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 전북도청 배구클럽
55. 전북도청 배구클럽
  • 소인섭
  • 승인 2010.10.07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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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 스파이크 강력한 블로킹 이것이 배구의 참맛
겨울스포츠의 꽃 배구. 과격한 농구보다 유연하지만 불꽃 스파이크가 있어 더 짜릿한 구기종목이다. 여기 백구(白球)의 매력에 흠뻑 빠진 사람들이 있다. 전북도청 배구클럽이 주인공이다. 청내 동아리 맏형격으로 구력만큼이나 탄탄한 실력으로 무장한 배구클럽 전사들을 만나본다.



전북도청 배구클럽의 탄생은 1993년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만 해도 테니스·볼링 등 몇 안 되는 클럽 가운데 하나였다. 지금은 요가·등산·댄스·발야구·야구 등 다양한 동아리가 만들어져 공무원들이 심신을 단련하고 여가활동을 할 수 있지만 말이다. 90년대는 클럽의 최대 전성기였고 지금도 명문배구팀이란 명성을 잃지 않고 있다.

배구클럽은 전주시장 배 겸 전주시배구연합회장 배 배구대회 패권을 잡는 등 5차례나 연거푸 우승을 거머쥐면서 우승기를 영구 보관하고 있다. 또 도지사 배와 주말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고 지난해에는 제2회 한라산 배 전국공무원 배구대회에서는 당당히 준우승을 차지하는 등 생활체육배구의 명문배구 클럽으로 성장하며 금자탑을 쌓아 올리고 있다. 도내 여러 일반 클럽이 1·2부를 운영할 만큼 탄탄한 선수층을 지닌 것을 감안하면 이들 25명의 활약은 눈부시다.

초대 회장은 전주시에서 국장으로 퇴직한 박인식 씨로 그는 어린 시절 배구선수로 활동했던 이력만큼이나 코트를 누볐고 조직을 아꼈다. 이후로 진안부군수를 지내고 새만금경제자유구역청으로 복귀한 윤재삼 개발지원부장, 남원소방서장으로 재직중인 안준식 서장 등이 바통을 주고 받으며 배구클럽의 혈맥을 이었다. 지금은 엄은걸 회장(기업지원과 기술인력담당)이 클럽을 이끌고 유재연 총무(보건환경연구원 대기환경과) 등이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회원들은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 오후 7시30분 도청 지하 체육관서 호흡을 맞춘다. 청내 다른 클럽과 훈련장을 공유하기 위해 정해진 날에만 운동할 수 있는 만큼 사무실에서 일을 하듯 열정을 쏟아내며 서브와 수비연습에 불꽃 스파이크로 땀을 흠뻑 적신다. 관록이 있는 클럽인 만큼 전지훈련지로도 활용이 된다. 요즘처럼 주말리그를 앞둔 목요일이나 큰 대회를 앞두고 있을 때면 이들의 훈련은 전쟁을 방불케 할 만큼 고함과 배구공 두드리는 소리로 체육관은 들썩인다. 반복훈련으로 다져진 기량은 경기장서 유감없이 발휘되곤 한다. 세터 가까이에서 이뤄지는 속공공격인 A공격(A퀵)을 제외하고는 B공격(B퀵·세터 1~2m 옆 속공)과 C공격(C퀵·평행토스 공격)이 자유자재로 구사된다. 요즘 신입회원 2∼3명에 대해 훈련강도를 높이고 있어 더욱 열기로 가득하다. 오는 16일에 있을 청원 체육대회 배구경기에서는 클럽 회원들의 활약이 기대된다.

배구는 꼿꼿이 서서 하는 운동 같지만 결코 쉽지 않은 종목이다. 공격과 수비를 위해 빠르게 움직여야 하고 몸을 수그린 채 수비형태를 유지해야 하며 때에 따라 몸을 날려야 하기 때문에 체력이 좋은 사람도 30분이면 땀에 젖기 일쑤다.

주말리그가 열리는 요즘 회원들은 실력을 유지하기 위해 1주일에 두 차례 있는 연습시간은 실전과 같다. 클럽은 지난주 일요일 열린 주말리그에서 한마음 클럽에 1:2로 석패했다. 저울질하기 어려운 경기였지만 결과적으로 물러설 수밖에 없는 게임이었다. 하지만 시합에서 실패는 언제나 예고돼 있는 법. 실패에서 승인을 찾고 돈독해지기를 벌써 수백 번이다.

회원에 가입한 뒤 여간해선 짐을 싸는 일은 없다. 원격지 발령이 아니면 익산 남원 등에서도 동호회활동에 참여할 만큼 끈끈한 애정이 서로에게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대중적 운동이면서 친목도모의 장으로도 손색이 없기 때문이다. 훈련장을 떠나면 다음 카페활동으로 이어진다.

요즘 클럽의 고민은 회원을 배가시키는 것이다. 동료 간 단합과 건강관리를 위해 뭉쳤고 운영되지만 더 많은 회원이 활동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유 총무는 “구력과 관록에서 보여주듯 경기력과 분위기 회복력이 좋다”면서도 “나이는 나이에 불과하지만 40대가 8명이고 50대가 4명, 나머지가 30대이다”고 말했다. 엄 회장은 “선수층이 얇아 젊은 직원들의 관심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명승부 제조기나 폭격기와 같은 닉네임을 가진 화려한 선수는 없어도 도청 배구클럽은 지친 샐러리맨에게 에너지 충전소가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소인섭기자 isso@



◆인터뷰-엄은걸 배구클럽 회장

“회원들은 체육관에서 에너지를 실컷 발산하고도 다시 충전해서 돌아갑니다. 명문클럽으로 자리 잡은 우리 클럽의 한가지 희망이 있다면 ‘도지사 배 배구대회’가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엄은걸(53) 회장은 클럽을 자랑하면서도 아쉬움을 감추지 않았다. 엄 회장은 “시·군 클럽에서 지사 배 대회 창설을 요구해 오고 있지만 쉽지 않은 현실이다”고 말했다. 현재 배구클럽이 있는 시·군은 도청과 함께 관록이 녹록하지 않은 고창을 비롯한 전주·정읍·김제·장수 등이다. 이들은 대회를 교류의 장으로, 정보교환과 우의를 다지는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첫해 도청이 주최한 두 순회주최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클럽이 없는 지자체에는 팀 구성을 강력히 요구하는 주문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엄 회장은 배구를 화합과 소통의 운동이라고 민선 5기 화두가 된 소통 카드를 꺼내들었다. 그는 “화합과 단결이 이뤄지지 않으면 게임 자체가 힘들다”면서 “이것이 배구의 매력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회원 간에는 어지간한 형제보다 친해 끈끈한 정이 흐른다고 자랑했다.

엄 회장은 제1대 전라북도공무원노동조합 위원장 출신으로 골프를 빼놓고는 축구·테니스 등 못하는 운동이 없는 스포츠맨이다.

소인섭기자 iss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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