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대학교병원 산악회
전북대학교병원 산악회
  • 박진원기자
  • 승인 2012.05.16 16: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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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 유휴다케산에 오른 전북대병원 산악회 회원들.
산이 좋아 산을 닮은 사람들. 산을 닮아 넉넉한 가슴에 늘 푸르른 마음을 열고 사는 사람들.

전북대병원 산악회(회장 김종훈 외과 교수) 회원들은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산을 찾아 일상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날리며 자연과 하나가 되면서 산을 닮아간다.

병원 산악회의 태동은 3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 1982년 산을 좋아하는 직원들이 의기투합, 가까운 산을 오르며 동호회 활동으로 발전했다. 이후 1989년 전북대병원산악회(CUHB Alpine Club)로 공식 출범, 150명의 회원들이 산악회 활동 속에 두터운 신뢰와 우정을 쌓고, 바쁜 일상 속에 지친 심신을 단련한다.

“산이 좋아 산에 갈 뿐 다른 이유가 필요 없죠.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마음도 산을 닮아 넉넉하고 푸근합니다. 자연의 품속에서 가파른 산길을 오르다 보면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모든 이들이 친구가 되고 지기가 되죠.”

3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산악회는 남녀노소를 불문, 산을 좋아하는 모든 직원들에게 열려 있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차로 두 시간 거리의 가까운 산을 찾아 정기적인 등산으로 갑갑한 일상을 벗어나 넉넉한 산의 품에 안겨 일주일의 묵은 피로를 말끔히 씻어낸다.

또한 2년에 한 번은 해외로 발길을 돌려 3박 4일의 일정으로 이국 땅의 산길을 밟는다. 올해 4월에는 3박 4일 일정으로 일본 유휴다케산을 찾아 이국 땅의 낯선 풍광 속에 색다른 산행의 즐거움을 만끽했다. 이 밖에도 2년에 한 번 1박 2일 일정으로 우리나라의 명산, 오지를 찾아 회원 간 우정과 신의를 더욱 돈독히 쌓고 있다.

30년 역사 속에 매월 한 차례 정기적인 산행을 이어오면서 벌써 산행횟수가 312회가 넘겼다. 전국 팔도의 이름난 명산은 물론 찾는 이 없는 오지의 작은 산까지 두루 다녔다. 요즘은 우리 지역의 산을 주로 찾고 있다.

산악회 속에서는 직무와 직급을 떠나 모두가 ‘산사람’으로 자연의 신비에 겸허한 마음으로 묵묵히 산의 듬직함을 배운다.

산악회에서 주요 일정관리와 살림살이를 맡고 있는 의공학과 장세근 씨는 “산악회 활동을 통해 많은 산을 가봤지만 매번 새로운 감동과 벅찬 희망을 갖고 내려와 일상의 활력을 선물한다”며 “눈 덮인 겨울 산의 싱그러운 감촉을 느끼며 힘들게 산에 올라 동료들과 나눠 먹는 컵라면 맛은 그야말로 천하일품”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산악회장은 “인자요산이라 했지요. ‘어진 사람은 산을 좋아한다’는 옛말처럼 산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마음이 비뚤어진 사람은 하나도 없다.”며 “묵묵히 산길을 오르며 스스로를 되돌아보고, 또 같이 산을 오르는 동료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서로를 챙기면서 답답했던 마음이 ‘뻥’ 뚫리고 상쾌한 기분이 샘솟아 매번 산을 찾게 된다”고 말했다.

박진원기자 savit57@

<산행 후기--유휴다케를 다녀와서>

▲ 김종기 전북대병원 시설과 설비팀장
전북대학교병원 산악회는 2년마다 해외 산행을 한다.

이번 산행은 우리나라와는 정치적으로 불편한 관계를 가진 일본으로 떠난다는 것이 왠지 조금은 어색할지 모르지만 지금도 활동중인 활화산 분화구를 본다는 점과 그 나라의 문화를 눈으로 보고 느끼자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지난 3월 29일 우리들의 호기심과 기대를 가득 싣는 버스는 유유히 병원을 빠져나가 부산항으로 떠난다.

잠시 후 버스 안에서 마이크 소리가 뇌리를 울린다. ‘만나서 반갑다! 함께하는 동안 안전하고 즐거운 여행, 추억이 가득한 여행이 되자고 한다.’

우리의 마음보다 버스가 더 급했나보다 예정시간보다 일찍 부산항에 도착했다.

출국절차를 기다리는 여객터미널 안에는 우리와 반대로 한국의 문화와 예술을 보고 맛을 느낀 수많은 일본 사람들이 저마다의 선물을 구입하며 마지막 소중한 추억을 만들고 있다. 며칠 후 우리의 모습을 그려보며 여객선에 몸을 맡긴다.

눈을 떠보니 어느덧 여객선은 시모노세끼항에 정박해 있다.

선내에서 조식 후 하선하여 드디어 일본 땅을 디뎌본다 그리고 미리 대기중인 버스에 올라 곧바로 유휴다케로 향한다. 버스 안에서 신기한 듯 우리들의 시선은 창밖 풍경을 보며 달린다. 소형차 천국 일본이다. 모든 차량이 규정속도를 지키는 것에 놀라움을 표해본다.

드디어 큐슈 온천마을 사람들의 상징인 유휴다케 동봉 정상에 올랐다. 해발 1,583m 푯말을 보고 인증샷을 하며 성취감을 느낀다. 서쪽으로 서봉이 보인다. 언뜻보니 우리지역 명상인 진안 마이산을 연상케하는 두봉우리가 비슷하다. 정상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서로 가져온 먹거리를 내주며 정을 나누고 기념촬영도 했다. 산악회원 전원 정상 완등 파이팅!, ‘유휴다케야 화내지 말고 있어!’

불의 산이라 불리는 아소산은 높이 1,592m, 동서 18km, 남북 24km, 주위 128km, 세계 최대급 칼데라 화산으로 분화구 주위엔 간이 배 밖으로 나온 사람들이 지금도 4만명이나 거주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영양분이 풍부한 화산토 덕분에 목축업으로 생계를 이루는데 부유층에 속하는 갑부들이다.

이 아소산은 일본 열도가 생긴 이래 현재도 활동 중이며 정상 분화구 지하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와 가스 냄새를 맡으며 살아있는 지구를 체감할 수 있는 화산이다.

나고야성, 오사카성과 함께 일본 3대 명성중 하나이다. 구마모토성은 무샤가베시(난공불락의 성벽 의미)로 유명하며 은행나무성이라는 별칭도 있다

유사시 식량조달이 어려움이 없도록 성내 곳곳에 은행나무를 심은데서 유래됐다. 카토 기요마사라는 벼슬을 받은 400년 넘는 은행나무는 대표적이다. 그래서인지 수많은 일본인들과 외국인들로 붐볐다. 우리 일행은 구마모토성과 인물에 대해 관람하고 우리나라보다 2주정도 일찍 활짝핀 사쿠라(벗꽃) 옆에서 연신 추억을 만들었다.

4월 1일 벌써 일본을 떠날 시간이 됐다. 김종훈 회장을 비롯해 모두 34명은 그동안의 일본산행으로 하나가 됐다. 유휴다케 산행, 아소산 나카다케 화구, 구마모토성에서 본 모습과 회원들 간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려 노력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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