헤아리다‘라는 뜻으로 남의 사정을 마음으로 잘 헤아려 포용하는 도량(度量)을 말한다. 한마디로 말해 ’금도(襟度)‘는 남을 배려하라는 것이다. ’가는 말이 고아야 오는 말이 곱다‘는 말이 있다. 인과응보(因果應報)로 자기가 남에게 말이나 행동을 좋게 하여야 남도 자기에게 좋게 한다는 말이다. 남을 탓하기 전에 나를 뒤돌아보아야 한다. 자신을 성찰(省察)해야 한다. 왜 나는 쏙 빼놓고 상대(相對)만을 탓하는가. 내가 있어 상대가 있는 것이다. 원인제공은 내가 하는 것이다. 남을 배려하지 않고 무례(無禮)하게 굴면 자신의 품격만 떨어뜨리게 된다는 것을 명심(銘心)하자.

 

 / 안도 전 전라북도 국어진흥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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