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사모 FC
정사모 FC
  • 정재근기자
  • 승인 2013.01.16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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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사모FC(정신장애인을 사랑하는 모임)
인간이 겪고 있는 장애 가운데 사회자립이 가장 어려운 분야를 꼽는다면 정신적 장애라고 말한다. 이러한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궁극적 목적인 사회통합을 위해 ‘축구’라는 스포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왜냐하면, 체력단련은 물론 사회화의 학습과 준법정신, 심리적 해방감, 성취감, 극기심, 협동심, 경쟁심 등을 몸소 체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처음 재활트레이닝 차원에서 실시한 축구. 그러나 축구를 사랑하다보니 이젠 어엿한 동아리로 출범했다.

완주군 상관면 신리에 소재한 정사모FC(정신장애인을 사랑하는 모임).

정사모FC는 지난해 남원에서 열린 제8회 해바라기축제에서 전승으로 우승을 하면서 더욱 두각을 나타냈다.

또 이들은 승부욕심과 함께 열심히 땀흘리면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 지구력 등도 몸소 체험을 통해 경험하게 되었다.

정사모FC(대표 정규한)의 첫출발은 2001년 정신지체 장애인들의 재활프로그램 활성화 일환으로 한일장신대 운동장에서 축구교실을 운영해오다 최근에는 상관초 운동장을 교섭중이다. 당시는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규칙적인 운동을 통해 퇴화방지와 체력을 유지시켜 생활에 도움을 줄뿐 아니라 사회적응력 향상과 생활에 활력소를 찾는데 목적을 두었다.

도내 지자체마다 정신지체 사회복지시설이 설립되면서 지난 2008년부터 해바라기축제를 개최, 정신지체 장애인축구교실이 뜨거운 관심과 효과를 거두면서 동아리로 승화되었다.

정사모FC는 사회복지시설 한사랑(원장 김승재) 입소생이며 정회원 15명과 준회원 5명 등 20명으로 지난 2009년 첫 출범했으며 20대부터 50대까지 연령층으로 구성됐다.

당시 처녀출전에서는 예선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대부분 후천성 정신지체를 가진 이들 회원들은 매주 금요일 오후 4시부터 한일장신대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을 바탕으로 준비운동과 공다루기, 공보내기, 미니게임 등을 통해 실력과 체력을 쌓아 나갔다.

급기야 2010년 우승 후 지난해 열린 해바라기축제에서 전 경기 승리로 우승하는 기염을 토했다.

정신지체 장애인 축구동호회가 정상적인 활동을 펼치면서 지자체의 관심도 높아졌다.

정사모FC는 지난해 완주군 평생학습동아리에 선정돼 상관초 체육교사 조성민씨로부터 축구테크닉 및 지도교육을 받았다.

최근에는 도내 정신장애인 축구동아리팀과 월 1회 정기 평가전도 갖는다.

훈련과정도 쉽지만은 않았다.

정신적 영향 때문에 사회활동을 기피하거나 대부분 움직이는 것조차도 싫어하는 등 소외된 사회생활 가운데 축구를 배우려다 보니 진도가 더딜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골키퍼도 가만히 서서 자기 앞에 오는 공만 막을 정도로 움직이기 싫어했습니다. 아이디어 차원에서 대회나 경기가 있을 때 골을 넣는 선수에게 상품을 내걸자 움직임이 달라지고 눈빛이 빛나기 시작했습니다.”

이젠 서로 의사소통을 하면서 “왜 내게 패스를 안 했느냐?”라고 따지기도 합니다.

또 축구경기에서 이겼을 때에는 매우 기뻐하지만 반대로 패배했을 때는 죽 늘어져 아쉬워 할 줄도 압니다.

정사모FC 회원중에는 시설내 입소자도 있지만 매일 집에서 출퇴근하는 장애우도 있다.

공격수 박경수(37)씨의 경우 지난 대회에서 MVP로 선정되기도 했다.

최근 눈이 쌓여 축구연습을 쉬고 있는 정사모FC 회원들은 날씨가 하루속히 좋아져 축구하는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

 

◆ "정신지체 장애우들이 축구로 밝아지는 모습에 보람 느껴"

▲ 정사모FC 권남기 총무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축구를 통해 즐거워하고 얼굴빛이 밝아진 모습을 볼때 너무 기쁩니다.”

정사모FC의 총무를 맡고 있는 권남기 한사랑 재활지원사업팀장(사회복지사)은 축구 동아리 회원들의 기쁨 넘치는 활동에 누구보다 반가워한다.

오늘의 정사모FC가 있기까지에는 권 총무의 역할이 컸다. 정사모FC 축구연습이나 게임이 있을 때는 축구공과 장비 등을 꼼꼼히 챙 키는 것이 그의 몫이다.

권 총무는 회원들의 실력과 기술보다 체력이 급격히 향상된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한다. 움직이기도 싫어하던 정신지체 장애인들이 축구를 좋아하고 즐기면서 2시간은 거뜬히 소화해 낼 정도의 체력을 다졌다.

권 총무는 “올해 축구연습 장소를 한일장신대에서 상관초로 옮기기 위해 협의중이다”면서 “만일 올해 완주군 평생학습동아리에 선정돼 지원을 받게 되면 우수 축구코치를 강사로 모셔 개인기술도 연마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신지체 장애는 단기간 해결될 문제는 아니지만 이제 본인들이 원해서 축구하고 있어 축구동아리 활동을 통해 적극적인 변화도 기대됩니다.”
 

 

완주=정재근기자 jgjeong3@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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