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 강천좌식배구단
순창군 강천좌식배구단
  • 우기홍기자
  • 승인 2013.01.23 14: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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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순창군 강천좌식배구단
‘운동하는데 신체적인 불편함이야 정신력으로 거뜬히 극복할 수 있습니다‘

장애가 있음에도 배구를 통해 건강은 물론 극기심과 협동심 및 경쟁력을 성취하는 동아리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순창군 강천좌식배구단이 화제의 주인공.

지체 장애인 선수와 단장 및 코치, 주무 등 모두 15명으로 구성된 강천좌식배구단은 지난 2006년 11월26일 창단됐다. 배구단의 창단 배경은 현재 단장을 맡고 있는 이정(55. 전이수산 대표)씨를 빼놓을 수 없다.

이 단장은 진안 출신이다. 전주에서 한약 건재상을 운영하던 그는 지난 1983년부터 옛 동암재활원에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봉사활동을 해왔다. 그러다 2001년 순창으로 귀농해 적성면에서 장어 양식장을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순창에 정착한 그는 평소 장애인에 대한 관심 때문에 2005년에 당시 순창경찰서 이흥주 적성파출소장의 권유로 순창장애인연합회를 방문하게 된다. 그 자리에서 장애인에 대한 일반적인 후원이나 봉사와 함께 건강증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 운동을 착안해 좌식배구단 창단을 생각하게 된 것.

선수와 코치 등 모두 9명으로 시작한 배구단은 초기에 이동화씨가 코치를 맡았다. 이 코치가 부안으로 이주한 후에는 이 단장이 코치 역할을 했으며 감독을 거쳐 현재에 이르고 있다.

배구단은 비장애인인 이정 단장과 임상호 감독을 제외하고는 선수 모두가 지체장애가 있다. 장애유형도 지체 3급부터 6급까지다. 하지(下肢, 다리) 장애인이다. 모두 남자들로 구성됐다. 특히 전문적인 좌식배구 선수는 없으며 모두 농업과 자영업 등 생업에 종사하며 취미와 건강을 위해 운동에 열중이다.

좌식배구대회에 참가하려면 자격이 필요하다. 하지 절단이나 소아마비 장애인은 자격이 있다. 또 다른 장애인은 하지 운동 균형감각 심사를 통해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공인된 곳에서 심사를 하며 자격은 2년마다 갱신해야 한다. 경기 방식은 6인제다. 코트 규격도 비장애인과 다르다. 창단 초기에는 실내체육관에서 운동을 했다. 하지만, 이곳은 장소가 넓어 공을 줍는데 시간을 소비해 현재는 순창초등학교 강당을 이용하고 있다. 3월∼11월까지 한다. 겨울철에는 바닥 난방이 안 되기 때문이다. 매주 1∼2회 가량 단장부터 각 선수까지 참여해 운동에 땀을 흘린다.

이처럼 나름대로 까다로운 절차와 자격 속에서도 열심히 꾸준하게 운동에 전념한 결과 배구단은 그만큼 값진 성과도 냈다.

먼저, 전국대회 성적으로는 창단 이듬해인 2007년 전국장애인좌식배구대회와 2008년 무등기 광주광역시 전국좌식배구대회에서 준우승이라는 성적을 올렸다. 2009년에는 전국장애인생활체육배구클럽 최강전에 준우승을 두 차례나 했다. 특히 지난해 제32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에서는 최현수·김남은 선수가 출전해 전국 2위라는 쾌거를 거뒀다.

도내 대회 성적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실제로 2006년 남원시장기대회 3위를 시작으로 해마다 10차례에 출전해 우승과 준우승을 빠트리지 않았다. 전북도 내에서 좌식배구 분야는 정읍시와 함께 상위그룹이다. 대한장애인좌식배구단에 정식 등록도 됐다.

창단 초기에는 각종 대회에 참가비는 이 단장이 부담했다. 1년에 1천여만원 상당을 부담하던 시기도 많았다. 사비로 코치를 초빙하기도 했다. 배구단 실력이 일취월장해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면 상금도 있어 최근에는 연간 400여만원으로 줄었다. 올해는 순창에서 좌식배구 전국대회도 열릴 계획에 있다.

더욱이 강천좌식배구단이 찬사를 받는 것은 단장부터 장애인으로 구성된 선수까지 구성원 모두가 어려운 장애인돕기와 교통수송 봉사활동에 시간과 각종 노력을 아끼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 배구단 구성원은 각자 생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날씨가 풀리는 3월이 되면 또 백구의 향연을 시작한다. 배구를 통해 타 장애인에게도 ‘우리는 할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불어 넣을 활기찬 몸놀림을 이들은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 순창군 강천좌식배구단 이정 단장 인터뷰

▲ 이정 단장
"좌식배구단을 통해 장애인들의 건강유지는 물론 함께 땀을 흘리며 사회적인 협동심 향상과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어 무엇보다 기쁩니다"

창단부터 현재까지 좌식배구단을 이끌어오며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 단장은 "배구단은 선수가 주인이며 저의 지원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밝히며 좌식배구의 효과를 이같이 말했다.

이어 "창단 초기에는 실력이 낮아 대회에 참가해 예선에서 탈락하는 경우 일부 선수들의 음주 등 일탈행위도 있었다"고 전제한 후 "하지만 실력이 날로 늘어 각종 대회에 입상이 거듭되자 곧바로 서로 응원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을 볼 때 눈물이 나올 지경이었다"고 지난날을 회상했다.

또 "최근에는 좌식배구 선수와 비장애인이 한 팀이 되어 경기를 하는 어울림좌식배구 추세도 있다"며 "평소 좌식배구를 통해 장애인들이 즐거워하고 또 힘찬 내일을 기약하는 것을 보면서 저의 생활에도 큰 힘이 된다"는 소감을 밝혔다.

순창=우기홍기자 woo@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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